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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0. 미친 엄마

미친 엄마 이현숙 코로나로 꽉 막혀있던 하늘길이 열렸다. 3년 만에 국제선 비행기를 탔다. 이탈리아 북부에서 로마에 있는 베드로 성당까지 가는 베드로 순례길을 걷기로 했다. 난 한마디로 미친 엄마다. 남편 간 지 한 달 만에 딸이 뇌출혈로 쓰러져 머리를 열고 수술했다. 아직도 입원 중이다. 동생들 카톡방과 가족 카톡방에 이런 여행이 있는데 가도 되겠느냐고 물으니 며느리는 잘됐다고 다녀오시라고 하고 사위도 "그때쯤은 좀 좋아지겠죠." 하며 다녀오시라고 한다. 동생들은 펄쩍 뛰며 "그건 아니죠." "미숙이를 생각해서 다음 기회에 가세요." 한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 동생이 자기 아이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있는데 해외여행 간다고 하면 " 야, 너 미쳤냐?" 했을 것이다. 같..

나의 이야기 2022.11.18

2022. 10. 20. 남편 없는 남편 생일

남편 없는 남편 생일 이현숙 남편 생일이다. 남편 없는 남편 생일은 처음이다. 남편은 연말이 되면 새해 달력에 모든 기념일을 표시한다. 작년 연말에도 여전히 자기 생일을 표시했다. 이걸 적을 때 자기가 이 생일을 맞지 못할 줄 상상이나 했을까? 남편이 마지막으로 표시한 글씨를 바라본다. 1주일 후에 있는 장모 제삿날까지 열심히 적어놨다. 생일상은 못 차려줘도 내 먹는 상에 숟가락 하나 더 놓고 술 한 잔 부어 놨다. 잠시 기다렸다가 내가 다 퍼먹었다. 전날 막냇동생이 카톡방에 "내일이 형부 생일 아닌가?" 하고 올렸기에 사진을 찍어서 동생들 카톡방에 올렸다. 동생들이 잘했다고 한다. 막냇동생은 미역국을 끓이지 그랬냐고 한다. 실은 그때까지 먹던 콩나물국 남은 걸 그냥 퍼 놨다. 동생 말을 들으니 내가 너..

나의 이야기 2022.11.18

2022. 9. 29. 미친년의 제주 여행

미친년의 제주 여행 이현숙 기간 : 2022년 9월 29일 ~ 10월 4일 장소 : 제주도, 우도 4번 동생 부부가 한 달간 제주살이를 떠났다. 3번, 5번 동생과 함께 며칠간 여기 합류하기로 했다. 3번 동생이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남편이 간 지 두 달도 안 되고 딸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정신인 엄마라면 당연히 못 간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미친 년이다. 9월 29일 출발 5번 동생이 항공권을 예매했다.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갔다. 7호선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는데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내려가는 걸 탔다. 도무지 어리버리 정신이 없다. 4번 동생이 카톡방에 자기네 집에는 먹을 게 없으니 저녁을 먹고 오..

기행문 2022.10.16

2022. 10. 8. 불암산

노원구에 있는 불암산에 갔어요. 당고개역-철쭉동산-연인바위-덕능고개-쥐바위-불암산정상-거북바위-불암정-철쭉동산-당고개역으로 원점회귀했어요. 날씨가 화창하여 전망이 기막혔어요. ‘전설에 의하면 원래 불암산은 금강산에 있던 절이라고 한다. 어느 날 불암산은 조선왕조가 도읍을 정하는데 한양에 남산이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래서 자기가 남산이 되려고 금강산을 출발하여 이 자리에 오니 이미 다른 산이 와서 남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불암산은 다시 금강산으로 돌아가려고 돌아섰지만 한 번 떠난 금강산으로 돌아갈 수 없어 이 자리에 머물게 되었다. 이 때문에 불암산은 서울을 등지고 있는 형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진 202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