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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2. 천국인가 지옥인가

천국인가 지옥인가 이현숙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천국인가 지옥인가? 동물의 왕국에서 물소가 산채로 사자들에게 찢겨 먹히는 순간 그 투명한 눈을 바라볼 때 굶어죽지 않으려고 엄마젖을 빠느라 땀에 흠뻑 젖은 아기를 볼 때 ‘굿네이버스’나 ‘세이브 더 췰드런’ 광고에 나오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볼 때 잇몸이 아파 제대로 먹지도 못 할 때 부모의 구타로 죽어간 아이들을 생각할 때 계모의 학대로 추운 겨울 욕실에 갇혀있다 죽은 아이를 볼 때 성폭행을 당해 정신 질환을 앓는 아이를 생각할 때 얼굴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아홉 번을 수술했다는 아이를 볼 때 한밤중 앞집에서 아귀다툼으로 부부싸움을 하는 소리를 들을 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취소되어 80만원 날렸을 때 여기는 지옥이 아닐까 생각한다. 까르르 웃는 아기의..

나의 이야기 2020.05.24

2020. 5. 17. 멧새의 모정

멧새의 모정 이현숙 베란다 창문을 연다. 달착지근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물씬물씬 밀고 들어온다. 앞에 있는 용마산에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피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있으면 용마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연분홍 진달래가 지고, 화사한 벚꽃도 지고나면 산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5월의 신부로 변신한다. 아카시아 꽃이 피면 뻐꾸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부르던 고향땅이란 동요가 떠오른다.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정말 희한하게도 매년 아카시아 꽃이 피기지기 시작하면 뻐꾸기가 울어댄다. 뻐꾹 뻐꾹 우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정겹다. 어떤 때는 검은등뻐꾸기까지 듀엣으로 울어댄다. 뻐꾸기는 여름 철새라..

나의 이야기 2020.05.18

2020. 3. 28. 환상의 남도여행

환상의 남도여행 이현숙 기간 : 2020년 3월 28일 ~ 3월 30일 장소 : 안양산, 견두봉, 불일폭포 네 자매와 제부가 남도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자제하라고 국무총리 지시가 내렸지만 못 말리는 우리 자매들 용감무쌍하게 2박 3일 여행길에 올랐다. 제부가 숙소도 예약하고 일정표를 자세히 짜서 카톡방에 올렸다. 남편이 차를 폐차시킨 후 통 꽃구경을 못 갔는데 절호의 기회다 싶어 무조건 따라 나섰다. 3월 28일 안양산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축복해주는 듯하다. 제부는 열심히 운전을 하고 우리 네 자매는 연신 입방아를 찧느라 차 안이 시끌벅적하다. 화순에 있는 수림정이란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마당도 아담하고 예쁘다. 오방색의 큰 항아리가 눈에 띈다. 사람이 많아 번호표를 받고 기다..

기행문 2020.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