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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1. 노르웨이 피요르트 트레킹

두 근 반, 세 근 반 이현숙 기간 : 2023년 6월 11일 ~ 6월 20일 장소 : 노르웨이 몇 년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노르웨이 피요르드 트레킹에 나섰다. 비행기표까지 다 예약했다가 코로나로 무산되었던 여행인데 이번에 운 좋게 혜초여행사를 따라가게 되었다. 꿈에 그리던 그곳에 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6월 11일 출발 공항철도를 타니 옆의 아줌마들이 말을 걸어온다. 오른쪽 여자가 어디 가느냐, 몇 살이냐, 며칠 동안 가느냐, 시시콜콜 묻는다. 내가 75살이라고 하자 왼쪽에 앉은 여자도 자기네 지휘자는 46년생인데 팔팔하다고 용기를 준다. 머리가 허여니까 80살도 넘은 줄 아나 보다. 이 여자는 내 트렁크 태그에 달린 이름과 주소를 자세히 보며 몇 명이 가냐, 누구하고 가냐 질문이 많다. ..

기행문 2023.06.24

2023. 6. 6. 햇복숭아

햇복숭아 이현숙 시장에 햇복숭아가 나왔다. 발그스름하니 맛있게 생겼다. 일곱 개에 만 팔천 원이다. 좀 비싸다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먹고 싶은 욕심에 사가지고 왔다. 씻어서 껍질을 벗기니 술술 잘도 벗겨진다. 갑자기 남편 생각이 난다. 남편은 이렇게 부드럽고 말랑한 백도를 좋아했다. 작년까지는 복숭아를 먹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남편에게도 주고 싶지만 줄 수가 없다. 문득 제사상에는 복숭아를 올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민간신앙에서 복숭아나무는 귀신이나 재앙을 쫓을 때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니 조상귀신도 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입에서 살살 녹는 복숭아를 다시는 먹을 수 없는 남편이 측은하다. 제사상에서도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리다. 예리한 칼로 심장..

나의 이야기 2023.06.06

2023. 6. 4. 아들의 칫솔

아들의 칫솔 이현숙 욕실에 있는 아들의 칫솔을 바라본다. 벌써 10개월째 세면대 컵에 들어있다. 작년 8월에 같이 살고 있는 장모님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세 식구가 모두 우리 집으로 피신을 왔다. 그때 가져온 칫솔이다. 하지만 그 후 아들네 식구가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다시 자기네 집으로 갔다. 그때 칫솔을 두고 갔다. 다음에 왔을 때 칫솔을 안 가져갔다고 알려주니 그냥 여기다 두고 가끔 오게 되면 쓰겠다고 한다.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그 후 우리 집에 와도 별로 쓰지를 않는다. 칫솔 하나 가지고 왜 안 가져가느냐고 자꾸 말하기도 그렇고, 그랬다고 버리기도 뭐해서 그냥 여태 두고 있다. 오늘 아침 문득 생각하니 이 녀석이 일부러 칫솔을 안 가져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혼자 사는데 누..

나의 이야기 2023.06.04

2023. 6. 2. 최철성 베토벤 교향곡 합창

클래시모 2023년 6월 2일 1. 진행자 : 최철성 회원 2. 감상곡 :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4악장에서 독일의 시인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인 합창이 나오기 때문에 합창이란 부제가 붙게 되었다. 이 곡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이다. 베토벤은 이 곡을 30년 이상 구상하고 있었다. 이 곡이 초연되었을 때 그는 거의 들을 수가 없었다. 3. 감상문 최은규 해설을 들어서 이해가 쉬웠다. 김승휘와 함께 하는 영상도 재미있었다. 4악장의 합창은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였는데 처음에 베토벤이 직접 가사를 직접 지어 삽입한 것도 특이하다. “오 벗이여 이런 곡조는 아니오. 더 즐겁고 환희에 찬 곡조를 노래합시다.”라는 내용이다. 안..

클래시모 2023.06.03

2023. 5. 28. 여자의 에너지원

여자의 에너지원 이현숙 매주 일요일은 재활용품 수거일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재활용품을 들고 나간다. 수거하는 곳에 이르니 웬 남자가 재활용품을 버리고 있다. 우리와 같은 라인에 사는 사람이다. 나를 보더니 “아저씨는 어디 가셨어요?” 한다. “하늘나라요. 작년 8월에 하늘나라 갔어요.” 하니까 깜짝 놀라며 무슨 지병이 있었느냐고 묻는다. 건강검진을 안 해서 암이 온몸에 퍼지도록 몰랐다가 입원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갔다고 하니 자기네가 주로 아들네 집에 가 있고 가끔 와서 잘 몰랐다고 한다. “어유~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네요.” 한다. 나도 모르게 눈에 물이 고인다. 얼른 외면을 하고 들어온다. 며칠 전에는 8층 사는 여자가 또 묻는다. 아저씨는 왜 안 보이느냐고. 하늘나라 갔다고 하니 그렇게 건..

나의 이야기 202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