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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100일간의 세계일주 17

by 아~ 네모네! 2025. 2. 1.

  1월 31일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배에서 보는 우수아이아는 청명함 그 자체다. 빨리 내려서 걷고 싶다.

   항구로 나가니 크루즈배가 6대나 된다. 시내로 나가니 커다란 하얀 새 조형물이 나타난다.

   우선 흰구름이 작년에 와서 먹어봤다는 식당으로 찾아갔다. 11시부터 영업이다. 해변가를 걸으며 자연을 만끽한다. 작년에 왔을 때는 남들 쫓아다니느라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둘이서 노냐노냐 걸었다.

   해변가를 걷다보니 감옥 박물관 이정표가 있다. 구글 지도를 켜보니 걸어서  7분이다.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갔더니 감옥 박물관이 나타난다. 10시부터인데 아직 9시도 안 됐다. 슬슬 겉모양만 봤다. 정원에는 낡은 배도 전시되어 있다.

    감옥박물관 뒤로 해양박물관도 있는데 역시 안 열렸다.

   가다보니 이발소가 있긴 있는데 문이 닫혔다. 더 가서 다른 이발소가 열려서 들어가 보니 Only Man이란다. 여기서 더 가니 에비타 부부 동상이 있는 소공원이 보인다.


    계속 걸어가니 바닷가에 우수아이아라고 쓴 글씨가 있다. U자 위에 올라가 만세를 부르고 사진을 찍었다.


    다시 돌아오는데 커다란 지도 같은 조형물이 있다. 가까이 가보니 이 땅의 주권 회복을 위해 전사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국립묘지 같은 곳이다. 꺼지지 않는 불도 타오르고 있다.

    아까 봐 두었던 식당으로 오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11시 정각이 되자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가니 각 나라의 깃발이 장식돼있다. 태극기도 있다. 해물파에야와 맥주를 시켜 먹었다.

   직원이 어디서 왔느냐고 묻기에 코리아라고 했더니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아까 보아둔 씨티투어 차를 타러 갔다. 증기기관차처럼 생겼다. 12시 출발인데 시간이 있어 그 앞에 있는 정원에 들어가니 주지사가 살던 집 전통 정원이란다.


   손님이 적으니 기적만 울리며 시간이 돼도 갈 생각을  안 한다.


   잠시 후 기적 소리를 울리며 출발했다. 가다가 커다란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내려 사진도 찍고 설명도 들었다. 스페인어도 모르겠고 영어도 모르겠다.


   다시 출발하여 디아블로 라군에 섰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호수다.


   여기서 죽은 나무에 매달리기도 하고 나무뿌리에 앉기도 하며 사진을 찍었다. 옆에 작은 오솔길도 보이는데 걷고 싶었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항구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 잘 먹고 잘 놀았다.
  방에 와 쉬고 있는데 금형씨가 돌아온다. 위경련이 일어나 고생했다더니 얼굴이 핼쓱하다. 50일이 지나니 다들 한계점에 왔나보다. 난 설사가 나고 금형씨는 위경련이 일어나고 흰구름은 목이 아프단다. 남은 50일을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다.

  2월 1일  항해 1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님극으로)

   오늘은 별 스케줄이 없으니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7층 갑판으로 나갔다. 오늘은 웬일로 직원이 문 앞에 서서 문을 열어주며 인사를 한다. 밖에 나가 보니 일  하는 사람들이 없다. 날씨가 너무 추워지니 밖에서 하는 일은 중지하고 이런 일을 하라고 했나보다. 마님 대접을 받는 것 같아 좋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역시 나는 무수리과다.
  걷다 보니 한 남자가 여자를 난간에 기대게 하고 사진을 찍어준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싶다.
  배의 앞 부분은 막힌 부분이 있고 길이 좁다. 커브를 돌 때 사람들과 갑자기 맞 부딪치기도 한다. 오늘 보니 벽에 볼록 거울이 달려있다. 지금까지 못 봤다는 게 신기하다.


    몇 바퀴 돌고 들어오려니 이쪽 문에도 직원이 있다가 문을 열어준다. 모든 문에 다 서 있나 보다.
  안으로 들어오니 벽에 사진들이 걸려있다. 펭귄 사진이다. 작가는 미즈모토 슌야라는 일본인이다. 1972년생이고 요코하마에 산다고 한다.

   거의 아들 뻘이다. 귀여운 펭귄 사진을 잘도 찍었다.
   다음은 한국어 자막이 나오는 영화 웡카를 보러갔다. 2023년 제작된 영화인데 보다 보니 얼마 전 본 영화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또 봤다. 최고의 초콜렛을 만들려는 웡카에게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는다. 최고의 초콜렛을 만드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같이 나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여행도 최고의 여행은 같이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이 지상 최고의 여행일 것이다.


    4시부터 이토 치히로의 '남극과 코스타리카에서 세계 평화를  말하다.' 라는 강연이 있어서 30분 전에 극장으로 갔는데 벌써 거의 다 찼다. 시작 전에 계단까지 꽉 찼다. 사람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코스타리카 갔을 때 가이드가 코스타리카는 풍요로운 해안이란 뜻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COSTA는 해안, RICA는 풍요로운이란 뜻인가보다.
  이번은 치히로의 8번째 강연이다. 오늘 일출  때부터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고 있다. 남극권은 남위 60도 이남을 말한다. 대륙과 바다를 포함한다. 그림에서 세 번째 동그라미 안쪽이다.  


   남극 조약으로 어느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12개 나라가 관측하고 공유한다. 현재는 56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여기에는 다섯개의 조약이 있다.
1. 남극 지역의 평화적 이용.
2. 과학조사의 자유 보장.
3. 영토 주권 및 영유권 주장 동결.
4. 핵폭발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금지.
5. 이 조약을 확실히 지키기 위한 감시자 배치다.
  남미와 호주 등이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현재는 소유권이 없다.
  테쓰지씨는 여권, 비자도 필요 없이 남극을 방문했다. 미국이나 소련 기지를 방문해도 여권이 필요 없었다. 전 세계를 남극처럼 하자고 주장했다. 5년 전 돌아가셨다. 남극에 대해서는 본인이 쓸테니 코스타리카에 대해서는 치히로에게 쓰라고 했다. 몸 상태가 좋아졌을 때 틈틈이 쓰고 3개월 후에 돌아가셨다.


   1961년 남극, 1967년 우주, 1968년 중남미 등이 비핵지대 조약에 조인했다. 1962년 쿠바에 소련이 핵무기 미사일 기지를 구축하려고 했다. 미국이 강력히 반대했다. 그 후 중남미 33개국이 비핵지대 조약에 가입했다. 현재 116개국이 조인했다. 핵을 보유한 5개국도 여기에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뉴질란드와 호주 등도 핵무기를 안 만들겠다고 법을 제정했다. 오스트리아는 원자력 발전도 하지 않겠다고 헌법에 정했다. 일본 고베시는 핵무기를 가진 배는 들어올 수 없다고 선언했다.
  코스타리카는 처음으로 군대를 없앴다. 1949년 헌법을 제정했다. 경찰력은 조직하지만 군대는 없앤다고 제정했다. 지금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외적 침입 시 경찰과 경비대가 대적한다. 군함도 전투기도 전차도 없다.
  2015년 니카라과가 공격했을 때 경비대가 대응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여 해결했다. 망치로 벽을 허무는 동상 앞에 이런 문구가 있다. 호세 피게레스 대통령은 '무기는 승리를 가져오지만 법만이 자유를 가져온다.'고 했다.
  1980년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유엔을 방문하여 유엔 평화대학을 만들자고 하여 코스타리카에 설립했다.
  1983년 니카라과에 내전이 일어났을 때 미국이 코스타리카에 비행장을 만들고 게릴라를 소탕하자고 했지만 몽혜대통령은 거절했다. 어떤 국가의 전쟁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리아스 대통령은 주변 3개국 내전을 종식시켰다. 자신만의 평화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하여 198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치히로는 아사히 신문사에서 세 번 좌천당했다. 기사를 쓸 수 없는 자리로 보내졌다. 아리아스 대통령이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했을 때 신문사까지 오며 많은 얘기를 했다. 일본은 캄보디아 내전에 자위대를 파견했는데  다른 방법으로 지원하라고 했다. 의사와 간호사를 보내라고 했고 농업 기술자를 보내 식량 생산을 도와 주라고도 했다. 은퇴한 선생님들을 보내 교육 방법을 가르치라고도 했다. 아리아스 대통령은 방어 수단인 군대를 갖고 있으먼 상대방도 군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에 코스타리카가 유엔에 핵무기 금지 조약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부결됐지만 결국122표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일본 원폭 피해자들도 참여했다. 일본 정부는 채택을 보이코트 했다.
  왜 군대를 없앴는가 라고  물었더니
1. 내전에 대한 반성
2. 군대는 쿠데탁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3. 군사비가 많이 든다. 국가예산 30%를 쓰지만 큰 도움이 안 된다.
  그는 군사비를 교육비로 바꿨다. 병사 수 만큼 교사를 만들자고 했다. 코스타리카는 고등학교까지 무료다. 급식비도 무료다. 대학생도 70%가 장학생이다. 일본은 연간 300만엔의 학비가 든다. 장학금을 받아도 돌려줘야 한다. 이걸 갚는데 15년 걸린 사람도 있다. 코스타리카 대학생도 30%는 학비를 낸다. 하지만 1년에 3만엔 정도다.
  치히로의 목소리에는 신념과 열정이 가득차 있다.


   코스타리카에 갔을때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 목표를 물었더니 행복이라고 말했다. 유치원부터  평화 교육을 한다. 평화를 만들자고 하며
1. 나와의 평화.
2. 다른  사람과의 평화.
3. 자연과의 평화를 가르치고 있다.
  민주주의 교육을 위해 다섯 개개의 카드를 나누어 주고 모두 참여, 다양성을 인정, 관용성을 가지고, 대화를 하고, 연대를 만든다는 모토로 교육하고 있었다..
  학생회도 선거를 통해 정당을 만들고 정책으로 선출하며 당 대표도 선출한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는 모의 투표도 했다.
   초등학생도 위헌 소송을 한다. 입학하자마자 누구나 사랑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가르친다. 쓰레기 냄새 나서 공부 못 한다고 소송한 학생이 승소했다. 운동장에 차를 주자한 교장 선생님도 소송 당했다. 약국에 가서 약이 없다고 소송한 할아버지가 필요한 약을 전국에 비치하라고 판결했다.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대통령을 고소한 대학생도 있었다.
   코스타리카 인구 550만명 중 100만명이 난민이다. 난민에게는 5년 후 국적을 준다. 국회의원 중 반 정도 여자다. 비례대표를 낼 때 남성 다음에는 여자를 써야 한다. 다음 선거구에서는 여자 후보자를 낸 후 남성 후보자를 써야 한다.
  2020년에는 250일 동안 자연  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했다. 지열 발전을 일본에서 배웠다고 했다. 지열 발전을 일본이 수출했다. 일본은 원자력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자연 에너지는 원자력발전소 20개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코스타리카 인사는 '푸라 비다'인데 순수한 삶이란 뜻이다. 얼마나 좋은 인사인가.
  1시간 20분 강연 후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코스타리카에서 훈장이라도 줘야할 것 같다. 일본 정부는 위험 인물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살아있는 사람이다.

2월 2일  항해 2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님극으로

    오늘은 완전 로또 당첨이다. 갑판을 걷는데 작은 돌고래 깉은 애들 수 백 마리가 물 위로 튀어오르며 수영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펭귄 떼다. 잠시 후 물줄기가 뿜어져 오르더니 고래가 보인다. 머리가 물 속으로 들어가며 등이 보이고 꼬리까지 완벽하게 보인다. 잠시 후 방송이 나오는데 혹등고래와 펭귄이 나타났다고 가르쳐준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서 아쉽다.


   들어오려는데 피스보트 직원이  '남극 유람 중'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그걸 들고 사진을 찍었다.


  넬슨 가에 도착했고 곧 로버트섬에 도착할 거라고 한다. 나가보니 멀리 섬에 거대한 빙하가 보이는데 구름과 섞여 사진을 찍어도 잘 안 나온다.


    갑판에서 빙하를 그리는 여자도 있다. 색이 기막히게 환상적이다. 실물보다 예쁘다.


    그리니치섬의 빙하와 고래를 보라는 방송이 나와서 또 밖으로 나갔다. 고래가 여러 마리 보인다. 등에서 물줄기를 뿜을 때 찍으려고 하면 순식간에 들어가 버린다.
  점심을 먹고 오니 또 빙산을 보라는 방송이 나온다. 거대한 빙산이 물에 떠 있다. 커다란 섬처럼 보인다. 육지에 있는 얼음은 빙하라고 하고 떨어져 나와 물에 떠 있는 것은 빙산이라고 한다. 이 빙산을 보니 타이타닉호가 왜 침몰했는지 알 것 같다. 수잔이 방송하는 걸 들으니 이 섬의 빙하는 1만년 정도 되었고 이 빙산이 떨어져 나온 것은 2년 되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젊은 빙산이다.


   멀리 늙은 빙산도  보인다.


    이리 저리 굴러다니다가 녹고 녹아서 둥글 둥글해졌다. 사람도 젊어서는 각지고 뽄때 나게 다니다가 늙으면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쳐서 두리둥실 푸석푸석해진다.
  조금  걷고 있는데 가현씨가 온다. 인사를 했더니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찍어주긴 했는데 잘 나왔나 모르겠다. 조금 더오니 피스보트 행사 때마다 사회를 보는 키 큰 남자가 서 있다. 남극 유람 종이를 들고 같이 찍었다.


    고래도 한 번 더 보고 방으로 들어왔다. 한 번 나갔다 오면 추위에 혈액 순환이 안 되는지 골치가 딱딱 아프다.
   킹조지섬과 반달섬 사이를 지나  디셉션 섬으로 내려갔다.검은 모래와 활화산을 볼 수 있는 디셉션 섬에 왔다고 하여 나가니 구름이 낮게 깔려 수증기 나오는 것은 볼 수없었다. 형제섬 같은 것도 보였는데 가까이 가니 삼형제 바위였다.
오륙도가 아니고 이삼도다.


   그런데 제일 오른쪽 바위는 밑이 짤록하여 곧 나가 자빠지게 생겼다.


    물에 앉아 있는 새들도 있었는데 물을 박차고 날아갔다.


    화산섬이라고 하더니 붉은색 지층도 보인다. 화산이 여러 번 분출할 때아다 한 층씩 쌓인 것 같다.


    턱끈펭귄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턱에 끈이 있는지 없는지 보이지 않았다. 멀리 초지 위에 흰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금형씨가 가지고 온 쌍안경으로 보니 약간 펭귄 같기는 했다. 이걸 펭귄 봤다고 해야하나? 지린내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더니 펭귄 배설물 냄새라고 한다.


    큰 섬 옆에 있는 작은 섬은 꼭 울릉도 앞에 있는 죽도처럼 생겼다.


   디셉션 섬을 지나 계속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방송이 나와 방으로 들어왔다.
  저녁식사 후 키스 박사가 하는 남극의 얼음과 빙하에 관한 강의를 들으러 갔다. 이 박사님은 키스의 도사인가 보다.


빙하의 생성에 대해 얘기했다. 얼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엄마는 직장을 구하라고 했다. 1만 8천 전 지구는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지만 거의 사라졌다. 얼음은 계절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남극 대륙은 서쪽과 동쪽으로 구분된다. 노란 선은 산맥이다. 동남극은 지각이 두껍고 서남극에는 활화산이 많다.


   가파른 빙하도 많다. 그래서 서서히 흘러내려 떨어져 빙산이 된다. 오늘 본 빙하는 남극 대륙에서 온 것이 아니다.
  빙산의 80%는 물 속에 잠겨 있다. 빙산의 움직임을 보고 바닷물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남극반도에 있는 얼음과 암석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다. 아치형 빙산은 위와 아래에서 녹은 것이다.바닷물은 영하 1.8도에서 언다.
  물은 기체 액체 고체로 존재한다. 한 형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하려면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해야한다. 빙하는 온도와 압력으로 생긴다. 빙하는 광물과 비슷하다. 얼음이 얼면 아름다운 형태를 갖는다.
  얼음이 다 녹아도 자연 환경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눈의 밀도는 0.2정도이고 약간 녹았다 얼면 밀도가 커진다. 물의 밀도는 1인데 얼음은 0.9정도다. 그래서 물 위에 뜬다. 그 속에 공기, 먼지, 소금 등도 들어 있다. 이것으로 기후 변화를 알 수 있다. 각 층은 1년에 내린 눈의 양이다.
  높은 곳에서 축적된 얼음이 중력으로 내려온다. 남은 침전물을 모레인 즉 빙퇴석이라고 한다.
  빙하는 1년에 35km 움직이는 것도 있고 10~20m 움직이는 것도 있다. 빙하 즉 얼음강을 하늘에서 보면 이런 모양이다.


   남극 빙하는 평탄한 탁상빙하인데 탁상빙하가 떨어진 것을 타이드 빙하라 한다.


  남극점에는 평탄한 빙하만 있다. 평탄하게 떨어진 것은 그 끝이 부채꼴 모양이 된다.


    계곡 빙하는 떨어져 빙산이 된다. 빙하는 위와 아래에서 녹으므로 특이한 모양이 된다. 빙산의 모양을 보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가끔 뒤집혀서  아래가 위로 오기도 한다. 균형을 잡기 위함이다. 남극에서 어떻게 방향을 아는가. 본초 자오선을 기준으로 동서남북을 나누어 ABCD로 정한다.


   인긍위성으로 큰 빙산이 관찰되면 A에서 나온 것은 이름이 A로 시작된다. 큰 빙하가 해안가로 오면 펭귄은 이 빙하를 넘어가야 먹이를 구할 수 있다. A67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면 A67-1로 명명한다. 얼면서 소금을 방출하게 된다. 빙하가 녹으면 펭귄의 서식지가 사라진다. 하지만 매우 서서히 일어난다. 얼면서 그리즈얼음이 생긴다. 빙결 과정에 따라 2년간 배가 갇힐 수도 있다. 이런 빙하의 연구로 남극의 생성과정을 알 수 있다.
  이 강연은 방송으로 다시 볼 수 있다. 동시 통역자는 자원 봉사자들이다. 이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강연을 끝냈다.
  

   2월 3일  항해 3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님극으로

    아침에 흰구름이 준 핫팩을 허리에 대고 있으니 뜨끈뜨끈하니 참 좋다.
  아침을 먹고 있는데 방송이 나온다. 수온 1.6도이고 기온은 0도라고 한다. 서울은 영하 13도라고 하는데 서울보다 따뜻하다. 왼쪽이 남극반도이고 오른쪽은 섬이라고 한다. 갈라시 해협을 지나고 있는데 혹등고래가 보인다고 하여 나가보니 허연 물줄기를 내뿜고 들어가는 고래가 보인다. 또 빙산 위에 펭귄이 있다고 해서 나갔더니 빙산 위에 까만 점이 보인다. 찍어서 확대해 보니 펭귄이다.


     시간을 달려도 남극 반도가 이어진다. 산에 뒤덮힌 빙하를 바라보고 있자니 산과 빙하가 말을 걸어온다. 자연은 아무 말 없이 무수한 말을 한다. 빙하 속에 수 만년의 역사가 가록되어 있다. 빙하는 말 없이 말힌다. 그래서 좋다.

   물에 떠 있는 무수한 빙산을 보고 있자면 별별 모양이 다 있다. 식빵처럼 부푼 빙산도 보인다.

   가끔 다른 크루즈선도 보인다.


    많고 많은 빙산을 보고 있자면 인생의 과정을 보는 듯하다. 생로병사가 그대로 보인다. 금방 태어나서 쌩쌩한 놈이 있는가 하면 달려갈 길 다 가고 꼴깍 꼴깍 숨 넘어 가는 놈도 있다.


    남극빙하를 배경으로 한 컷 찍었다.


   고래가 보인다. 감질나게 등짝만 보인다.


   홀딱 벗고 화끈하게 보여주면 좋겠는데 겨우 꼬리 한 번 더 보여주고 들어간다. 하긴 홀딱 벗긴 벗었는데 물 속에 있는 게 문제다.


  갈라시 해협을 지났다. 날씨가 좋아 왼편에 남극 대륙의 탁상빙하가 보인다고 하여 또 나갔다.


   하긴 내 생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남극대륙이니 허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봐야겠다.
  4시 방향에 남극대륙 끝에 있는 2800미터 남극 최고봉이 보인다고 해서 또 뛰쳐 나갔다.


    루바오섬을 더 보여준다고 근처를 돌고 있다. 한 개라도 더 보여주려는 성의가 고맙다.
  12층 수영장에서 남극 유람 기념 사진 촬영을 한다고 해서 올라갔다. 많은 사람이 올라왔다. 다들 중무장을 해서 뒤뚱뒤뚱 펭귄처럼 걷는다.


   오후에는 성인식을 한다고 해서 5층으로 갔더니 계단에도 못 앉게 막아 놨다. 7층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민우씨가 남극 유람 중 팻말을 들고 와서 찍으란다.


   성인식은 매년 1월에 거행된다. 20세 되는 사람들이다. 코로나로 못 한 사람들까지 해서 30명은 되는 것 같다. 김정운 통역사도 성인이 되었다. 외대 나왔다고 한다.


   우선 사회자 유스케가 부탁의 말을 한다. 지금까지 키워주신 분들께 감사해라.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겠지만 행복한 일도 많을 것이다. 모두 여러분의 인생이다. 여러분은 특별한 존재다. 고민이 있으면 평생의 친구와 상담해라.
  다음은 미나씨가 답례로 인사말을 했다. 스페셜 성인식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가장 가혹하고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성인식을 해서 감동이다. 우리는 2개월 전에 처음 만냤지만 많이 친해졌다. 이 감동을 잊지 않고 앞으로의 인생을 잘 헤쳐 나가겠다고 하고 끝냈다.


   그 후 다나케 유스케 싸인이 들어간 증명서와 기념품 증정도 했다. 남극 땅에서 앞 길을 축복한다는 내용이다.


    그 다음 기념 촬영으로 끝냈다.


   성인식이 끝나고 다시 갑판에 나가 돌면서 끝없는 빙하와 빙산을 바라본다. 부채꼴 빙하도 보인다.


    알라스카 빙하도 보고, 남미 대륙 빙하도 보고, 그린란드 빙하도 봤지만 이렇게 장대한 빙하는 머리에 털 나고 처음이다. 하루 종일, 아니 이틀 종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 시시각각, 순간 순간 변하는 모양이 할 말을 잃게 한다. 여기 오자고 한 금형씨가 고맙다. 화요반에 젊고 쌩쌩한 사람도 많은데 나 같은 노약자를 불러줬으니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참 여행 복은 타고 났나 보다.
젠투 펭귄이 많다는 섬에 왔다. 금형씨 쌍안경으로 보니 초록색 이끼 위에 수천 마리는 있다. 지린내가 풍풍 풍긴다. 배설물 냄새다.
  조금 더 와서 펭귄 하이웨이가 있다고 해서 빙하를 보니 누런 줄이 두 개 나 있다. 점들이 보여서 쌍안경으로 보니 검은 펭귄들이 줄을 따라 수 십 마리 올라가고 있다. 경사가 제법 심한데 잘도 올라간다.  


   다시 반대편에 혹등고래가 있다고 해서 우루루 몰려갔다. 커다란 등지느러미와 꼬리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사람들이 탄성을 지를 때마다 함장님과 수잔은 흐뭇할 것  같다. 남들에게 기쁨을 주면 나도 기쁘다.
  왼쪽이 트래니치섬, 오른쪽이 남극대륙이다. 10시에 해가 질테니 일몰을 감상하라고 한다. 흰구름은 힘들다고 이제는 고래 아니라 고래 할아버지가 나와도 안 나가고 황제 펭귄이 나와도 안 나가겠다고 한다.
  2시 방향에 긴 수염고래 두 마리가 있다고 해서 나갔더니 멀어서 물줄기 두 개만 보인다.
등에 혹이 있는지 입에 수염이 있는지 물에 들어가 보기 전에는 도통 모르겠다.
  큰 구멍이 있는 멋진 빙산이 있다고 해서 또 나갔더니 앞 쪽에 구멍 난 빙산이 보인다. 독립문처럼 상겼다.
  고래 할아버지가 나와도 안 나가겠다던 흰구름도 나갔다. 빙산 할아버지가 나와서 그랬나 보다.

9시가 넘어서 또 안내 방송이 나온다. 석양을  보러 나오라. 트리니티섬에서 하루 정박한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들락거렸더니 오늘 2만보 걸었다. 남극 구경하려다 아주 골로 가게 생겼다.
  다시 밖으로 나가니 빙산 위에 있는 펭귄도 보이고 석양도 보인다. 해가 분명히 넘어갔는데 다시 나온다. 자세히 보니 해가 수평에 가깝게 지니까 산 뒤로 가려졌다가 다시 나온 것이다. 해가 진 후에 다시 나오는 건 첨 봤다. 남극은 모든 것이 상식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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