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3. 4. 27. 씨눈이 내리네

아~ 네모네! 2023. 4. 30. 18:37

씨눈이 내리네

이현숙

 

  꽃눈이 다 내리고 나니 씨눈이 내린다. 하얀 홀씨가 숲속을 마냥 날아다닌다. 옆으로도 가고 위로도 올라가고 땅으로도 떨어진다. 때아닌 눈이 내린다.

  하나의 생명을 품고 공기중을 날아다니다가 한 곳에 안착하면 뿌리를 내린다. 어떤 놈은 나뭇가지에 걸리기도 하고 거미줄에 붙은 것도 있다. 이런 씨들은 이게 제 팔자려니 하고 비가 쏟아질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한다. 재수가 좋으면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자라나서 또 새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아스팔트길에 떨어진 놈은 아마 싹도 내보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사람도 어디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그 팔자가 천차만별이다. 금수저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흙수저로 태어나 평생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떤 땅에 뿌려진 씨앗일까? 좋은 땅에 뿌려져 뿌리내리고 지금까지 살아서 열매를 맺었으니 축복 받은 씨앗이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고 허전한 마음은 무엇 때문일까? 너무 욕심이 많은 것인가? 아무리 많은 것을 받아도 만족할 줄 모르면 영원히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이 자리가 가장 좋고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여기가 천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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