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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29. 눈 도화지

눈 도화지 이현숙 밤사이 눈이 살짝 뿌렸다. 별일이 없는 날은 남편과 용마산 자락길을 걷는다. 데크길에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 눈을 불어버리는 사람들의 기계 소리다. 요새는 낙엽도 쓸지 않고 이 기계로 날려버린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난간에 글씨가 보인다. ‘사랑’이라고 쓰여있다. 과연 사랑은 만국 공통, 만인의 관심사다.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인가 보다. ‘행복하자’도 보인다. 행복도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단어다. 그런데 행복이란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같은 조건에서 살아도 누구는 행복하고 누구는 불행하다. 행복하고 싶어도 안 되는 걸 어쩌겠는가? 나는 남들이 보면 복 많다고 하는데 죽고 싶은 순간이 참 많았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4번 동생은 나와 별반 다른 삶을 산..

나의 이야기 202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