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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4. 죽이는 자와 살리는 자

죽이는 자와 살리는 자 이현숙 용마산 자락길을 걷는다. 앞에 가는 여자가 자꾸 주춤주춤한다. 무얼 하나 자세히 쳐다보니 데크길에 송충이가 보일 때마다 발로 밟아 죽이며 간다. 나는 징그러워서 슬슬 피해 다니는데 용감한 건지 잔인한 건지 계속 벌레를 죽여서 곳곳에 벌레 터진 물이 누르스름하게 묻어있다. 얼른 앞장서서 걸어간다. 앞에서 웬 남자가 나뭇가지를 들고 올라온다. 이 남자는 데크길에 있는 벌레들을 일일이 길 밖으로 밀어 던진다. 사람들에게 밟혀 죽을까봐 풀숲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 여자와 이 남자 사이에 있는 송충이들은 누구를 먼저 만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릴 것이다. 이 세상에는 죽이는 자와 살리는 자가 공존한다. 우리 인생에서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사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이야기 2020.06.08

2020. 6. 6. 검단산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에 갔어요. 애니메이션고교-현충탑-정상-통일정사-아랫배알미-위례사랑길-도미나루-닭바위-위례강변길-하남시 버스종점까지 13키로 걸었어요. 내려오다가 버찌도 따먹고 산딸기도 따먹고 강변 시멘트 길에서 맨발 벗고 맥주도 마시며 쉬엄쉬엄 걸었지만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6시간 걸었더니 나중에는 지칭개가 아닌 지친 개처럼 되었어요.

사진 2020.06.07

2020. 6. 5. 남산 둘레길

동생들과 대한극장에 갔어요. 코로나19로 영화관에 하도 사람이 없어서 경로는 무료, 일반 성인은 단돈 천원이래요. 영화진흥공사에서 지원해준대요. 오래 살다보니 정말 별일이 다 있네요. 매표소에서 체온을 재고 핸드폰 번호까지 적었어요. 네 명이 2000원 내고 콜 오브 와일드 봤어요. 극장 안에는 우리까지 합쳐서 열 명도 안 되었어요. 야생을 찾아가는 개의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영화 관람 후 통영굴밥을 먹고 남산 둘레길을 걸었어요. 동대입구로 내려와 태극당에 가서 팥빙수와 모나카를 먹었어요. 오늘은 말 그대로 돈 한 푼 안 내고 날로 먹은 날이었어요.

사진 2020.06.05

2020. 6. 2. 솔향기길

충남 태안반도에 있는 솔향기길에 갔어요. 꾸지나무골-와랑창-용난굴-여섬전망대-가마봉전망대-당봉전망대-삼형제바위-만대항으로 10.2km 걸었어요. 꾸지나무골에는 꾸지나무가 많을 것 같은데 어떤 게 꾸지나무인지 모르겠네요. 와랑창은 바위 틈새로 깊은 굴이 있어 파도가 드나들면 와랑 와랑 소리가 난대요. 여섬은 이원방조제 축조로 다른 섬은 물에 가라앉고 이 섬 하나만 남아있어 남을 여(餘) 자를 써서 여섬이라 했대요. 가마봉 전망대에는 솔향기길 1코스를 만든 차윤천씨의 조각상이 있었어요. 비가 오더니 중간에 날이 맑아져서 공기가 더 신선하고 깨끗했어요.

사진 2020.06.03

2020. 5. 29. 쥐뿔도 모르면서

쥐뿔도 모르면서 이현숙 클래식 감상모임인 클래시모에서 성북동에 있는 한국가구박물관으로 문화답사를 갔다. 지인의 소개로 올해 1월 처음으로 이 모임에 가입했다. 클래식에는 일자무식이지만 그래도 음악을 듣는 재미에 빠져 매주 금요일마다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자격이 없는 내가 들어가서 그런가? 두 달도 못 되어 코로나 19사태로 기약 없는 휴강에 들어갔다. 세 달을 쉬고 모처럼 문화답사를 한다고 하여 신바람 나게 한성대역으로 갔다. 6번 출구로 나와 엄 총무님이 가르쳐준 대로 2번 버스를 타고 가구박물관 앞에서 내렸다. 예전에 한 번 갔던 적이 있어서 낯익었다.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다가 회원들이 모두 모이자 체온 측정을 하고 각자의 핸드폰 번호를 적었다. 37명이나 되는 관계로 1조와 2조로 나누어..

클래시모 202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