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8. 싱글벙글 아들곰
싱글벙글 아들곰 이현숙 나는 별로 사물에 대한 집착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아들이 신혼 때 내 생일 선물로 사준 곰 인형이 있다. 근 20년 가까이 되어 먼지도 뒤집어쓰고 색깔이 바래서 볼품없는데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안방 화장대 옆 의자에 앉아 항상 우리 부부를 바라보고 있다. 나도 아이들에게 인형을 사준 적이 없고 아들도 인형 같은 것은 산 적이 없는데 아마도 며느리의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찌 됐건 받는 순간 뜻밖의 선물에 나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렸다. 내 평생 처음 받는 인형이라 감개가 무량이다. 이 인형은 우리 아들처럼 몸도 뚱뚱하고 얼굴도 둥글넓적하여 꼭 아들을 보는 기분이다. 하루 종일 나갔다 돌아오면 빈 집에 이 녀석 혼자만 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