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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025. 11. 22. 극락이 천국일까?

by 아~ 네모네! 2025. 11. 26.

극락이 천국일까?

 

이현숙

 

  성란씨가 갔다. 한 달 전까지도 요가하러 왔었는데 빨리도 갔다. 코로나 시절에 간암이 발견되어 그동안 50여 차례 항암치료를 했는데 근래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래도 몇 달은 더 버틸 줄 알았는데 그동안 너무 힘들었나 보다. 얼마 전 카톡방에서 나가기에 좀 더 힘들어졌나 생각했다.

  금요일날 근자씨가 카톡을 했다. 성란씨 딸이 성란씨가 하늘나라 갔다고 메시지를 보냈단다. 가슴이 저려왔다.

다음 날 아침 근자씨와 휘경동에 있는 삼육 병원 추모관으로 갔다. 아침이라 그런지 남편과 딸 둘이 빈소를 지키고 있읕 뿐 아무도 없다. 유족 명단에 사위가 없는 걸 보니 딸 결혼도 못 시키고 갔나 보다.

  성란씨는 절에 다녔는지 극락왕생을 비는 염불 소리가 조용히 흐른다. 딸의 얘기를 들으니 1주일 전에 이곳 응급실에 입원했는데 잠자는 것처럼 편안히 갔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니 평소에도 착하게 살더니 갈 때도 편안히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성란씨와 함께 요가를 한 것이 20년 가까이 됐다. 중랑문화체육관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함께한 것 같다. 항상 변함없이 열심히 운동했는데 어쩌다 간암이 걸렸을까. 내가 알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다섯 살이나 적은데 벌써 갔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늘씬한데 아깝다.

  염불 소리를 듣다 보니 혹시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은 천국과 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사람들이 다르게 부를 뿐인지도 모른다. 어찌 됐던 성란씨가 아프지 않고 편안한 세상으로 갔으면 좋겠다.

  티베트에 갔을 때 오체투지 하는 사람들을 봤다. 두 팔과 두 무릎을 땅에 댄 후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한다. 다섯 개의 지체를 땅에 던지는 방식이다. 우리는 편안하게 차 타고 라싸로 가는데 저들은 수백 키로 떨어진 곳에서부터 저렇게 절하며 온단다. 무릎에는 두꺼운 가죽을 대고 손에는 두꺼운 장갑을 꼈다. 뙤약볕에서 저렇게 몇 날 며칠 오려면 얼마나 힘들까. 그야말로 믿음 없이는 못 할 일이다. 저렇게 간절히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그 기도를 물리칠 수 있을까. 내가 하나님이라고 해도 안 들어줄 수 없을 것 같다. 그들과 우리는 결국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한 사람은 극락으로 가고 한 사람은 천국으로 갔는데 가보면 서로 만나는 게 아닐까.

  이생에서의 죽음은 저세상에서의 탄생이다. 우리가 태어날 때 부모님이 미리 나와 맞아 주셨듯이 거기서도 우리를 맞아 주시는 건 아닐까. 죽음은 이 세상 사람들과의 이별인 동시에 저세상에 가 있는 사람들과는 즐거운 상봉이 될 것이다. 내가 죽음의 문턱을 넘으면 먼저 간 부모님과 언니, 남동생이 마중 나와 있을 것 같다. 거기서 성란씨도 만나 즐겁게 천국 생일잔치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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