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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2024. 7. 1. 체코여행

by 아~ 네모네! 2024. 7. 17.

대박 여행

 

이현숙

 
기간 : 2024년 7월 1일 ~ 2024년 7월 7일
장소 : 체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독일 여행을 마치고 일행들과 헤어져 7명만 체코 여행을 더 하기로 했다. 독일 여행만 한 팀이 가고 나자 갑자기 썰렁해진다. 2시간 반을 더 기다리며 시간을 죽였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는 어린이 놀이터도 있다.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참 잘 생각한 것 같다.

 
7월 1일 프라하
  밤 10시 15분 비행기를 타고 프라하 공항에 내리니 밤 12시가 넘었다. 공항 옆 매리오트 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새벽 1시도 넘고, 씻고 자려니 새벽 3시가 됐다.
 
7월 2일 체스케 슈비차르스코 국립공원
  식사하러 내려가니 우리 팀이 아무도 없다. 다들 잠에 빠졌나 보다. 식당 문에 들어서니 오른쪽에 사과와 과자가 놓여있고 가져가라고 'GRAB N GO'라고 쓰여있다. 사과 한 개와 과자 한 개 가지고 나왔다. 식당에서 뭘 가져 나오려면 죄인 된 기분이었는데 당당하게 가지고 나올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음식을 담으며 돌다 보니 김치와 라면도 있다. 한국말로 국수를 넣고 국물을 부으라고 써놓았다. 여기 한국 사람 엄청 많이 오나 보다. 뭔가 대접받는 기분이다.

 
  오늘 렌트한 차는 흰색 벤츠다. 번호가 1122라 외우기도 쉽다. 오늘은 일정을 바꿔 쳬스케 슈비차르스코 국립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최 사장님이 핸드폰이 없단다. 아무리 카톡 전화를 해도 차에서는 소리가 안 난다. 잠시 전에 차 대려던 곳에다 흘렸나 싶어 김 사장님과 최 사장님이 차를 타고 다시 그 자리로 갔다. 여자들 5명은 주차공간을 빼앗길까 봐 지키고 있었다. 다른 차들이 자꾸 들어오려고 해서 그때마다 가로막고 X자를 그으며 못 대게 했다.
  정연씨가 혹시 찾았나 하고 전화를 해보니 역시 안 받는다. 포기하려는 순간 명수 씨 전화가 울린다. 최창욱 님이다. 찾았구나 싶어 다들 안심했다. 나중에 물으니 차에 있었단다. 우리가 있던 곳에서는 로밍이 안 돼서 안 울렸는데 마을 쪽으로 내려가니 통화음이 들렸다는 것이다. 오늘 핸드폰 찾는데 일등 공신은 정연씨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체코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체스케 슈비차르스코공원으로 걸어갔다. 프라비체 게이트(Pravčická Gate)는 보헤미안 스위스 국립 공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큰 사암 바위 문이다.
  길이 넓고 평탄해서 걷기 좋다. 바늘꽃과 디기탈리스가 만발이다.

 
  나무껍질에 여기저기 이름이 새겨져있다. 나무껍질에 이름 새기는 사람은 어디나 있나 보다.
바위구멍에 꽃다발을 끼워놓은 사람도 있다.

 
  산불이 났는지 불탄 나무들이 참 많다. 새로 나온 자작나무들이 싱그럽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할 때 나온 세대는 다 죽고 광야에서 새로 태어난 신세대들만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 같다.

 
  곳곳에 산불 난 사진과 설명문이 있다.
'나는 어디도 가지 않습니다. 단지 변할 뿐입니다.'
라는 글귀에 공감이 간다.

 
  지그재그 길을 한참 올라가니 갑자기 눈앞에 신천지가 나타난다. 어마어마한 아치다. 입이 쩍 벌어진다. 미국의 아치스 공원에 있는 아치와 비슷하다.

아치 옆에는 카페도 있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아치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여기저기서 사진 찍기 바쁘다. 이번 여행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여기다. 점수를 매기자면 A+++이다. 다시 내려와 버스정류장까지 오니 김 사장님이 번개같이 내려가 우리 차를 끌고 온다. 차를 타고 4시간 달려서 오늘의 숙소가 있는 올로모우츠로 갔다.
  가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떤다. 재숙 씨는 효자 아들을 뒀다. 작은아들이 전공의라 요새 논다고 서울에서 목포까지 내려가서 엄마를 태우고 인천공항까지 태워다 줬단다. 한국에 간 순희 씨는 한국시간 새벽 1시에 사진 올리고 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잠이 안 오나 보다.
  독일말도 모르는데 체코말은 더더욱 모르니 이정표가 나와도 도통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마늘을 까러 끌려가는지 새우 잡기 배에 끌려가는지 모르겠다.
  올로모우츠에 도착하여 호텔에 차를 세우고 식당부터 찾았다. 스테이크와 샐러드에 재숙 씨가 가져온 멸치볶음과 볶은 김치를 곁들이니 환상이다. 재숙 씨 친구가 잘 다녀오라고 멸치볶음을 한 보따리 해줬다는 것이다. 순환 씨 친구는 간식을 한 박스 보내줬다고 하더니 친구들을 참 잘 뒸다.
방에 와 씻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7월 3일 올로모우츠
  차 뒤쪽에 트렁크를 다 실어보려고 의자를 앞으로 밀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 밀어 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결국 포기하고 어제처럼 두 개는 좌석에 실었다.

 
  호텔을 출발하여 호르니광장으로 갔다. 여기서 교환교수로 있는 여자도 만났다. 반갑다.

 
  마리엔 기둥이 멋지다는데 공사 중이라 아쉽다.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생모리츠 성당 종탑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려니 무릎고뱅이가 아프다. 오늘은 조금 걷는다고 해서 파스도 안 붙였더니 낭패다.

 

 
  종탑 위쪽에는 큰 종이 네 개나 매달려있다. 옥상으로 올라서니 올로모우츠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성 미카엘 대성당도 보인다. 내려올 때 갈림길이 있어 다른 쪽으로 내려오니 아래 문에서 만난다.

 
  밖으로 나오니 커다란 십자가가 보인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며 보니 영어로 글씨가 쓰여있다.
세 면에는
What did you do, pope?
What do you do, pope?
What will you do, pope?
라고 쓰여있다. 교황님은 여기를 지날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점심 식사는 중국집으로 갔다. 건물 밖에 요리 사진이 있고 번호가 매겨져 있다. 각자 원하는 걸 찍어서 김 사장님께 카톡으로 보냈다. 갈수록 여행 노하우가 쌓인다.

 
  길을 걷다 보니 스메타나 공원도 보인다. 스메타나는 체코의 국민 음악가로 '나의 조국'을 작곡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몰다우가 가장 좋다.

 
  올로모우츠 시청사 건물에 천문시계가 있다. 프라하에 있는 시계와 똑같은데 12사도 대신 노동자들 인형이 돌아간다.

 
  차를 타고 발티체로 갔다. 리히덴슈타인공의 궁전에 있는 와인 살롱을 보았다.

 
  와인 살롱 벽에는 동전들을 붙여놓았다. 바위벽에 동전 붙이기 좋아하는 것은 만국 공통이다. 천장에도 붙어 있는데 떨어지지 않는 게 희한하다. 혹시 본드로 붙였나?
  궁전 뒤에 있는 정원도 멋지다. 어린아이들이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성 밖으로 나오니 아빠와 딸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 또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인생 뭐 있나 이런 게 행복이지.

 
  아이스크림 집에 가서 본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체코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을 혓바닥으로 핥아먹는다.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릴 일이 없으니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다음은 레드니체성으로 갔다. 이 성도 정원이 기막히다. 파리의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이 생각난다.

 
  길을 걷다 보니 웬 강아지가 문에 묶여있다. 주인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늘상 있는 일인지 얌전하게 앉아있다.

 
  레드니체성에서 나와 오늘의 숙소가 있는 브루노로 갔다. 마리오트 호텔인데 엄청 멋지다. 바에서는 라이브로 피아노 연주도 한다.
  오늘 저녁은 짐을 줄이기로 했다. 김 사장님이 여태 끌고 다니던 라면과 햇반, 김으로 해결했다. 낮에 와인 살롱에서 최 사장님이 사 온 와인까지 곁들이니 진수성찬이다.

 
 
7월 4일 텔치
  이 호텔 로비 벽에 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한 손에는 와인 잔을 들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로마 병정의 야릇한 웃음이 묘한 느낌을 준다.

 
  김 사장님은 오늘도 차 의자와 씨름이다. 어떻게든지 해결해보려는 노력이 존경스럽다. 텔치를 향해 가다가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었다. 고속도로 주유소는 비싸다고 조금만 넣었다.
  텔치인지 꽁치인지 가는 길이 엄청 좁다. 시골길을 꼬부랑꼬부랑 찾아가는데 중간에 길도 막히고 다리 공사하느라 돌아돌아 갔다. 막상 도착하니 신천지가 안전에 전개된다.

 
  우선 식당으로 갔는데 의자마다 담요가 놓여있다. 웬 담요인가 했더니 곧 알겠다. 쌀랑하니 춥다. 종탑 꼭대기를 보니 사람이 보인다. 우리도 올라가기로 했다. 시니어는 30코루나다. 나선형 계단이 어찌나 좁고 가파른지 아찔하다. 중간에 예쁜 그림들이 있다. 이런 종탑은 처음 본다.


  종탑에서 내려다보는 텔치가 기막히다. 텔치 종탑 위에 방명록이 있기에 나도 이름을 썼다.
HYUN SOOK LEE,
SOUTH KOREA
2024. 7. 4 라고 썼다.

 
  텔치는 강추다. 내려와서 기념품 가게에 들러 집 몇 채씩 샀다.
다시 차를 몰고 체스키크놈노프로 갔다. 유명 관광지답게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체스키크롬노프성으로 올라갔다. 성으로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난간에서 아래를 보고 있다. 웬일인가 다가가 보니 곰 한 마리가 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망토 다리에서 바라보는 시내 전경이 그림 같다. 시내를 휘감아 흐르는 블타바강이 환상이다. 여기서 래프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김 사장님은 운전까지 하느라 더 바쁘다. 오늘 아침에도 의자를 앞으로 밀어 보려고 개고생했다. 하지만 항상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초긍정 마인드다. 그래서 같이 다녀도 늘 마음이 편하다.
  체스키크롬노프를 떠나 오늘의 호텔이 있는 체스키부데요비체로 이동했다. 광장 앞에 있는 자본 호텔에 들어갔다. 짐을 풀고 스시집으로 갔다. 음식이 맛깔스럽다. 오늘 저녁은 최 사장님이 냈다. 10여 년간 최 사장님과 해외여행 다니며 얻어먹은 와인이 어마어마하다. 집도 사게 생겼다.
  식사 후 생맥줏집으로 갔다. 분위기가 시끌벅적하다. 맥주 맛이 달고 깔끔하다. 호텔로 돌아와 긴 하루를 마쳤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니 천장 유리창으로 별이 보인다. 눈을 감고 별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7월 5일 프라하
  프레미슬라 오타카라 2세 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예정을 바꿔 프라하로 출발했다. 오타카라는 왕의 이름이다. 양숙 씨가 프라하를 안 보였다고 하니 김 사장님이 마음에 걸렸나 보다.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프라하에 도착해 주차하고 한 건물을 보니 꼭 목매단 사람 같은 조형물이 매달려있다. 끔찍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목 매단 것이 아니고 손으로 매달려 있다.

 
  구시가지 광장과 성모마리아 교회, 시청사와 천문시계를 보았다. 매시 정각에 종이 울리며 12사도 조각상이 돌아가는 걸 보려고 뛰다시피 걸었다. 이번이 세 번째 보는데 역시나 별로다. 12사도가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들어가면 좋을 텐데 건물 안에서만 뱅뱅 돌아가니 싱겁다. 수많은 인파가 두 눈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는데 허망하다. 종소리가 끝나자 뿔뿔이 흩어진다.

 
  검은색 조각상도 있는데 얀 후스 동상이다. 그는 성직자이며 교수였는데 개신교를 지지하다가 종교재판을 받고 화형을 당했다.

 
  바츨라프광장은 프라하의 봄 봉기가 일어난 곳인데 바츨라프는 왕의 이름이다. 어느 나라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피 값을 치러야 한다.

 
  다음은 까를교를 보러 갔다. 까를교는 언제나 인산인해다.

 
  프라하를 출발하여 까를로비바리로 갔다. 온천 마을이다. 차 댈 곳이 없어서 김사장님은 차를 지키고 우리들끼리 온천물이 나오는 곳으로 갔다. 마침 세계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이란다.

 
  긴 열주 밑에 온천수가 수도꼭지에서 나온다. 컵이 없어서 손으로 받으려니 엄청 뜨겁다. 철분이 섞였는지 밑의 돌이 뻘겋게 변했다.

 

 

 
  마리안스케라즈네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식당으로 갔다. 맥주와 갈비를 먹으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오늘도 최 사장님이 맥주를 샀다. 호텔로 돌아오다가 보니 커다란 분수대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뭔가 볼거리가 있나 보다 하고 기다리니 과연 아름다운 노래가 나오며 멋진 쇼가 펼쳐진다. 노래하는 분수다. 보는 건 좋은데 어찌나 추운지 한여름에 얼어 죽게 생겼다. 피서는 제대로 왔다.
 

 

추위에 쫓겨 부지런히 호텔로 돌아오는데 웬 남자가 투명한 공을 들고 공연을 한다. 얼굴이 깎아낸 듯 조각상처럼 멋지게 생겼다. 더 보고 싶지만 추워서 그냥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7월 6일 클라드스카
새벽에 일어나 호텔 앞 공원 산책을 했다. 평화롭다. 콜로나다(列柱열주)가 멋지다.
 

  연못 분수에 쌍무지개가 떴다. 이번 여행 또 하나의 선물이다.

 
  호텔로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타니 벽에 접는 의자가 붙어 있다. 힘든 사람은 앉으라는 뜻인가보다. 이런 엘리베이터는 처음 본다.

 
  호텔에서 10분 정도 차 타고 클라드스카로 갔다. 여기서 자연보호구역 호숫가 트레킹을 했다. 데크가 깔려있어 걷기도 좋다. 하늘색과 물색이 인간 언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 이건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 인간 언어의 한계를 절감한다.

 
  한 부부가 어린 딸을 데리고 걷고 있다. 행복해 보인다. 이게 인생이지 싶다.

 
  이런 자연 속에 안겨 있으면 세상에 부러운 놈 하나 없다. 이 세상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멋진 선물을 받고도 감사할 줄 모른다면 도둑년 심보라는 생각도 든다.
  트레킹을 마치고 재숙 씨가 커피를 냈다. 앉아서 마시다가 재숙 씨가 가족사진을 보여준다. 최 사장님이 재숙 씨 남편 사진을 보며 생각이 깊게 생겼다고 하자 재숙 씨가 맞는다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각별했다고 하며 눈물을 짓는다. 바라보는 우리도 눈물이 절로 난다. 수다를 떨며 울다가 웃다가 똥구멍에 털 날 지경이다. 울다가 웃으면 똥구멍에 털 난다는 말은 왜 생겼을까? 철이 들면 음모가 나서 그런 건가?
  이번에는 맥주의 도시 플젠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라거 공법이 최초로 개발된 곳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넘으려니 주유기 호스 구멍 크기가 안 맞아 호스를 꽂을 수가 없다. 김 사장님이 안으로 들어가 얘기하니 주인 여자가 나와 다른 주유기로 가란다. 주유기 호스 크기 안 맞는 곳은 처음 본디.
  플첸 맥주 공장에 가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여기서 햄버거를 사서 먹고 기념품점에도 들렀다.

 
  플첸을 떠나 프라하 공항으로 갔다. 공항 벽에
Be a traveller,
not a tourist.라고 쓰여있다.
뭔 소린지는 잘 모르겠는데 관광객이 되지 말고 진정한 여행자가 되라는 뜻인 듯하다.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한 후 바구니를 앞쪽으로 끌어왔더니 검색대 직원이 "감사합니다."하고 한국말로 한다. 흐뭇하다. 여기는 물도 통과된다.
  비행기를 타자 소나기가 쏟아진다. 이번 여행에선 타면 비 오고 내리면 햇빛 난다. 다들 날씨 복을 엄청나게 타고났나 보다.
 
7월 7일
  비행기에 올라 기내식 두 번 먹고 영화 두 편 보니 인천이다. 그동안 함께 해준 여러분과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준 김 사장님 덕에 17일간의 여행을 무사히 잘 마쳤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다가 사가정역 신호등 앞에서 우리 교회 권사님을 만났다. 이제 오느냐고 하며 집에 가면 아무것도 없을 텐데 집에 가 먹으라며 참외 두 개를 준다. 계속 걸어가는데 내 모습이 힘들어 보였는지 웬 아저씨가 “어디까지 가시는지 끌어다 드릴까요?” 한다. 다 왔다고 사양했다. 집에 도착하니 냉장고에 몇 가지 반찬들과 참외 두 개가 들어있다. 아들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니 장모님이 반찬을 주셔서 갖다 두었다는 것이다. 주위에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서 흐뭇하다. 아직은 이곳이 살만한 세상인가보다.
 
  이번 여행은 하루하루가 대박인 대박 여행이다. 먹기는 많이 먹었지만 안 먹어도 배부른 여행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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