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꽃 이현숙 친정의 언니는 나의 선구자다. 하루는 학교에 다녀와서 찔찔 울며 엄마에게 하소연한다. “엄마~ 똥구멍에서 자꾸 피가 나와.” 엄마는 깜짝 놀라며 “아이구 이년아 달거리가 시작 됐구나.” 하면서 하얀 소창으로 만든 기저귀를 주며 뒤처리 방법을 일러준다. 나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생리가 시작됐다. 이미 언니를 보고 사전 지식을 가진 나는 놀라지 않고 엄마에게 아무 말도 안 했다. 혼자서 자꾸 닦아내다가 무심코 오강에 앉아 소변을 보고 일어나는데 엄마가 눈치 채고 하얀 헝겊으로 된 기저귀를 주며 차는 법을 알려준다. 뻘건 기저귀를 빨려면 대낮에는 남의 눈에 띌까봐 캄캄한 밤에 마당의 수돗가에서 빨아 널었다. 낮에 장독대 위에서 펄럭이는 기저귀를 보면 누가 볼까봐 낯이 뜨거워지곤 했다.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