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로 말하다 이현숙 거의 매일 사용하는 접시가 있다. 25년 전 미국 살던 언니가 보내준 것이다. 언니는 30대 초에 미국으로 이민 갔다. 20여 년의 이민 생활이 힘들었는지 암에 걸렸다.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더니 간암이라고 했다. 술도 담배도 안 하는데 간암이 온 것이 이상하다고 정밀 검사를 했더니 대장암이 간까지 전이된 거였다. 가망이 없어 보였다. 미국 간 지 20년이 넘도록 언니네 집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 언니를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방학을 맞이하여 남편과 함께 언니네로 갔다. 언니는 차를 끌고 시애틀 공항까지 나와 우리를 집으로 데려갔다. 핸들을 잡은 언니 손을 보니 오골계 발처럼 까맣게 변했다. 계속되는 항암치료로 세포가 죽어가나 보다. 언니는 우리를 위해서 곰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