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2017. 4. 8. 하와이 기행문 3 (빅아일랜드)

아~ 네모네! 2017. 5. 5. 22:15



빅아일랜드 1 ( 48)


- 코나 -

   빅아일랜드는 하와이에 있는 여러 개의 섬 중 가장 큰 섬이다. 지금도 화산활동을 하며 용암이 끊임없이 흘러내려 섬의 크기가 계속 커지고 있다. 코나공항은 우리나라 너와집처럼 전통적인 모양을 살린 공항이다. 공항 앞에는 훌라춤인지 뭔지를 추는 여자들의 동상이 눈에 띠기에 우리도 그 앞에서 흉내 내며 찍었다.


   코나 공항은 유명세에 걸맞게 사람들과 차가 바글바글하다. 렌트카 셔틀버스를 타고 허츠 회사 앞에 내리니 전광판에 제부의 이름과 빌릴 차가 19번 자리에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 회사에 들어가 수속절차 밟을 필요도 없이 곧장 19번에 있는 차에 짐을 싣고 공항을 빠져 나왔다. 참 세상 편해졌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이억 만 리 미국 땅에 있는 차를 입맛대로 골라서 렌트할 수 있고 즉시 차를 찾을 수 있으니 기가 막히다. 마우나케아 산 꼭대기에서 일몰을 보려면 비포장 산길을 올라가야해서 4륜구동으로 빌렸다.

   오늘의 숙소인 하푸나 비치 주립공원으로 가니 관리인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망설이는데 한 백인 아저씨가 다가와 도와주겠다고 한다. 우리가 5번 숙소라고 하니 자기는 3번 숙소에 있는데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아저씨 덕분에 숙소를 찾아 가니 문이 잠겨있다. 인터넷 예약할 때 비밀번호를 누르니 문이 즉시 열린다. 이것 참 생각할수록 신통방통하다. 열쇠를 받을 필요가 없으니 관리인이 상주할 필요도 없고 다른 고객이 들어올 때는 비밀번호만 바꾸면 되니 열쇠 만들 필요도 없다.


   A형으로 된 방갈로 같이 생긴 집이다. 전기는 들어오지만 수도는 집 밖에 있다. 공동 취사장과 공동 샤워실이 있으니 그걸 이용하면 된다. 짐을 숙소에 들여놓고 곧장 마우나케아 산으로 일몰을 보러갔다. 마우나케아는 고도가 약 4200m나 된다고 하여 고소약을 먹고 출발했다.

 

- 마우나 케아 일몰 -

   비지터센터에 가니 많은 사람들이 고소적응을 하느라고 거기서 비디오를 보며 기다리고 있다. 건물 입구에는 뜨거운 물과 설탕이 준비되어있다. 물을 자꾸 먹으며 속을 가라앉히려고 해도 속이 미식 거려 견디기 힘들다. 우리 세 자매는 중국 갔을 때 받았던 액체 고소약을 또 먹었다. 제부는 고소약 먹으면 부작용 생긴다고 그냥 버틴다.

   마당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있는데 다들 들여다보기에 우리도 보니 태양이 보인다.



   얼마간 기다리다가 다른 차들도 정상을 향해 출발하기에 우리도 출발했다. 조금 가니 비포장 길이 나오는데 경사도 급하고 커브도 심해서 곡예를 하는 것 같다. 비지터센터 건물 지붕이 까마득히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마우나로아 산의 평평한 능선이 아름답다. 그 능선 위를 걷고 싶다.


   계속 올라가니 천문대 건물이 나오고 작은 주차공간이 있다.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장난 아니다. 4천 미터가 넘은데다 해 까지 떨어지려하니 추위가 매섭다. 사람들은 건물 뒤에 바짝 붙어 바람을 피하고 있다. 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또 생 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었다. 고소에서는 행동을 조신 조신 조심해야하는데 깜빡하고 또 생 쇼를 벌였다.

   그렇지 않아도 칼바람에 살을 에는 듯한데 한 무리의 젊은 남녀가 올라오더니 한 청년이 옷을 홀랑 벗고 수영 팬티 바람으로 젊음을 과시한다. 이것 참 젊은 수컷의 도가 넘는 과시욕은 막을 길이 없다. 하긴 자신의 DNA를 전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지도 모른다.


   구름 속으로 찬란하게 가라앉는 해를 보고 신속히 산 아래로 차를 몰았다. 사방은 금세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는다.

 

빅아일랜드 2 ( 49)

- 푸우코홀라 헤이아우 국립 역사 유적지 -

   북쪽 끝에 있는 땅끝 마을 와이피오로 가다가 바닷가에 있는 역사 유적지를 보러갔다. 푸우코홀라 헤이아우라는데 발음하기도 힘들다. 바닷가로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주민들도 애용하는 듯하다.


   바닷가에 고목이 쓰러져 있어 세 자매가 기어올라 사진을 찍었더니 우리 모양이 재미있었는지 백인 여자 셋이서도 기어 올라가 우리와 똑같은 포즈를 취하며 찍어달라고 한다.


   공원 안에는 옛날 성벽도 있고 그 때의 전쟁 시설물 같은 것도 재현해 놓았다. 비지터 센터 안에는 하와이를 통일한 카메하메하 왕에 대한 전설도 전시되어 있었다.


- 와이피오 땅끝마을 -

   빅아일랜드 북쪽 끝에 있는 코할라 마을에 가면 하와이를 통일한 카메하메아 왕의 동상이 있다. 왼손에는 칼을 들고 오른 손은 높이 올려 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는 듯하다. 우리도 이 폼을 흉내 내며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동쪽으로 가면 해안가에 와이피오 계곡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안 절벽이 멋지다.


- 아카카 폭포 -

   19번 도로를 타고 동쪽 해안을 돌며 내려오다가 아카카 폭포에 들렀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낙폭이 제법 높았다.

 

- 레인보우 폭포 -

   아카카 폭포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오니 레인보우 폭포가 나타난다. 장난기 많은 4번 동생이 폭포 물을 핥아 먹는 포즈를 취한다. 레인보우 폭포에 무지개는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요란하다.


   폭포 관광을 마치고 마우나케아 산과 마우나로아 산 사이에 있는 200번 도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세이프웨이에 들러 소고기와 연어회, 야채와 과일, 와인 등을 잔뜩 사가지고 와서 만찬을 벌였다. 그런데 취사장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니 주류는 먹지 말라고 되어 있다. 다시 우리 방으로 와서 와인과 안주를 먹은 후 밥은 취사장에서 먹었다. 연일 술과 고기를 배터지게 먹어대니 한국 갈 때는 굴러다니게 생겼다.

 

빅아일랜드 3 ( 410)

- 콜로코 호노코하우 국립 역사 공원 -

   코나에는 커피가 유명하다고 커피 농장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일러 농장을 안 열었을 것 같아 바닷가 역사 공원에 들렀다. 이름도 무지 어려운 콜로코 호노코하우 공원이다.


   호노코하우 항구로 가니 배들이 평화로이 정박되어있다.


   비지터센터로 돌아오니 무슨 동아리 회원들인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배우고 있다.

 

- 도우토르 커피 농장 -

   조 커피농장을 찾아가다가 네비가 다 왔다고 하여 내리니 엉뚱한 농장이다. 일본 사람이 하는 농장인지 일본말도 쓰여 있고 일본 단체 관광객도 내린다. 입구에 입장료 5달러를 넣으라고 되어있어 우리도 넣었다. 이건 농장이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일본 정원이었다.


   생강나무꽃과 파인애플 나무도 잘 가꾸어 놓았다. 멋진 수영장 같은 것도 있는데 야자수와 어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본 관광객들은 커피를 사느라고 부산한데 우리는 사진만 찍고 다시 올라왔다. 입장료라도 내니 덜 미안하다.


   올라오는 길에 무슨 열매가 있고 깔 수 있는 도구도 있다. 제부가 보니 아까 일본 관광객 가이드가 여기서 열매를 까서 관광객들에게 먹어보라고 했단다. 우리도 거기 놓인 열매를 까서 맛을 보았다. 까고 보니 마카다미아 열매다.

 

- 조 커피 농장 -

   여기서 나와 조금 더 가니 조 커피 농장이 나온다.


   농장 안에는 커피나무도 있는데 한창 꽃이 피었다. 건물 안에서는 커피도 팔고 코나 조 커피를 하루 4잔 마시면 16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벽에 써 붙였다. 무슨 암을 예방한다, 기억력을 증진시킨다, 파킨슨병이 안 걸린다는 둥 만병통치약 같이 써 놨다.


- 카 라에 땅 끝 마을 -

   어제는 북쪽 땅 끝 마을에 갔는데 오늘은 남쪽 땅 끝 마을로 갔다. 해안을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다. 땅 끝에는 무슨 도르래 같은 게 달려 있고 바다로 내려가는 철사다리가 있다. 스킨스쿠버 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바다로 내려간다고 한다. 주변 해안 절벽이 기막히다.



   안쪽 땅에는 큰 구멍이 뚫려있는데 바다 쪽으로 난 구멍을 통해 파도가 드나든다. 보고 있으면 파도에 휩쓸려 구멍으로 빨려 들어갈 듯하다.


   근처에는 넓은 목초지가 있는데 바람이 어찌나 강한지 모두 바다를 향해 쓰러져 있다. 이 잡초의 모양을 흉내 내며 쓰러지는 모양으로 사진을 찍었다.


- 푸날루우 블랙샌드 비치 -

   동쪽 해안을 따라 올라오다가 거북이가 자주 나온다는 푸날루우 블랙샌드 비치에 갔다. 검은 해변에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거북이가 어디 있나하고 해변을 돌아다녀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바다 속에서 놀고 있나보다. 우리도 폼 잡으며 사진 찍기를 즐기다가 그냥 나왔다.

 

- 볼케이노 국립공원 -

   볼케이노 국립공원 안에 있는 코지아파파네 커티지에 숙소를 정했다. 숙소 앞에 차를 대고 열쇠를 찾으니 도무지 어디 있나 보이지 않는다. 그랬다고 넘버로 여는 열쇠도 아니다. 제부가 예약할 때 인터넷에 있던 설명서를 찾아 한참을 읽었다.


   설명서에는 열쇠함을 여는 비밀번호와 관리자의 전화번호, 커티지를 찾아오는 방법, 와이파이 비밀번호, 샤워실 손잡이 트는 법, 등 세세한 설명이 있었다. 겨우 열쇠를 찾아 안으로 들어가니 환영한다는 쪽지와 초콜렛이 기다리고 있다. 숲속에 있는 한적한 집이라 창밖 풍경이 황홀하다.


   짐을 들여놓고 킬라우에아 비지터센터로 갔다. 안내도를 보며 대충 볼 것을 정하고 우선 라바 튜브를 보러갔다. 용암이 흐르며 뚫린 동굴이다. 한쪽 구멍에서 땅으로 내려간 후 한참을 가서 반대편 구멍으로 나가게 되어있다.


   동굴로 가는 길에는 무성한 고사리나무 숲이 우거져 고생대로 되돌아간 것 같다.


- 홀레이 씨 아치 -

   볼케이노 국립공원 안에 있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즈 로드를 따라가면 바닷가까지 내려간다. 여기에 홀레이 씨 아치가 있는데 우리나라라면 코끼리바위라고 이름 붙였을 바위가 있다.


   가는 길에는 용암이 굳어져 생긴 시커먼 바위 벌판이 있는데 여기서도 꽃이 핀 것이 경이롭다. 여기서 보면 멀리 흰 연기가 솟아오르는 곳이 보이는데 바다로 용암이 흘러드는 곳이라 한다. 내일은 반대편 도로로 가서 이 용암을 더 가까이서 보기로 했다.



   코끼리바위까지 보고나니 해가 저물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나와 5번 동생을 내려주고 4번 동생 부부는 이곳에서 해먹을 식재료를 사러 세이프웨이를 찾아갔다.

   5번 동생과 나는 샤워를 한 후 있는 재료로 찌개를 끓여 놓으려고 가스레인지를 켜려니 아무리 해도 불이 붙지 않는다. 중간 밸브가 잠겼나 하고 밖에 나가 사방을 둘러봐도 잠긴 밸브는 없다.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4번 동생 부부가 오기만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밤길에 운전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나 하는 생각에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하다.

   통화도 안 되는데 만일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 둘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걱정을 하는데 장을 한보따리 보아가지고 돌아온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하니 마을까지 원체 멀어서 부지런히 달려왔는데도 이제 왔다는 것이다.

   가스레인지 불을 못 켜서 아무 것도 못했다고 하니 제부가 관리인에게 전화를 하려해도 전화도 안 되는 곳이다. 메일로 보내니 답장이 왔는데 중간 밸브는 열어놓았고 자기가 직접 오겠다고 한다. 기다리면서 4번 동생이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가스불이 켜진다. 이 레인지는 특이해서 손잡이를 돌렸다가 즉시 원 위치해야 불이 켜진다. 관리인에게 오지 말라고 메일을 보낸 후 요리를 시작했다.

 

- 킬라우에아 칼데라 속 용암 -

   늦은 저녁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오밤중에 분화구에서 끓어오르는 용암을 보러갔다. 재거 뮤지엄 앞에 차를 세우고 시뻘건 분화구를 바라보니 감동 그 자체다.

 더 가까이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집에 있는 쌍안경을 가져왔으면 좋았을 껄 하는 생각이 든다.

  펄 펄 끓는 용암이 튀어 오르는 것을 보며 우리가 저런 불덩어리 위에서 사는구나 싶고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하고 미미한 존재인가 싶다. 얇은 땅 껍질 위에서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인간은 마치 계곡물 위에 떠내려가는 낙엽 위에 사는 개미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빅아일랜드 4 ( 411)

- 이키 트레일 -

   볼케이노 국립공원 내 트레일 중에서도 이키 트레일이 유명하다고 하여 아침 일찍 트레일 헤드로 갔다. 분화구 가장자리를 따라 반원을 간 후 분화구 안으로 들어간다. 분화구 안은 마치 달나라에 온 듯 시커먼 돌투성이로 황량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그 속에서 뿌리를 박고 꽃을 피워낸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이 놀랍다.


   분화구에서 올라올 즈음부터 구름이 슬슬 밀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른 트레일 걷기를 포기하고 재거 뮤지엄이나 보러갔다. 야외 활동이 힘든지라 사람들이 모두 실내로 들어와 발 디딜 틈이 없다. 박물관 안에는 화산의 여신 펠레 그림이 많았는데 머리가 용암으로 된 것이 이채롭다.


- 칼라파나 라바 트레일(바다로 떨어지는 용암) -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조금 있으니 비가 그친다. 어차피 용암을 보려면 어두워져야하니 3시쯤 집을 나서 트레일 시작점으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니 곳곳에 자전거 대여점이 보인다. 4마일(6.4km)를 걸어가야 용암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오니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나 셔틀을 이용한다. 우리는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새카만 비포장 길을 걸어가려니 땡볕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길옆에는 새카맣고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는 용암으로 뒤덮여 있다. 그 용암을 보고 있으면 이 용암이 흐를 때 격렬한 상황이 상상되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이런 데서도 사람이 사는지 집이 나온다. 차도 있고 나무도 심어놓았다.


   종착점 가까이 가니 자전거들이 즐비하다. 모두 내려 걸어서 바닷가로 나간다. 흰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더 이상은 갈 수 없게 철책으로 막아놓고 경고문이 붙어있다. 이 부근에서 한 명이 사망하고 여러 사람이 다쳤으니 이 안으로는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용암 바위를 조심해서 걸어 바닷가로 가니 많은 사람들이 바위에 앉아 용암 떨어지는 곳을 바라보고 있다. 더 가까이 가보고 싶지만 생명 걸 일은 없으니 여기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한다.


   보트를 타고 보는 방법도 있는데 20만원이 넘는다고 하여 우리는 생략했다. 과연 보트는 용암 가까이 바다에 떠서 바라보고 있었다. 헬기로 보기도 한다는데 보트가 용암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시뻘건 용암이 보일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난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1시간가량 정신없이 보다가 사방이 캄캄해지자 다시 도로로 걸어 나와 출발점을 향해 오는데 중간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조금 오다 말겠지 했더니 점점 빗방울이 굵어진다. 일회용 비옷을 꺼내 입었지만 쏟아지는 폭우를 막을 수 없다. 사방은 캄캄한데 가끔씩 뒤에서 오는 자전거 불빛만 비친다. 굵은 빗줄기가 얼굴을 타고 목을 지나 몸속으로 파고든다. 속옷까지 폭삭 젖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 차로 돌아와 집으로 향했다.

   코나는 건조하고 날씨가 좋은데 힐로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날씨가 변한다. 코나는 빅아일랜드 서쪽에 있고 힐로는 동쪽에 있다. 이곳은 위도가 낮아 북동 무역풍대에 있기 때문에 동풍이 많이 불고 이 바람이 바다의 습한 공기를 몰고 와서 비가 많이 내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