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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100일간의 세계 일주 10 (남아공)

by 아~ 네모네! 2025. 1. 7.

1월 6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1일차)

  크루즈의 접안이 늦어져 현지 출입국 관리들이 승선을 못 해서 입국 심사가 두 시간 반이나 늦어졌다. 사람들이 몰려나와 난리 버거지다. 7시부터 한다는 것이 9시 반이 넘어도 못 했다.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려해도 삭제한 사진을 지우고 하라는 메시지만 뜬다. 다 지우고 다시 해도 안 된다. 정말 환장할 지경이다. 글씨만 올리면 올라가는데 사진 한 장만 올리려해도 안 된다. 글을 올리다 보니 어제 쓴 글이 없다. 아찔하다. 다시 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어제 일은 머리에서 다 지워졌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가 다시 메모란을 보니 1월 6일이 있다. 아차, 어제가 1월 5일인데 제목을 잘못 쓴 거였다. 10년 감수했다. 가상 공간에 있는 것은 있는 게 아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옵션 투어 버스를 타고 시원스럽게 달린다. 차에서 또 영어로 된 서류를 나눠주고 영어로 이름을 쓴 후 서명을 하라고 한다. 어제 것과 같은 내용인가보다. 죽어도 군소리 안하겠다는 내용일 것이다.
  염전을 지난다. 여기서 나오는 소금은 회색의 테이블 솔트를 만든다. 영어 설명은 어차피 못 알아 듣고 한국어 설명도 차 소리가 요란하고 잡음이 심해 듣기 힘들다.
  중간에 하얀색 사구도 보인다. 사구 위에 식물이 자라고 있어 모래가 날아가지 않게 잡아주고 있다. 더 가다가 나나가 휴게소에 서서 1시간 정도 쉬며 차도 마시고 화장실에도 들렀다. 여기 상점에서는 신용카드와 현지 돈만 받으니 그림의 떡이다.

  크완투 보호구역에 도착하니 직원이 나와 환영 춤을 춘다. 아프리카는 어디가나 춤으로 환영 인사를 한다.

  간단히 간식을 먹고 사파리 투어 차에 올랐다. 드넓은 초원을 달리며 동물을 찾아 다닌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한기가 몰려온다.
  임팔라가 나타났다. 숫놈은 뿔이 있고 암놈은 없다.

  조금 더 가니 사자가 여섯 마리 보인다. 가이드가 이들은 3대가 모여 산다고 한다.

  코뿔소 부부도 보았다. 수컷이 훨씬 크다. 코가 잘리지 않은 멀쩡한 놈들이다.

  코끼리는 세 마리가 언덕 위에서 놀고 있다.

  얼룩말도 보았는데 임신기간이 12개월이라고 한다. 사람보다 길다. 푸른 초원에서 좋은 풀을 먹어서 그런지 엉덩이가 빵빵하다.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 호랑이도 보고 흰 사자와 갈색 사자도 봤다. 이들은 오누이 관계라고 한다.

  갈색 사자의 눈은 서글퍼 보인다. 우리에 갇혀있는 신세가 처량한 것일까. 어찌보면 인간도 지구에 갇혀 사는 동물이다. 육신에서 빠져나와 이 지구를 벗어나 영원한 삶을 누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본부 건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정원에 있는 코뿔소 모형의 코를 잡고 사진도 찍었다. 그 후 버스에 올라 항구로 돌아왔다.

  배에 올라와 과일을 먹으려고 14층으로 올라갔다. 오늘 자유 투어를 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우리도 몇 멏 사람과 함께 그 차를 타고 내일 자유 투어를 하기로 했다. 요즘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며 자유 관광을 나간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면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1월 7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2일차)

  오늘은 자유 여행으로 시내 구경과 간단한 사파리 투어를 하기로 했다. 12인승 밴을 빌려 1인당 40불씩 내기로 했다. 밖으로 나가는 날은 아침부터 볼이 미어져라 터져라 밀어 넣는다. 언제 밥이 들어올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오늘의 가이드겸 드라이버는 위트가 넘친다. 사커 코치를 한단다.
  처음에는 포트 프레데릭으로 갔다. 프레데릭 요새는 언덕 위에 있어서 외적을 물리치기 딱 좋은 위치에 있다. 대포도 여러 대가 있다.

  킹 에드워드 호텔을 지나 넬슨 만델라 비치로 갔다. 탑과 등대가 멋지고 바닥의 타일도 화려하다.

  시청도 보고 가장 오래된 도서관과 성당도 봤다. 우리 가이드는 사진 찍을 때마다 샵 샵이라고 한다.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굳 굳이란다.

  여기서 다시 차를 타고 사구가 있는 비치로 갔다. 바닷가에서 무슨 지뢰 탐지기 같은 것으로 뭔가 찾는 사람들이 보인다. 바닷가에  떨어진 금속을 찾아 파는 사람들이란다.

  사구에 올라가 엎어져서 찍고 자빠져서 찍고 온갖 똥폼 잡으면서 찍어 댔다.

  오늘 성진이 성찬이 형제와 함께 했다. 세 살, 한 살이다. 형 이름에 점 두 개만 붙이면 동생이름이 된다. 배 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아이들이다. 확실히 어린 아이들은 우리 삶의 비타민이다.

  등대 카페에서 아이스크림과 커피 스무디를 마셨다. 기타맨 홍건석님이 한턱 쐈다.
  사바나 지역의 크라가 캄마 게임 파크로 이동하여 사파리 투어를 했다. 타조도 보이고 워터박도 보인다. 수컷 하나에 암컷 세 마리다. 가이드가 저 녀석은 와이프가 세 명이라고 하며 한국에서는 몇 명의 와이프를 두느냐고 묻는다.

  임팔라도 보이고 누우도 보인다. 카페에 가니 그 앞에 치타가 앉아있다. 휴식 중인지 꼼짝도 안 한다.

  옆에는 출렁다리도 있어서 건너가보니 숲속으로 데크길을 만들어 한 바퀴 돌아오게 만들어 놨다.

  카페로 들어가 빵과 맥주를 먹고 사자를  보러갔다. 좀 넓기는 하지만 우리 안에 갇혀 있다. 불쌍해 보인다. 하긴 세상이란 원래 요만하구나 하고 살면 불행하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하긴 우리가 그루즈 안에 갇혀 사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 니  신세나 내 신세나 도찐 개찐이다.

  대형 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가지고 항구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