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11

2024. 9. 27. 막가파 할머니

막가파 할머니이현숙   아들네 식구들이 왔다. 평소에 하던 대로 저녁 식사는 배달 음식이다. 손자가 음식을 먹으려다 말고 “할머니가 해주는 밥 먹어보고 싶다.”라고 한다. 순간 찔끔했다.  손자는 아들이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에 태어났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한국에 왔다. 지금 6학년이니까 한국 온 지 4년이 좀 넘었다. 아들네 식구들이 오면 난 밥 해줄 생각은 안 하고 배달시키거나 끌고 나가 외식을 한다. 요리할 자신도 없고 하기도 귀찮아서 아예 해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까지 군말 없이 잘 먹던 손자가 반기를 든 것이다. 어쩔까나 머리를 굴리다가 냉장고에 있는 미역국이 생각나서 미역국이라도 먹겠냐고 하니 그러겠단다. 한 그릇 퍼서 전자레인지에 찌~익 돌려서 주었다. 맛있다고..

나의 이야기 2024.09.28

2024. 9. 20. 이해웅과 유장열의 합동 강의

클래시모 2024년 9월 20일  1. 진행자 : 1부 이해웅, 2부 유장열 2. 감상곡과 감상문 (1부) 이해웅* 감상곡 글룩(Gluck)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1막은 2018년 la scala 공연 (파리 버전)2막과 3막은 2018년 opera comique 공연 (베를리오즈 버전)글룩은 독일 출생으로 초기 고전주의 오페라 작곡가이다.  이 오페라는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것인데 오르페오는 목동으로 리라의 명연주자다. 에우리디체는 오르페오의 죽은 아내이고 아모르는 사랑의 신이다. 글룩은 이 곡을 프란츠 1세 영명 축일의 축하공연으로 하려고 해피엔딩으로 바꿨다. 원래는 비극이다. 서곡은 슬프고 어두운데 이것도 글룩이 밝게 바꾸었다.   1막은 어두운 분위기로 에우로비체의 장례식으로 시작..

클래시모 2024.09.22

2024. 9. 16. 10만원짜리 고리

10만 원짜리 고리이현숙   타일 벽에 붙이는 고리를 사 왔다. 고리 뒷면에 있는 본드를 촛불에 녹여서 벽에 붙이려는 순간 녹은 본드가 손으로 뚝 떨어진다. 어찌나 뜨거운지 온몸이 자지러진다. 초의 그을음이 묻어서 그런지 본드가 새카맣다. 본드라 떨어지지도 않는다. 찬물도 붓고 소주도 바르고 했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일요일이라 병원도 안 한다. 냉동실 속 냉매제를 손에 대고 통증을 덜어보려 한다. 수돗물을 틀어놓고 본드를 살살 당기니 떨어진다. 피부가 뻘겋게 부풀어 오르고 커다란 물집이 잡혔다.  다음 날 피부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화상이 심하다고 물집을 터트려 물을 짜내고 소독한 후 탈지면을 대고 반창고로 붙여준다. 물이 묻지 않게 조심하라고 한다. 1주일에 3번씩 꼬박꼬박 가서 약을 바르고..

나의 이야기 2024.09.18

2024. 9. 6. 김문애 알프스 교향곡

1. 진행자 : 김문애 2. 감상곡 (1)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과 바이올린 소나타.*알프스 교향곡은 하이팅크 지휘. 빈필.*바이올린 소나타는 야사 하이페츠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에는 부제가 붙어있다. 밤, 일출, 등산, 폭포에서, 정상에서, 일몰 등이다. 화면 사진은 마터호른이다. 정상에 갔을 때 숙연함을 나타낸 오보에 연주도 좋다. 하산하면서의 어려움, 소 방울 소리, 폭풍 전야의 모습, 다 내려와서의 평안함 등을 나타냈다. 해가 지고 밤이 올 때 인생을 회상하는 것으로 끝난다. 부제는 밤에서 시작해서 밤으로 끝나는데 인생의 과정을 나타낸 듯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며느리는 유대인이었다. 가르미슈에서 작곡했다. 슈트라우스는 등산 갔다가 길을 잃은 적이 있는데 그 ..

클래시모 2024.09.07

2024. 9. 2. 끊어야할 거미줄

끊어야 할 거미줄이현숙   망우산 능선길을 걷는다. 숲속 나뭇가지에 거미줄이 보인다. 촘촘하게 잘도 쳤다. 밑부분에는 포획물이 그득하고 집주인 거미는 위쪽 중심부에 따악 자리 잡고 앉아있다. 미동도 없다.  거미는 자기 몸에서 거미줄을 뽑아내 집을 만든다. 그 정교함이 기막히다. 사방팔방으로 방사선 줄을 친 다음 그사이를 뱅뱅 돌며 촘촘하게 그물을 짠다. 줄이 하도 가늘고 투명해서 알아보기 힘들다. 그러니까 무수한 날파리들이 걸려서 거미 먹이가 된다. 아마 나 같아도 걸릴 것이다.  한때는 거미줄이란 촘촘할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 인생도 거미줄 같아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수록 우울증에 걸릴 일도 없고 정신적 무저갱에 빠질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생각이 약간 바뀌었다. 이 거미줄을 끊..

나의 이야기 202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