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이 지옥일까?
이현숙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교과서가 안 보인다. 3학년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1학년 교과서 밖에 없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분필을 가지고 가야하는데 분필통도 안 보인다. 수업 시작종이 울렸는데 큰일이다. 허둥지둥 3학년 1반 교실을 찾아가는데 이것도 안 보인다. 겨우 찾아갔는데 출석부를 안 가지고 갔다. 어찌하나 걱정하는데 알람이 울린다.
새벽기도 갔다와서 잠깐 소파에 누웠는데 그새 꿈을 꾸었다. 꿈이어서 천만다행이다. 꿈에서 깰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거실 창밖으로 용마산도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퇴직한 지 2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런 꿈을 꾼다. 32년간 받은 스트레스가 컸나 보다. 아니 온몸의 세포가 그걸 기억하고 있나 보다. 32년이 지나야 이 모든 것이 사라지려나.
꿈은 현실이 아닌데 왜 괴로울까. 꿈 속의 내가 진짜 나인가 아니면 소파에 누워있는 내가 진짜 나인가. 나의 존재가 두 개로 분리된 것인가.
혹시 지옥이란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아닐까.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 하는데 지금 사는 삶이 꿈일 수도 있다. 죽음은 이 잠에서 다시 깨어나는 과정이 아닐까. 잠에서 깨어나면 더 아름답고 더 편안한 세상으로 들어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죽어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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