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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5. 개구리의 첫사랑

개구리의 첫사랑 이현숙 “어머 개구리 다리가 여섯 개야. 기형아인가봐.” “아닌데? 두 마리가 포개진 거야.” 롯데 화요등산반에서 강원도 고성에 있는 화암사에 갔다. 수바위를 거쳐 성인대 정상까지 올라가니 넓은 바위에 여기 저기 물웅덩이가 있다. 여러 마리의 청개구리들이 물가에 붙어있기도 하고 수영도 한다. 그런데 그 중 한 마리가 다리가 여섯 개다. 모두 놀라서 들여다보는데 한 사람이 스틱으로 툭 친다. 그러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두 마리가 겹쳐져 있다는 것이다. 대장님이 또 개구리 등을 건드리니 도망을 간다. 도망가면서도 둘이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순간 개구리가 짝짓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대장님 지금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그렇게 치면 안 되죠.” 했더니 “그런가? 개구리는 이렇게 사랑을 하..

나의 이야기 2021.05.05

2021. 5. 1. 환장하네

환장하네 이현숙 오늘도 남편은 일어나자마자 베란다 창문을 열고 아래층 베란다 밖에 있는 철 난간을 내려다본다. 3월부터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일이다. 3월 어느 날 아래층 아저씨가 우리 집으로 올라왔다. 베란다 밖에 있는 철 난간에 물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베란다로 가서 보더니 물을 많이 쓰느냐고 한다. 우리는 몇 년 째 베란다에서 물을 쓴 적이 없다고 하니 겨울에 수도관이 얼어 관에 금이 가서 새는 게 아니냐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하니 같이 내려가 보자고 하여 남편이 내려갔다. 보고 온 남편에게 물으니 물방울이 가끔씩 떨어지는데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남편은 며느리에게 누수 잘 고치는 사람좀 알아보라고 한다. 사돈이 잘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하여 그 사람을 불렀다..

나의 이야기 2021.05.02

2021. 4. 30. 잉꼬가 다 죽었나?

잉꼬가 다 죽었나? 이현숙 거의 매일 용마산 자락길을 걷는다. 매일 걷는 사람들이 많아 얼굴을 아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막걸리 할머니가 있다. 80이 넘은 할머니인데 까만 비닐봉지에 먹을 것을 싸가지고 나온다. 거의 하루 종일 걷고 운동기구로 운동하다가 오후가 돼야 집에 간다. 우리를 보면 반색을 하며 가지고 있는 사탕이나 초콜릿을 준다. 언젠가 운동기구 옆 의자에 앉아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가만히 보니 옆에 막걸리 병이 놓여있다. 한 잔 마시고 약간 취기가 돌았는지 아주 신이 났다. 이 할머니는 매일 집에서도 막걸리를 마신다고 한다. 그 후로 우린 이 할머니를 막걸리 할머니로 명명하였다. 대동강 할아버지가 있다. 이 할아버지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곡목은 항상 ‘한 많은 대동강,이다. “..

나의 이야기 2021.05.01

2021. 4. 25. 내가 행복한 곳은 어디에?

내가 행복한 곳은 어디에? - 김이재의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를 읽고 - 이현숙 김이재는 경인교대 교수로 내가 즐겨보는 ‘세계테마기행’이란 프로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목소리가 낭랑하고 생기발랄하여 뭔가 보는 이에게 에너지를 주는 인상이다. 그녀는 세계 100여 개 국을 여행한 행복한 문화지리학자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 두 가지는 나비와 말괄량이 삐삐라고 한다. 그래서 책 표지에도 나비로 도배를 했다. 부제로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이라고 했듯이 지리적 상상력의 막강한 힘을 굳게 믿는 듯하다. 여는 글 앞 페이지에 ‘만 권을 독파하고 가슴에 만감을 품고 만 리의 길을 간 다음에 붓을 들라.’ 는 중국 청나라의 미술 교과서인 ≪ 개자원 화보 ≫ 서문을 실었는데 이 글을 보자 양..

나의 이야기 202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