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463 2019. 12. 8. 주인공이 두려운 아이 주인공이 두려운 아이 이현숙 언니는 항상 주인공이었어요.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 했어요. 영화를 보고 오면 나를 앞에 두고 영화보다 더 재미있게 얘기를 해줬어요. 나는 멍하니 정신 줄을 놓고 쳐다보았죠. 영화보다 언니의 얘기 시간이 더 길었어요. 온갖 모션을 흉내 내며 신이 나서 .. 2019. 12. 8. 2019. 11. 30. 나를 떠난 나 나를 떠난 나 이현숙 누군가 갑자기 망치로 내 뒤통수를 땅 때리는 것 같았어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어요. 아래층 살던 아줌마가 그 소리를 들었는지 급히 올라와 나를 부축해서 병원으로 옮겼어요. 병원에서 잠시 있으니 정신이 돌아왔어요. 내가 안정을 찾자 의사는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 아줌마와 집으로 걸어오다가 또 쓰러졌어요. 놀란 아줌마는 나를 경희의료원으로 데려갔어요. 그 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저녁밥을 해놓고 남편을 기다렸어요. 아이들도 집에 없고 혼자 있자니 심심해서 남편 운동화를 빨던 중이었어요. 경희의료원 응급실에 누워있는데 딸들이 달려왔어요. 집에 온 다섯 째 딸이 시집 간 딸들에게 연락했나봐요. 딸들이 왔지만 나는 눈을 뜰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어요. 저녁시간이라 의사들이 모두 퇴근.. 2019. 12. 8. 2019. 11. 17. 57년만에 돌아온 조각보 57년 만에 돌아온 조각보 이현숙 5번 동생이 카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친정집에서 우연히 조각보 하나를 발견했는데 내 것이라 한다. 자세히 보니 ‘1542 이현숙’이란 이름표가 붙어있다. 예전에는 학년이 올라가면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키 순서대로 일렬로 세운 후 번호를 매겼다. 내 .. 2019. 11. 24. 2019. 11. 15. 무언으로 말하다 무언으로 말하다 이현숙 태어나서 지금까지 70년이 넘도록 얼마나 많은 무를 먹었을까? 하지만 무에게 고마움을 표한 적이 없다. 특별히 맛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무에 관한 글쓰기 숙제를 하려니 아무 것도 생각나는 게 없다. 요즘은 김장철이라 무가 지천.. 2019. 11. 24. 2019. 11. 7. 색으로 말하다 색으로 말하다 이현숙 수필수업을 들으러 가는 날이다. 옷장을 열고 어떤 옷을 입을까 생각한다. 하늘색 패딩은 너무 튀는 것 같고, 짙은 갈색 옷은 너무 어두워 보인다.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색의 옷을 입고 나선다. 사실 장소에 따라 어느 정도 정해진 색이 있는 .. 2019. 11. 24. 2019. 10. 31. 만약에 나에게 만약에 나에게 이현숙 만약에 나에게 신이 한 가지 초능력을 준다고 하면 어떤 걸로 해야 할까?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여러 가지 초능력을 행했다. 첫 번째 기적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든 것이다. 나도 이런 능력을 달라고 하면 어떨까? 공짜로 와인을 먹을 수 있으니 허.. 2019. 11. 24.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