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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022. 3. 30. 잘난 스키

by 아~ 네모네! 2022. 4. 10.

잘난 스키

이현숙

 

  20222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 때문이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에게 천연가스를 수출할 때 사용하는 송유관이다. 본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땅이었기 때문에 평지가 많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이 관을 설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독립하면서 러시아는 많은 양의 가스관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원래 자기 땅이었으면 내지 않았을 사용료를 내야 하니 러시아로서는 불편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로서는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국경이 붙어있다. 그래서 더욱 우크라이나를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대부분 국가는 이 전쟁이 며칠 만에 끝나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을 깨고 한 달 이상 강경하게 버티고 있다. 그 나라 국민의 애국심도 대단하겠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불타오르는 열정이 감명 깊다.

  전쟁 중 부상당한 병사들을 찾아 병문안하는 모습도 그렇게 인간적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우크라이나의 영웅이 되었나 보다. 대통령으로서의 권위 보다는 국민을 사랑하는 모습에 온 세계가 감동하는 것같다.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수수한 티셔츠 차림이다. 군복을 입은 모습도 카톡방에 돌아다닌다. 부인도 군대에 갔는지 부인의 군복 차림도 보인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남자들은 본국에 남아 전쟁을 치르고 여자와 아이들은 주변국으로 피난 가는 모습이 연일 보도된다. 이런 애국심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처음에는 젤렌스키가 코미디언 출신이라고 약간 비하하는 발언도 나오더니 점점 영웅으로 바뀌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78125일 우크라이나 중부에 있는 크리비리흐에서 유대인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아버지인 올렉산드르 젤렌스키는 크리비리흐의 경제 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어머니인 림마 젤렌스키는 공학자였다.

  젤렌스키도 처음부터 코미디언이었던 건 아니고 키예프 국립 경제 대학교의 크리비리흐 캠퍼스에서 법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변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였는데 법학자의 길을 끝내 걷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관심도 있고 주변에서 인정받은 연기력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고 17살에는 우크라이나의 유명 경연 프로그램인 KVN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그는 20살 때 우크라이나 대표팀으로 참가해 우승까지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가 코메디언의 길을 걷는 계기가 되었다.

  코미디언이자 연예인으로 잘 나가던 젤렌스키의 운명이 바뀌게 된 건 2015년에 방영된 '국민의 종'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이었는데 젤렌스키는 이 프로그램에 나와 30대 교사 역을 했다. 대략적인 시트콤의 줄거리는 부패한 정치에 진절머리를 느낀 역사 교사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부패한 정치를 몰아낸다는 내용이었다. 이 시트콤이 무려 40~5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후에 영화로도 제작된다. 그는 그냥 인기 많은 코미디언이 아니었다. 젤렌스키 말 그대로 우크라이나의 국민 영웅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많은 기자들은 젤렌스키에게 진짜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냐고 종종 물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5대 대통령인 페트로 포로센코 대통령은 러시아에게 국토를 유린당하고 각종 의혹이 터지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청렴한 대통령을 원하게 된다.

  20183, 젤렌스키는 시트콤 속 정당의 이름을 따서 '국민의 종'이라는 당을 창설했고, 1231일 대선 출마를 하게 된다. 결국 2019331일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롤 모델로 우리나라를 언급한 적이 있다. 대선 후보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라며 한국은 발전할 수 있고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전쟁 이후 이 말이 커뮤니티에 퍼지고 그가 키이우에서 결사 항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국민들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

  카톡방에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글이 마구 돌아다닌다. 한 마디로 젤렌스키는 영웅이고 문재인은 역적이라는 것이다. 젤렌스키를 찰스 채플린에게 비유하며 채플린이 처칠이 되었다고 추켜세웠다. 젤렌스키는 잘난 스키가 되었고 문재인은 못난 재인이 되었다.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씁쓸하다. 그래도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자꾸 칭찬하면 더 능력 있고 멋있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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