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줍는 사람들
이현숙
망우산 데크길을 걷는다. 곳곳에 밤을 줍는 사람들이 보인다. 산길을 걷다보면 가끔씩 눈에 띄긴 하는데 너무 작아 주울까 말까 망설인다. 하지만 눈앞에서 툭 떨어지면 그 유혹에 넘어가 나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집게 된다. 그런데 길도 아닌 숲속까지 들어가 줍는 사람들이 많다. 제법 많이 주워 한 됫박은 되어 보인다. 작은 밤을 다 까려면 손가락에 쥐가 날 것 같다.
며칠 전 며느리가 알밤을 한 보따리 가져 왔다. 자기 부모님이 멀리 가서 주워왔다는 것이다. 왕밤이다. 아니 망우산 밤에 비하면 대왕밤이다. 망우산 밤은 여기 비하면 새끼밤이다. 망우산 밤은 힘들게 까서 입에 넣어봤자 이빨 사이에 껴서 목으로 넘어가는 게 없다. 그런데 며느리가 준 밤은 한 톨만 까서 먹어도 목구멍이 미어지게 넘어간다. 먹을 것도 없는 밤을 왜 사람들은 그렇게 열심히 주울까. 도토리를 한 보따리씩 주워오는 사람도 보인다.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져서 흙에서 나온 걸 먹어야하나 보다. 사람뿐이 아니고 모든 생물은 흙에서 나온 걸 먹으며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 식물은 흙을 먹고 동물은 그 식물을 먹는다.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생명체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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