2021. 8. 9. 매미와 면도기
매미와 면도기 이현숙 면도기 소리가 요란하다. 남편은 일어나자마자 화장대에 있는 면도기로 이부자리에 앉아 면도를 한다. 나는 조금 더 누워있으려고 이불깃을 당긴다. 면도 소리에 맞춰 매미 소리도 들린다. 둘이서 합창을 하는 듯하다. 요즘은 복중이라 잘 때도 창문을 열어놓고 잔다. 면도기 소리는 매미 소리와 참 흡사하다. 매미는 5년 정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한 달 정도 살고 죽는다. 한 달 동안 부지런히 짝을 찾아 교미해야 한다. 수컷은 교미 후 즉시 죽고, 암컷은 나무에 알을 낳고 죽는다. 한 달 안에 결혼하고 자식까지 낳으려면 바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미는 그토록 밤낮으로 울어대나 보다. 수컷은 울음주머니가 있어서 울지만 암컷은 이것이 없어 울지 않는다. 요즘 산에 다니면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