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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025. 10. 23. 괜찮아

by 아~ 네모네! 2025. 10. 26.

괜찮아

이현숙

 

  막내 여동생이 입원한 팔팔요양병원에 갔다. 동생은 작년 10월, 59세에 뇌혈관종 수술을 받았다. 1년이 되었는데 여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깨어난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혈관종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신경이 손상되어 눈을 뜰 수가 없게 됐다.

  가래를 뱉어내지 못하게 되어 목을 뚫고 관을 꽂아 음식도 삼킬 수가 없댜. 결국 콧줄을 끼워 음식을 넣고 있다. 목을 뚫었으니 말을 할 수도 없다. 눈도 못 뜨고 말도 못하니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단지 왼쪽 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우리의 말을 들었을 때 가끔 눈물이 조금 배어나오는 걸 보고 뇌사 상태는 아니라고 짐작할 뿐이다. 가끔 팔과 다리도 움직이는지 침대에 묶어놓았다. 주사바늘을 꽂을 자리가 없어 허벅지에는 바늘 꽂는 장치도 꽂아놨다.

  이런 상태가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통통하게 살이 쪘었는데 이제 바짝 마른 뼈에 가죽만 붙어있다. 얼마나 힘들면 저렇게 됐을까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하다.

 

  작년 10월 수술하기 전날 면회 갔을 때 "고마워~ 내가 의식이 있을 때 와줘서."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있었을까.

  차라리 생의 끈을 놓고 편안한 세상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슬프거나 걱정할 일이 있을 때 스스로에게 '괜찮아 사람이 죽기밖에 더 하겠어. 최후의 피신처가 있잖아.'라는 말을 잘한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말 '괜찮아. 걱정하지마.'라는 입에 발린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다. 어서 빨리 회복되어 이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