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모

2024. 10. 4. 유형종 투란도트

아~ 네모네! 2024. 10. 7. 14:18

클래시모 2024104

 

1. 진행자 : 유형종 대표

 

2. 감상곡 : 푸치니의 투란도트

  올해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이라 그가 완성하지 못한 투란도트가 베로나 콘서트에 오른다. 카를로 고치 원작이고 쉴러가 각색하였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사람이 천일일화를 번역한 것이다. 천일야화가 아니고 1,001개의 일화다. 그중에서 가장 긴 이야기가 투란도트다. 카를로 고치가 쓴 극의 특성을 띤 설화 "투란도트"로서 이것이 푸치니가 오페라를 다시 작곡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설화에 흥미를 느낀 푸치니는 작업을 당장 시작하지만, 오래지 않아 후두암 진단을 받게 된다. 그런데도 푸치니는 작곡에 매진했다. 이미 푸치니에게 선금을 지급한 라 스칼라 극장 측과 푸치니와 절친했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도 푸치니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 사이 암이 푸치니의 온몸에 퍼지자 그는 수술을 받고자 작곡을 중단한 채 벨기에의 브뤼셀로 향했지만, 결국 1924년에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해당 작품을 영원히 끝내지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투란도트는 미완성의 유작이 되어버렸고, 그 후 라 스칼라 극장 측과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푸치니가 미완성으로 남긴 투란도트 악보를 가지고 초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라 스칼라 극장 측에선 차마 미완성인 오페라를 관객에게 보여주기가 어려웠던 터라 문제가 생겼다. 애초 투란도트를 크게 기대했던 토스카니니는 그동안 푸치니와 나누었던 의견과 오갔던 여러 통의 편지, 고인이 남긴 여러 스케치를 모아서 투란도트를 완성할 작곡가를 찾다가 푸치니의 밀라노 음악원 동창 후배, 토리노 음악원장, 작곡가인 프랑코 알파노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토스카니니는 푸치니가 남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 나갔다.

  1926425, 푸치니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난 해에 라 스칼라 극장에서 투란도트의 역사상 초연이 시작되었다. 라 스칼라 극장 측과 관객은 투란도트에 매우 기대가 컸고 초연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지휘했다. 당시 공연의 무대 미술을 맡았던 갈릴레오 키니의 스펙터클한 무대와 화려한 동양풍 의상은 관객에게 황홀감을 주었다고 화제가 되었다.

  공연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며 관객들이 제3 막 류가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는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극에 몰입했을 정도였다. 그때 류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 끝나자 토스카니니는 지휘봉을 내리고 관객을 향해 갑자기 돌아서더니 이렇게 입을 열었다.

"마에스트로(Maestro) 푸치니가 작곡한 부분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렇게 말하고선 무대 뒤로 들어가 버렸는데 이것은 토스카니니가 친구였던 푸치니에게 경의를 표하려는 의도였다.

  투란도트의 초연은 푸치니의 미완성작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었다. 이튿날 공연에서는 알파노가 완성한 부분까지 연주되었으며 이후의 공연에서도 알파노가 완성한 부분을 함께 공연했다.

 

  투란도트의 배경은 중국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은 중앙아시아 투르키스탄의 이야기다. 투란은 투르의 형용사이고 도트는 daughter 딸이란 뜻이다. 투르의 딸이란 뜻이다. 내용은 고대 멸망한 타타르의 티무르왕과 칼라프 왕자가 나라를 잃고 쫓겨나 유랑하다가 투란도트 공주에게 칼라프 왕자가 청혼하는 얘기다.

  투란도트 공주는 선조 공주의 원수를 갚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세 가지 퀴즈를 맞히는 사람과 결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퀴즈를 맞히지 못하면 죽임을 당해야 한다. 페르시아 왕자를 비롯하여 수많은 왕자가 죽임을 당했다. 투란도트 공주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자기 선조 공주 로링이 이방인 왕자에게 겁탈을 당한 후 죽임을 당했는데 그 원수를 갚기 위함이다.

  칼라프 왕자는 투란도트에게 청혼하려고 퀴즈에 도전한다. 칼라프는 도박사 기질이 있다. 모 아니면 도의 심정이다. 어차피 유랑인으로 전락한 마당에 지푸라기라도 잡아 재기하려는 것이다. 퀴즈를 맞히고 공주와 결혼하면 왕이 될 수 있지만 못 맞히면 죽어야 하니 기막힌 도박이다.

  칼라프는 투란도트의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풀었고 두 사람은 결혼해야 했으나 정작 투란도트 공주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부황에게 자신을 노예처럼 저 남자에게 주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관중들은 물론, 황제까지도 서약은 신성한 것이라며 투란도트에게 결혼을 종용한다. 이에 반해 칼라프는 불타는 사랑으로 가득한 투란도트 공주를 원한다며 제안을 하나 한다. 중국 사람들은 그 누구도 아직 자신의 이름을 모르니, 이튿날 동이 트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기꺼이 죽겠다는 것이었다. 격노한 공주는 베이징 사람들에게 밤을 새워서라도 그의 이름을 알아내라고 일갈하며 2막이 끝난다.

  그의 이름을 알기 위해 분주한 중국 사람들로 소란스러운 황궁의 정원, 중국 사람들이 한탄하며 내뱉은 우리는 곧 죽게 될 거야! 라는 말을 들은 칼라프는 그 유명한 테너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부르며 승리를 확신한다. 그런 칼라프 앞에 핑, , 팡이 나타나 안절부절못하며 '왜 이리 공주의 무서움을 모르느냐, 대체 무엇을 원하느냐, 여자를 원하면 얼마든지 주겠다. 재물을 원하느냐, 보석을 얼마든지 주겠다. 명예를 원하느냐, 지금이라도 중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지만, 어서 날이 밝으라며 세 사람의 이야기를 무시할 뿐이었다.

  결국 칼라프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 세 사람은 지난밤, 칼라프와 대화를 나누었던 티무르와 하녀 류를 잡아 오고 투란도트를 부른다. 투란도트는 칼라프에게 얼굴이 창백해졌다고 하나, 칼라프는 달빛을 받았을 뿐이라고, 저들은 내 이름을 모른다고 대답한다. 투란도트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두 사람을 고문하라고 하자, 류가 '공주님이 원하시는 이름은 오로지 저만이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앞으로 나선다. 칼라프는 '네깟 종이 무엇을 아느냐'고 다그치지만, 결국 류는 고문을 당하게 된다. 모진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 류에게, 투란도트는 '무엇이 너를 그렇게 강하게 하느냐'고 물어보고, 류는 사랑이라며, 자신은 두 번 다시 주인님(칼라프)을 뵐 수 없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승리라며, 자신을 포위하고 있던 백성 중 한 사람의 칼을 뺏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티무르는 류의 죽음에 분개하고 슬퍼하며 함께 퇴장한다. 바로 여기까지가 푸치니가 작곡한 부분이다.

  칼라프 역시 투란도트에게 분개하며, 여전히 자신을 거부하는 투란도트에게 위선을 벗어던지라며 입맞춤을 하게 된다. 투란도트 역시 자신이 졌음을 시인하고, 칼라프에게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느냐며 묻는다. 칼라프는 사랑'이었다며, 조금 전의 입맞춤으로 자신은 승리했다고, 내 이름은 칼라프이며, 티무르의 아들이라고 대답한다. 투란도트는 드디어 당신의 이름을 알았다며 황궁으로 돌아가 황제 앞에서 이방인의 이름을 알았다고 고한다. 그 사람의 이름은 사랑이라며 두 사람의 입맞춤과 함께 막을 내린다.

 

3. 감상문

  인간이란 악기만큼 위대한 악기가 있을까? 한 마디로 살아있는 악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동식물이 사랑에 목숨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유전자를 지키는 방법은 오직 이것뿐임을 알기 때문인가.

  음악을 듣고 있자니 숨이 멎을 것 같다. 숨 쉬는 것을 잊어버렸다. 김동규 등 여러 가수의 아리아도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1954년도에 녹음한 가수의 노래가 가장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