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4. 1. 2. 나는 고리다

아~ 네모네! 2014. 4. 19. 17:00

나는 고리다

아 네모네 이현숙

 

  나는 무슨 목적이 있어 이 땅에 오게 되었을까? 모든 존재는 반드시 존재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때는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이 참 많다. 파리, 모기, 뱀 등 도무지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은 것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있어야할 것들이란다. 모기만 해도 그렇다.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는 무수히 많은 물 속 생물의 먹이가 되어 그들을 먹여 살린다.

  뱀이 없으면 개구리 같은 것이 너무 번식하여 생태계의 균형이 깨진다. 무시무시한 쓰나미를 몰고 오는 태풍도 꼭 있어야하는 자연 현상이다. 태풍이 한 번 물속을 뒤집어엎어야 깊은 물속에도 산소가 공급되어 심해의 생물이 살아갈 수 있다.

  모든 생물과 무생물은 무수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식물은 무생물을 빨아들여 생명을 유지하고 동물은 식물을 먹고 생명을 유지한다. 동물들은 서로 먹고 먹히면서 생명의 고리를 이어간다.

  사람도 서로 무수한 고리를 이으며 보이지 않는 그물망을 이루어간다. 남편이란 고리와 나의 고리가 이어져 내 아들과 딸이란 고리가 만들어졌다. 아들 고리에 며느리 고리가 이어져 손자 고리가 만들어졌다. 내 고리는 내 부모의 고리와 연결되고 손자의 고리는 또 다른 고리와 연결될 것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고리가 되어 살아간다. 무수한 고리가 이어져 내가 만들어졌듯 이 고리는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결국 모든 생명은 하나의 그물을 이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어지지 못했을 무수한 고리가 있다. 실로 나 하나의 고리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나는 하나의 고리로서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할까? 그냥 앞뒤로, 옆으로 이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존재 이유가 되겠지만 이왕이면 즐거움의 파동을 일으키는 고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나부터 즐거워야한다. 내가 즐거워야 내 고리에서 즐거움의 파동이 일어날 것이고 이 파동이 옆의 고리에 전달될 것이다. 나는 누군가를 위하여 즐거움의 파동을 일으키는 진원이 되고 싶다. 이 파동이 나와 연결된 모든 고리로 전파되어 모든 생명에게 즐거움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