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야 할 거미줄이현숙 망우산 능선길을 걷는다. 숲속 나뭇가지에 거미줄이 보인다. 촘촘하게 잘도 쳤다. 밑부분에는 포획물이 그득하고 집주인 거미는 위쪽 중심부에 따악 자리 잡고 앉아있다. 미동도 없다. 거미는 자기 몸에서 거미줄을 뽑아내 집을 만든다. 그 정교함이 기막히다. 사방팔방으로 방사선 줄을 친 다음 그사이를 뱅뱅 돌며 촘촘하게 그물을 짠다. 줄이 하도 가늘고 투명해서 알아보기 힘들다. 그러니까 무수한 날파리들이 걸려서 거미 먹이가 된다. 아마 나 같아도 걸릴 것이다. 한때는 거미줄이란 촘촘할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 인생도 거미줄 같아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수록 우울증에 걸릴 일도 없고 정신적 무저갱에 빠질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생각이 약간 바뀌었다. 이 거미줄을 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