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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11. 내 인생의 균형잡기

내 인생의 균형 잡기 이현숙 오래전 같이 모임을 하던 지인이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한다. 난 자전거 못 탄다고 했더니 자기가 가르쳐주겠다는 것이다. 그 말만 믿고 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갔다. 호수 주위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트랙이 있다. 넓은 공터에는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여기서 자전거를 빌리기는 빌렸는데 평생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자전거를 다 늙어서 배우려니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르쳐주겠다던 지인은 말로만 몇 마디 하고는 휑하니 달아나 버린다. 혼자서 자전거를 끌고 다리를 올려놓고 돌리려 하면 넘어가고, 다시 돌리려 하면 또 넘어간다. 한 시간 가까이 혼자 질질 끌고 다니려니 지나가던 아저씨가 보기에 딱했는지 자전거에 올라탄 후 바로 코앞을 보면 안 되고 멀리 바라보라고 가르쳐준다. 아무리..

나의 이야기 2021.10.11

2021. 10. 2. 타칭 할머니

타칭 할머니 이현숙 “할머니, 베틀 바위까지 가세요?” “네.” “정말 대단하시네요.” 동해시에 있는 두타산에 갔다. 두타산에는 지난 6월 10일, 40년 만에 개방된 마천루 코스가 있다. 오늘은 화요트레킹에서 마천루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작년에는 베틀 바위까지만 개방되어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베틀 바위까지만 다녀오려면 약 3km 정도만 걸으면 된다. 마천루까지 간다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내가 뭐 이 사람에게 자랑할 일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쩐지 멋쩍기도 했다. 그 순간 내가 왜 할머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들이 할머니라고 할 때는 아무 느낌이 없는데 60은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할머니라고 하니 어쩐지 어색하다. 혼잣말로 ‘내가 왜 니 할머니냐 이놈아.’ 하고 반문한다. 이날 ..

나의 이야기 2021.10.03

2021. 9. 25. 열받네

열받네 이현숙 가게마다 재난지원금 받는다는 글을 써 붙였다. 코로나19로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1인당 25만 원씩 주었다. 전 국민을 다 주는 건 아니고 건강보험료 내는 기준으로 하위 88%까지 준단다. 우리는 면목동에 껄렁한 집 2채 있다고 건보료를 매달 37만 원씩 낸다. 그런데 28만 원까지만 준다는 것이다. 집은 점점 낡아서 값이 내려가는데 공시지가가 계속 오르니 건보료도 자동으로 오른다. 사가정시장 가게들이 재난지원금도 받는다고 모조리 써 붙였다. 이걸 볼 때마다 공연히 열받는다. 우리는 지역 보험이라 매달 건보료를 무지막지하게 내는 것도 억울한데 지원금도 못 받는다니 어쩐지 배신감 느낀다. 우리가 명실공히 소득이 상위 12%에 든다면 말도 안 한다. 직장 보험 드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부자..

나의 이야기 2021.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