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 다있소
이현숙
산책 후 다이소에 갔다. 물걸레 청소포도 사고 예쁜 봉투도 샀다. 설날이 다가오니 손주들에게 세뱃돈 줄 때 쓰려고 설 분위기가 나는 걸로 골랐다. 다이소에는 참 다양한 물건들이 많다. 심심할 때 들러서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요즘 우리 집에 다이소 물건이 많아졌다. 5번 동생이 집수리하느라 한 달 반 정도 우리 집에 와 있었다. 싱크대 덮개도 사다 놓고 솔도 다양하게 종류별로 사다 놨다. 병을 닦는 솔을 사 왔는데 입구가 작아서 잘 안 들어가자 자기 집으로 간 후에 더 작은 걸로 두 개나 사서 보냈다. 이 솔로 몇십 년 동안 닦지 않던 보온병을 속까지 깨끗하게 닦았다. 화장실도 욕실용 솔로 이 구석 저 구석 깨끗하게 닦았다. 동생은 나보다 열 살이나 어린데 매사에 나보다 열 배는 야무지다. 마룻바닥도 때가 껴서 시커멓게 변했는데 무엇으로 닦았는지 나 없는 동안에 뽀얗게 닦아놨다. 동생 덕에 새집 됐다.
나는 냉동실에 이것저것 마구 쑤셔 넣는다. 이걸 본 동생이 다이소에서 크고 작은 바구니를 사다가 잘 정리해 놓았다. 쓰레기통 같던 냉동실이 산뜻하게 변했다.
다이소는 일본 기업이라는 말이 있어 갈 때마다 조금 께름칙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 자본 비율이 더 높다는 소리도 있는데 정확한 건 잘 모르겠다. 다이소라는 이름은 '다 있소'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원래 유래는 일본 다이소를 운영하는 大創産業(대창산업)의 大創(대창)을 일본식 발음 그대로 '다이소'라고 했다고 한다. 어찌 되었건 다이소에는 말 그대로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문구류에서 식기류, 욕실 제품에서 인테리어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 거기다 값도 저렴하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나도 다이소 같은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없는 것 없이 다 갖추고 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구 나누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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