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765 2020. 2. 29. 정원 14 정원 14 이현숙 유골이 담긴 나무 상자를 열어 하얀 종이를 꺼낸다. 종이를 펴니 한 줌 밖에 안 되는 유골 가루가 있다. 여기에 흙 한 줌을 넣어 종이의 모서리를 이리 저리 움직여 섞어준다. 이 가루를 땅에 파놓은 구멍에 붓는다. 어린아이 주먹이나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이다. 그 위에 .. 2020. 3. 3. 2020. 2. 16. 무재주가 풍성하다 무재주가 풍성하다 이현숙 설날이 돌아오면 아무 준비도 안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만 눌러댄다. 여기 저기 대충 송금하고 카톡으로 명절 잘 지내라고 메시지만 전달한다. 명절날이 돌아오면 하루 종일 빈둥대다가 저녁이면 잠실 사는 딸네 집으로 간다. 딸은 오전에는 시집에 갔다.. 2020. 3. 3. 2020. 2. 8. 클레오파트라는 행복했을까? 클레오파트라는 행복했을까? 이현숙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인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가장 큰 관심 중의 하나다. 예쁜 여인을 차지하려고 목숨을 걸고 결투를 벌이는가하면 상대방을 살해하는 일도 벌어진다. 중국의 양귀비나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미인으로 일컬.. 2020. 3. 3. 2020. 1. 10. 벼룻길과 자드락길 벼룻길과 자드락길 이현숙 몇 년 전인가 금강 변에 있는 벼룻길에 간 적이 있다. 벼루 길이라고 해서 먹을 가는 벼루를 생각하며 벼루를 만드는 돌이 많이 나나 했었다. 한데 그 후에 알고 보니 벼루는 강가나 바닷가에 높이 솟아있는 벼랑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벼랑 끝에 걸려.. 2020. 3. 3. 2020. 1. 3. 그대 품에 안기고 싶어 그대 품에 안기고 싶어 이현숙 대학교 1학년 가을, 산악회 선배들과 설악산에 갔다. 1주일 수업을 다 빼먹고 그 주에 시험을 본다고 한 과목이 세 개나 있었는데 무슨 깡으로 따라 나섰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난생 처음 설악산에 간다는 기대에 부풀어 버스에 올랐다. 대관령을 넘는 .. 2020. 3. 3. 2019. 12. 30. 나무가 되고 싶어 나무가 되고 싶어 이현숙 차 밑에서 고양이가 납작 엎드려 기어 나온다. 무엇인가 노려보고 있다. 앞을 보니 여러 마리의 참새가 열심히 모이를 쪼아 먹고 있다. 보는 내가 더 긴장된다. 살금살금 기어 나와서 참새를 낚아채려는 순간 참새들이 잽싸게 날아간다. 고양이의 비애가 느껴진다.. 2020. 3. 3. 이전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2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