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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025. 8. 11. 머리 좋다고?

by 아~ 네모네! 2025. 8. 11.

머리 좋다고?

이현숙

 

  망우산 1보루에 올랐다. 나는 어느 산에 갈 때나 항상 발토시를 한다. 발을 끄는 버릇이 있어서 유난히 신발에 돌맹이가 잘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계절 내내 발토시를 한다.
  한 여자가 올라오다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그 토시 직접 만든 거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며 못 쓰는 우산을 뜯어서 만들었다고 하니 좋아 보인다며 한번 벗어 보란다. 벗었더니 땅에 놓고 사진을 찍으면서 진짜 좋다고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고 감탄한다. 날보고 머리가 무지 좋은가 보다고 말한다. 토시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뒤집어 보고 바로 보고 하더니 자기도 만들어야겠다고 한다. 우산의 천을 뜯어서 대충 꼬매 고무줄을 넣으면 된다고 했더니 잘 알았다고 한다.
나는 평생동안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엉뚱한 일로 머리 좋다는 말을 들었다. 고래는 아니지만 그래도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기는 하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 IQ가 높으면 머리가 좋은 건가. IQ라는 것도 사실 인간이 만든 한 가지 측정 도구에 불과하다. 학교에서 보는 시험도 교과서를 딸딸 외어서 잘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시험을 잘 봐서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머리 좋은 건 아니다. 내 IQ가 동생들보다 조금 높기는 하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내가 제일 멍청하다. 오죽하면 동생들에게 사오정이란 소리를 듣냐 말이다. 나는 KS라는 라벨만 붙었을 뿐 완전 허당이다. 동생들은 세상 물정에도 밝고 매사에 빠리빠리하게 움직인다. 난 어리버리 멍하니 있다가 동생들이 시키는 대로 한다. 동생들이 나보다 휠씬 머리가 좋고 적응력도 좋다.
  머리가 좋다는 사람들은 통상 한쪽으로만 두뇌가 발달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다른 쪽은 아주 취약하다. 진짜 머리가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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