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따라 하기이현숙 화장실에 들어갈 때면 겉옷을 문밖에 벗어놓고 들어간다. 이건 남편이 하던 버릇이다. 나는 겉옷까지 입고 들어가 안에서 벗은 후 다 씻은 다음 다시 입고 나온다. 그런데 요즘은 나도 겉옷을 밖에 벗어놓고 들어간다. 남편 따라하기다. 여름이면 남편은 덥다고 러닝셔츠 바람으로 지냈다. 나는 러닝셔츠 위에 겉옷까지 입고 지냈다. 그런데 지난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집에 아무도 없으니 나도 러닝셔츠 바람으로 지내보니 훨씬 시원했다. 남편이 이 맛에 그렇게 벗고 지냈나 보다. 이것도 남편을 따라 하고 있다. 아침 식사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있다. 이것도 남편이 하던 일이다. 그걸 보며 나는 “씹으면서 눈은 왜 감느냐. 눈 감고 씹으면 더 맛있냐?” 하면서 핀잔을 주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