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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6. 최고의 선물

최고의 선물이현숙   동생과 불암산 둘레길을 걷는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혹시나 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며 "모르는 사람인데." 하니까 그쪽에서 "모르는 사람 맞아요." 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꽃바구니 배달 왔는데 며느리가 보냈나보다고 한다. 이틀 전 딸이 꽃을 보냈는데 월요일에 도착할 거라고 한 기억이 떠올라 현관 앞에 두고 가라고 했다. 아저씨는 왜 며느리가 보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딸보다 며느리들이 더 많이 보내는지도 모른다. 아저씨는 사진을 찍어 보낼 테니 맞나 확인하라고 한다. 사진을 보니 우리 집 현관이 맞다. 잠시 후 또 전화가 온다. 확인해 봤느냐고 묻는다. 맞는다고 하니 전화를 끊는다. 참 철저한 사람인가보다. 보통 택배기사는 현관 앞에 휙 내던지고 ‘배달 완료..

나의 이야기 2024.05.18

2024. 5. 9. 대전둘레산길 4코스

대전둘레산길 4코스를 걸었어요.대전역에서 501번 버스 타고 삼괴동 덕산마을에서 내렸어요.삼괴동 덕산마을-닭재-남편산소-닭재-망덕봉-곤룡재-산내초등학교-낭월 e편한세상아파트 정류장에서 501번 버스 타고 다시 대전역으로 왔어요.바람이 잘 불어 시원했어요.김밥 먹은 게 체했는지 힘이 쪽 빠지고 어지러워 벤치에 누워 한참 쉬었어요.

사진 2024.05.10

2024. 5. 3. 김주영 올해의 기념할 만한 음악가 2

클래시모 2024년 5월 3일 올해 기념할 만한 음악가 1. 진행자 : 김주영 교수 2. 감상곡 (1) 포레 (서거 100년)의 레퀴엠 (2) 스메타나 (탄생 200년)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3) 푸치니 (서거 100년)의 나비부인 3. 감상문(1)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가브리엘 포레는 프랑스 작곡가다. 레퀴엠은 우리 말로 진혼곡이다. 죽은 영혼을 진정시키는 곡이다. 나의 반이 죽어서 그런지 절절하게 다가온다. 나도 반쪽은 죽었으니 진혼곡은 어쩌면 나를 위한 곡이다. 7개의 레퀴엠 중 4개를 들었는데 그중 피에 예수라고 해서 나는 피(血 혈)를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Pie Jesu’다. 경건한 예수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무식이 통통 튄다.  첼로로 엘레지를 연주하는 사람이 눈을 감고 연..

클래시모 2024.05.05

2024. 4. 22. 소확행과 소확불

소확행(小確幸)과 소확불(小確不)이현숙   앞집 현관 밖에 우산이 널브러져 있다. 검은 우산은 방화문 손잡이에 걸려있고 연두색 우산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눈에 거슬린다.  며칠 후에는 시장바구니까지 놓여있다. 앞집 사람들은 공동으로 쓰는 공간을 자기네 집안처럼 사용한다. 사실 그럴 수도 있다. 공동으로 같이 쓰는 곳이니까 써도 되는 게 맞다. 그런데도 그 사실이 용납되지 않는 것은 내 탓이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하게 행복한 것이고 소확불이라고 하면 작지만 확실히 불행한 것이다. 이건 내가 맘대로 만든 말이다.  앞집 사람들은 쓰레기도 제때 제때 버리지 않는다. 쓰레기봉투를 현관 밖에 내놓고 죙일 뒀다가 다음 날 느지막이 버린다. 냄새가 진동한다. 이것도 마음에 걸린다. 별것도 아닌데 마음이 불편하다..

나의 이야기 202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