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2. 3. 26. 선과 악

아~ 네모네! 2022. 3. 26. 14:16

선과 악

이현숙

 

  호주로 이민 간 친구가 카톡방에 교황님의 권고영상을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순절 단식기도 권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면서,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또한 최초의 남반구 국가 출신이자 이중국적을 보유한 교황이기도 하다. 시리아 출신이었던 교황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 만에 즉위한 비()유럽권 출신이다. 프란치스코는 라틴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 독일어 , 포르투갈어, 영어 , 우크라이나어 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인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플로레스 태생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이주한 회계사 마리오 호세 베르고글리오와 그의 아내 레지나 마리아 시보리 사이에서 태어난 5남매 중 장남이다. 부친 마리오는 아스티현 포르타코마로에서 태어났으며, 모친 레지나는 북이탈리아태생이지만 고향은 부에노스아이레스다.

  베르고글리오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에 소속된 원죄 없으신 잉태 신학교에 들어가 신학생이 되었으며, 그로부터 3년 후인 1958년 예수회에 입회하여 수련기를 시작하였다. 젊은 신학생 시절에 그는 삼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한 여성을 만나 그녀의 지성과 아름다움을 보고 잠시 사랑에 빠진 적도 있었다.

  2013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고령으로 인한 직무 수행의 어려움을 이유로 스스로 교황직을 사임하자 콘클라베가 소집되었다. 그리고 다섯 차례의 투표 끝에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2/3의 표를 얻어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10년째 교황직을 맡고 있다. 온 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교황이다. 그가 사순절 기간을 맞아 단식에 관한 권고문을 낸 것이다. 내용을 보면

걱정을 단식하고 하나님을 신뢰하세요.

불평을 단식하고 단순함을 묵상하세요.

슬픔을 단식하고 감사로 채우세요.

쓰라림을 단식하고 여러분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세요.

남을 사냥하는 말을 단식하고 상냥한 말을 사용하세요.

비관주의를 단식하고 희망으로 채우세요.

이기심을 단식하고 다른 사람에게 연민의 마음을 가지세요.

원한을 단식하고 화해하세요.”

  모두 옳은 말이다. 공감이 간다. 밥을 굶으라는 단식이 아니라 천만다행이다. 하긴 이걸 지키는 것이 천 배, 만 배 더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런데 어떻게 이토록 좋은 말만 할 수 있을까? 우리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이렇게 선한 말만 쏟아내면 내면에 악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바울도 로마서에서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다고 한탄하였다. 우리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항상 존재하는 것 같다. 완전한 선인도 없고 완전한 악인도 없다. 선을 다 쏟아내면 악만 남을 지도 모른다. 악행을 일삼는 죄인에겐 선만 남아있는 게 아닐까?

  마취에서 깨어날 땐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마구 쏟아낸다는데 어쩌면 나도 온갖 욕설을 내뱉을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미운 마음, 못된 생각을 깊숙이 숨기고 있다가 무의식중에 본심을 드러내어 더럽고 추한 것을 마구 쏟아낼까 봐 겁난다.

  평소에 미리미리 악행도 하고 욕도 하고 하다못해 나쁜 글이라도 써서 속을 깨끗하게 비워야겠다. 집안의 쓰레기는 미리미리 치워야 깨끗해지듯이 우리 마음속 찌꺼기도 생기는 즉시 바로바로 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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