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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9. 매미와 면도기

매미와 면도기 이현숙 면도기 소리가 요란하다. 남편은 일어나자마자 화장대에 있는 면도기로 이부자리에 앉아 면도를 한다. 나는 조금 더 누워있으려고 이불깃을 당긴다. 면도 소리에 맞춰 매미 소리도 들린다. 둘이서 합창을 하는 듯하다. 요즘은 복중이라 잘 때도 창문을 열어놓고 잔다. 면도기 소리는 매미 소리와 참 흡사하다. 매미는 5년 정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한 달 정도 살고 죽는다. 한 달 동안 부지런히 짝을 찾아 교미해야 한다. 수컷은 교미 후 즉시 죽고, 암컷은 나무에 알을 낳고 죽는다. 한 달 안에 결혼하고 자식까지 낳으려면 바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미는 그토록 밤낮으로 울어대나 보다. 수컷은 울음주머니가 있어서 울지만 암컷은 이것이 없어 울지 않는다. 요즘 산에 다니면 매..

나의 이야기 2021.08.09

2021. 8. 5. 냉수 한 모금의 행복

냉수 한 모금의 행복 이현숙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열대야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매일 용마산자락길을 걷는다. 하는 일이라고는 이것뿐인데 이마저 하지 않으면 무기력증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다. 며칠 전 자락길 입구에 도착하니 조그마한 공터에 웬 냉장고가 보인다. 냉장고 문에는 ‘중랑옹달샘’이라고 쓰고 무더위에 힘들고 지친 분들을 위해 중랑구에서 준비했다고 적혀있다. 이게 웬 떡이냐 싶고 이런 생각을 해준 중랑구청 관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다른 사람을 위해 1인당 1병만 가져가라는 당부의 글도 쓰여있다. 남편도 한 병, 나도 한 병 꺼내어 손에 들고 사진도 찍었다. 사실 물 한 병이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이런 배려를 해준 직원들이 고맙고 행복감이 넘친다. 뭔가 감사..

나의 이야기 2021.08.05

2021. 8. 2. 꿀맛 같은 친구

꿀맛 같은 친구 이현숙 미국 사는 친구가 100달러짜리 수표를 보냈다. 이걸 어떻게 쓸지 몰라 미국서 살다 온 아들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며 어떻게 쓰느냐고 물었다. 은행에 갖다 내면 미국 은행으로 연락해서 받아주는데 수수료가 30~40%나 떼고 서너 달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들이 다시 카톡을 보냈다. 자기의 미국 계좌로 보내면 자기가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친구에게 zelle을 하느냐고 물어서 한다고 하면 이메일 주소를 보내고 하지 않는다고 하면 계좌번호를 보내라는 것이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zelle을 하지 않으니 아들 계좌로 송금하겠다고 한다. 얼마 전 내가 수필집을 냈다고 하니 두 권만 보내달라고 해서 보낸 적있다. 그냥 선물이라고 해도 굳이 우리 주소를 묻더니 ..

나의 이야기 2021.08.02

2021. 7. 25. 손자 시집살이

손자 시집살이 이현숙 아들네가 오는 날이다. 남편과 나는 37℃나 되는 폭염에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를 한다. 나는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남편은 대걸레질을 한다. 청소를 마치면 손소독제를 키친타올에 묻혀 각 방의 손잡이와 엘리베이터 버튼까지 일일이 닦는다. 손자 이안이는 위생관념이 너무 철저한 것 같다. 미국에서 와서 자가 격리할 때도 그곳 오피스텔에 있는 컵이 지저분하다고 쓰지를 않았다. 아들이 누나에게 부탁하여 일회용 컵을 배달해 주었다. 일회용 그릇과 수저도 주문하였다. 우리 집에 와서도 손을 씻은 후 우리 수건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새로 꺼내놓은 수건인데도 그냥 바닥에 손을 털거나 자기 옷에 닦는다.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우리 컵이나 그릇을 쓰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컵과 그릇, 수저 등..

나의 이야기 2021.07.26

2021. 7. 24. 관악산둘레길 안양시 구간

관악산둘레길 안양시 구간을 걸었어요. 인덕원역-관악산산림욕장-간촌약수터-보덕사-망해암-관악천약수터-안양예술공원-금강사-석수역으로 내려왔어요. 37℃나 되는 폭염에 산 채로 바비큐 될 뻔했어요. 석수역에 오니 노량진역에서 전철이 고장 나서 전철 운행이 멈췄어요. 500번 버스를 타고 장승배기역에 와서 7호선 열차를 타고 집에 왔어요.

사진 202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