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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100일간의 세계 일주 13 (나미비아에서 브라질로)

by 아~ 네모네! 2025. 1. 21.

1월 13일  항해 1 (나미비아에서 브라질로)

  앞으로 8일간 대서양을 건너야 한다. 어제 밤부터 배의 진동이 심해졌다. 오늘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걸어 다닌다.
  아침 식사 후 갑판을 걸으려고 나가니 바람이 장난 아니다. 몸을 가누기 힘들다. 모자가 날아갈까봐 꽉 잡고 걷는다. 걷다 보니 기항지 설명회를 하는 사람이 보인다.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라고 한 다음에 "비어 맨~" 했더니 웃음을 터트린다. 이 사람은 맥주를 좋아해서 설명회 할 때마다 어떤 맥주가 맛있는지 항상 소개한다. 인생을 즐겁게 사나 보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즐겁게 한 평생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걷기를 마치고 5층에 내려가 세탁 코인을 다섯개 샀다. 한 개에 약 5000원이다. 배 안의 물가는 엄청 비싸다. 가현씨가 있기에 커텐과 하수구 얘기를 또 했다. 우리 방이 원래 2인실인데 3인실로 바꿔서 커텐이 없다는 것이다. 대리점에 연락 중이니 기다리란다. 도대체 대리점은 어디 있는지 언제나 해줄런지 모르겠다.
  오늘이 남동생 발인인데 장례는 잘 치르고 있는지 궁금하다. 추위에 고생들이 많을 것 같다. 나만 여기 따뜻한 나라에서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미안하기 짝이 없다. 동생들에게 카톡을 보내니 화장하는 중이라 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유골함을 집에 모셨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선산에 모시겠다고 한다. 나도 남편이 죽었을 때 화장하는 날 대전에 있는 장조카가 전화했다. 대전에 비가 너무 오니 다음 날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화장 후 유골함을 집으로 가져와 TV 옆 탁자에 놓으려니 아직 따뜻했다. 낭편의 마지막 체온을 느끼는 듯했다. 다음 날 날씨가 화창해서 아이들과 대던으로 내려가 가족 납골당에 모셨다.
  카톡은 되는데 블로그가 안 열리니 글을 올릴 수가 없다. 답답하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왜 고생을 사서 하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이승에 미련이 많은가 보다. 사람들과 단절되는 게 두려워서 발버둥 치는 건지도 모른다. 오늘은 요가도 없고 살사도 없고 외국어 강좌도 없으니 널널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방에 와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난다. 하우스키퍼가 정비하는 사람과 같이 왔다. 고무펌프로 뽑아올리니 물이 잘 내려간다. 흰구름이 젓가락으로 머리카락을 한 주먹 꺼내니 쑥쑥 더 잘 내려간다. 이렇게 쉬운 걸 왜 한 달이 넘도록 안 해줬는지 이해가 안 된다. 10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간 것같다.
  점심을 먹고 7층 갑판에 나가니 여전히 바람이 세다. 안내판에는 초속 17m로 나와 있다. 초속 17m면 시속으로 17×3600하면 61200m 즉 61.2km다. 시속 61km로 달리는 것과 같다. 걷는 사람도 없다. 한 여자가 나왔다가 도로 들어간다. 혼자서 서너 바퀴 돌고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와 여기 저기 송금을 했다. 인터넷이 되다 안 되다 하니 구정 때 할 송금을 미리 했다. 난 명절 때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손가락질만 한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손가락만 몇 번 까딱까딱 하는게 전부다. 아이들이 와도 밖으로 끌고 나가 외식으로 때운다. 항상 미안한 마음은 드는데 엄두가 안 난다. 한 마디로 막가파 엄마다. 올해는 크루즈 여행 중이라 이것도 생략이다.
  4시에 '바닷속 사진 모델 고래, 돌고래, 해양생물들'에 대한 영상을 보러 갔다. 레이 진이란 사람이 한다. '와일드 라이프 포토그래퍼 오브 더 이어' 최고 수상자다. 대만 사람인데 사진작가이면서 환경교육가다. 20년간 고래 사진을 찍었다.

리우데자네이루까지 함께 한 후 하선 한다고 한다. 이 많은 강사들을 비행기표 대주며 데려와서 강사료까지 주려면 돈도 많이 들겠다.
  대만 동해에는 고래류가 많이 산다. 쿠류시오 난류는 일본까지 올라간다. 고래류의 습관을 관찰했다. 6~9월까지 대만에서 촬영한다. 그는 고래 매니어다.
혹등 고래는 16m, 향유고래는 19m다. 아기는 5m다. 아기고래는 하루에 50kg씩 늘어난다.
블루고래는 숨을 내쉴 때 10m의 물기둥을 뿜어낸다. 100m 거리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고래들은 다양한 소리를 낸다. 클릭 소리, 휘파람 소리 등이다. 그 고래 앞에 있으면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커다란 콘서트 스피커 앞에 서 있는 것 같다. 혹등고래 소리 동영상도 보여주었다.

돌고래도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보통 고래와 조금 다르다. 산소통에는 산소만 들어 있는 게 아니고 일반적인 공기가 들어 있다. 호흡을 하면 공기 방울이 나온다. 고래들이 이 공기 방울을 보면 영향을 받을까봐 산소통 없이 사진을 찍는다. 숨을 참으려면 힘들다.

자신은 남태평양 통가 왕국에도 자주 간다. 7월에서 11월까지 고래들이 아기와 이곳에 온다. 통가 왕국에서 바다에 들어가면 아기 고래가 어미 고래에게 몸을 비비는 걸 볼 수 있다. 고래마다 성격이 다르고 개체마다 특성이 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면 등껍질이 엉망이 된다.
  극지방에도 1년에 한 두번 방문한다. 기온이 영하 20도 정도다. 해수는 2~5도 정도라서 들어갈 때 외부보다 따뜻하다. 하지만 결국은 점점 추워진다. 다이빙하고 나올 때 가장 힘들다. 나오면 손가락 관절이 투둑거린다.
범고래는 서로 간격을 유지하며 사냥한다. 점점 간격을 좁히며 물고기들을 몰아서 사냥한다. 엄마와 아기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모습은 역시 엄마와 아기가 함께 있는 모습인 듯하다.
  극지방에서는 캠프를 설치한다. 캠프로 돌아갈 때는 스키를 하고 집에 가는 기분이다.
  물에 얼음이 구름처럼 떠 있다. 물 속에서 하늘을 보면 물이 어는 것이 보인다.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 서부에 있다. 1960년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했다. 여기서 블루고래를 볼 수 있는데 길이가 30m정도다. 자신은 NGO와 협력하여 일한다. 동티모르에는 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관광 상품이 있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고민 중이다.

  동티모르도 국제협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자신도 이 위원회 임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자신은 주로 촬영을 한다. 앞으로도 해양보호에 기여하고 싶다. 이 강연을 들으며 이 모든 사람들의 협력으로 지구가 이나마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을 먹고 '과거의 부족듵/재회'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 방을  냐오니 복도 끝에서 팔장을 끼고 가는 노부부가 보인다. 좋아보인다. 이렇게 못 한게 후회된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 영화는 듣도 보도 못한 영화다.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나영이와 해성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다. 그들은 나영이의 가족이 이민을 가면서 헤어지게 된다. 12년 후 SNS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된다. 나영이는 이민 간 후 노라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하지만 다시 연락을 끊고 노라는 아서라는 남자와 결혼한다. 여자 친구가 생긴 해성은 12년이 지난 후 노라를 찾아 뉴욕으로 간다. 그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 처리가 압권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아서와 함께 사는 집에 해성을 초대한 것도 그렇고 해성을 떠나보낸 후 아서의 품에 안겨 우는 노라도 그렇다. 이런 노라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집으로 들어가는 아서의 모습이 아름답다.  과거의 부족이란 노라와 해성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어렸을 적 모습을 말하는 것일까? 어쩌면 과거의 부족들은 그들이 아니고 우리인 듯하다.

  1월 14일  항해 2 (나미비아에서 브라질로)

  오늘부터 다시 요가가 시작됐다. 오늘은 복부에 있는 장요근을 늘리는 운동을 했다. 배가 흔들리니 중심 잡기가 힘들다.

  요가 후 갑판을 걸었다. 수평선에는 배 한 척도 없다. 이거 왜 돈 처들여가면서 감옥살이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여기서 태어나 평생 배에서 살았다면 세상은 원래 이런가 보다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냈을 것이다. 바다도 자꾸 바라보니 나름 매력이 있다. 온갖 시름과 잡념을 날려보내기 딱 좋다.
  7층에서 어슬렁거리다 보니 벽에 펭귄 그림이 잔뜩 붙어있다. 가까이 가보니 운동회 때 응원 메시지를 적어서 붙이는 것이다. 나도 '아자 아자 화이팅!'이라고 써서 초록 펭귄 옆에 붙이고 왔다.

   요즘은 식사 때마다 아구 아구 아귀처럼 먹어댄다. 배는 맹꽁이 배처럼 뽈록 튀어 나왔다. 앞으로 두 달 지나면 가로가 세로보다 더 길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
   점심 식사 후 또  갑판을 돌고 일본어교실에 갔다. 오늘은 운동회 응원단장들이 와서 인사도 하고 응원 연습도 시켜줬다. 찾아가는 서비스다.

  살사를 끝내고 시모고 사토미의 '파벨라는 어떤 곳?'을 들으러 갔다.

사람들이 계단까지 꽉찼다. 계단에 앉아 있으려니 엉덩이도 배기고 허리도 아프다.  

슬럼가를 의미하는 파벨라는 브라질 전역에 존재한다. 중산층 주택지의 월세는 13만원 정도인데 월급이 이보다 적은 사람들이 많다. 파벨라는 빈민촌이지만 위험지구는 아니다.서민의 정감이 넘치는 곳이다. 그 중 일부만 범죄자다. 가지 않는 게 좋기는 하다. 브라질 국민은 축구를 좋아한다. 많은 아이들의 꿈도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반상회 같은 주민 조직도 있다. 여기서는 보육, 교육활동도 한다. 인권침해 시 변호도 지원해 준다. 이들도 미디어를 활용해 소통한다. 주민협의회에는 주민들 주소도 있고 공동으로 쓰는 전화도 있다. 우리 어렸을 때도 몇 집이 함께 전화를 쓰곤 했다.
  어린이집은 시설 보조금으로 운영하며 무료다. 기부금도 받아서 운영한다.
  카포에라는 격투기와 춤을 합친 무술이다. 자신의 뿌리를 이어가는 것이다.
  에코 그룹도 있다. 방학 때 아이들을 2주동안 외부로 데려가는 일을 한다. 해변이나 박물관, 영화관에도 간다. 시내 대학에도 데려간다. 이런 활동은 40년간 계속됐다. 파벨라 아이들도 학교에 가는데 방학  동안의 추억을 적어보라고 하면 추억이 없다. 그래서 이런 일을시작했다.
  코타카바나 해변 가까이 있는 파벨라에 태양 전지도 설치했다.
파벨라 투어도 있다. 파벨라 지역 공식 가이드도 있고 식당도 있다.
  GDP는 세계 11위지만 1인당 소득은 세계 101위다. 빈부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주식은 쌀이다. 소득세는 억만장자도 7% 정도만 낸다. 그래서 재분배가 안 된다. 그래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괜찮지만 미혼모는 참 힘들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트럼프 같은 사람이다. 무기로 치안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파벨라에서 총기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했다. 경찰도 갱단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무기로 평화를 만들 수는 없다.

예수상 근처에는 산타마르타 파벨라가 있다. 여기는 UPP 평화경찰대가 있다. 자신은 25년간 이곳을 방문했다.
  정부 지원이 없기 때문에 토지 점거나 폐허 빌딩 점거는 위법이 아니다. 코로나 때는 주민들이 직접 식량지원도 했다.
  코로나 시대에는 시위를 금지했으나 냄비를 두드리며 시위했다. 냄비 소리를 내는 앱도 있었다. 이들은 시위 때도  음악으로 표현한다. 자신들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11살짜리 아이가 신문을 창간했다.
  저녁에는 수영장에서 라티르와 그 친구들의 공연이 있었다. 북소리에 맞춰서 하는 노래가 멋지다. 아프리카 음악은 언제 들어도 역동적이다.

1월 15일  항해 3 (나미비아에서 브라질로)

  아침에 일어나면 목사님이 올리신 새벽 기도문이 올라와 있다. 새벽가도회  참석은 못 하지만 이것만 읽어도 마음이 평안해진다. 또 토요일마다 전도사님이 주보를 올려주시니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참 좋다.

  오늘도 요가를 마치고 갑판을 돈다. 매일 같은 풍경이다. 갑판 의자에 앉아 흘러가는 바닷물물을 멍하니 바라보면 인생의 덧없음이 몰려온다.

  점심을 먹고 영어교실에 갔다. 오늘은 날씨에 대해 배웠다. 잊어버렸던 문구를 배우니 좋다. 뭔가 배우는 것은 신선한 즐거움이다.

  연이어 일본어교실이다. 오늘도 운동회에 관한 말을 배웠다. 공부를 마치고 응원 연습을 했다. 일본 응원 팀들이 찾아와 시범을 보여주며 따라하라고 한다. 우리가 안 가니까 이렇게 와서 까지 가르쳐주니 고맙다.

  살사 연습을 마치고 '커피로 본 세계사'를 들으러 갔다. 이토 치히로라는 일본 사람이 하는 강연이다.
  17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는 정보센터로 활용 되었다. 24시간 영업했으며 점원을 두었다. 이들은 손님을기다리므로 웨이터라고 했다. 영국은 범선으로 움직였는데 가끔 배가 침몰하므로 보험제도를 만들게 되었다. 루이스라는 사람이 최초로 루이스 해상 보험을 만들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사조와 철학을 얘기하기 좋아했는데 토론하다보니 여러가지 의심이 생겼고 여기서 시민혁명이 시작 되었다. 커피가 있으면 말을 많이하게 된다.
  18세기 네델란드 상인들이 배를 타고 다니며 식민지를 만들어 대량 생산하며 커피를 수출했다. 영국 커피는 비싸고 맛이 없다고 하여 홍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차는 고속 범선으로 실어왔다.
  커피는 각성 효과가 있어서 남자만 마셨다. 홍차는 여자들도 마셨는데 여자들이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차를 찌면 발효를 멈춘다. 청차를 발효시키면 빨개져서 홍차가 되고 더 발효시키면 흑차인 보이차가 된다. 커피는 에디오피아, 녹차는 중국 우이산에서 시작됐다. 차를 바구니에 넣고 비비면 발효되어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홍차가 되었다. 영국은 홍차를 식인지인 미국에 팔았다. 미국사람들은 세금은 냈으나 투표권이 없었다. 1773년 보스턴에서 차를 바다에 버린 후 독립을 선언했고 3년 후 독립했다.
  영국은 커피를 안 마시게 되면서 스리랑카에서 차를 재배했다.
립톤이란 영국사람이 커피밭을 사들여 차밭으로 바꿨다. 영국은 귀족들이 차를 마셨고 그레이 백작이 얼 그레이 홍차를 만들었다. 립톤은 싸게 홍차를 팔았고 소량으로 봉투에 담아 팔았다. 이것이 립톤차다.
  네델란드가 인도네시아에서 커피를 재배하여 유럽으로 가져가자 프랑스도 눈독을 들였다. 프랑스가 커피나무 세 그루를 구해 카리브해 마르티니크섬에 심었다. 범선에는 많이 실을 수 없었고 바람이 없으면 배가 멈춘다. 나무가 말라죽어가자 해군 사관은 자기가 먹을 물을 주었다. 하지만 마르티니크섬은 너무 작았다. 그래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이티로 옮겨 심었다. 아이티는 세계 커피의 3분의 1을 생산했다.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나자 아이티 흑인 노예들도 폭동을 일으켰다. 프랑스인들은 쿠바와 자메이카로 가서 커피를 생산했다. 시에라 마에스트라에서 생산했는데 여기서 쿠바혁명이 일어났다. 크리스털 마운틴에서 생산된 커피는 아주 맛이 좋았다. 여기서 수정이 나와서 이름을 크리스털 커피라고 했다.
  자메이카의 블루 마운틴에서 오에시마라는 일본인이 커피를 생산했다. 이 커피는 무척 맛있었으나 산에서 내려와서 마시면 맛이 없었다. 숙성된 열매로 만들어야 맛이 있다. 커피꽃은 자스민 향기가 나는데 12월부터 수확한다.

  커피 열매 안쪽에는 씨가 두 개 들어있다. 커피콩을 건조시켜 10% 수분만 남긴다. 말릴 때 잘 건조시키기 위해 아프리간 베드에 널어 말린다. 불순물을 제거한 후 로스팅하여 커피를 만든다. 점점 특수한 커피를 만들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커피가 안 좋아서 묽게 만들어 아메리카노가 생겼다. 군인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병사들에게 커피를 먹였다. 여기서 액체 커피인 네스카페가 생겼다. 네스카페는 고급 커피가 아니다. 시애틀에서 스타벅스가 생겼다. 코스타리카는 경제 발전을 위해 커피 재배를 장려했다. 노예가 아니고 농부가 직접 재배하였으므로 품질이 좋다. 과테말라는 빈부 격차가 심하다. 열네 가문이 원주민을 동원해서 커피를 생산했다.
  파나마에서 국제 품평회가 열렸는데 심사위원들이 커피 맛이 황홀하여 컵 속에서 신을 보았다고 게이샤라고 했다.
  브라질은 커피 가지와 잎도 같이 수확한다. 잎은 말라서 날아간다. 질이 별로 좋지 않아 에스프레소로 만들어 마셨다. 그래서 커피는 '지옥처럼 뜨겁고죄악처럼 검으며 사랑처럼 달콤하다'고 하였다.
  하와이 코나 커피도 일본인이  재배했다. 베트남 커피는 커피알에 연유를 넣어 마신다.
  인도네시아는 사향고양이에게 커피를 먹여 배설한 것으로 루왁커피를 만들었다.

  강연이 끝나고 5층 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오면서 보니 내프킨으로 만든 작품이 보인다. 여기서 한 달 넘게 식사했는데 이제 처음 본다. 눈을 떴다고 다 보는 게 이니다.

갑판으로 나와 걷다가 7층에서 하는 레이 진의 고래 사진전을 보았다. 참 멋지게 잘도 찍었다.

  며칠 동안 커텐을 달아 달라고 리셉션에도 말하고 착한 여행에 카톡도 보냈는데 착한여행에서 답장이 왔다. 8층 전방에 커텐 달린 방이 있는데 소음이 심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음이 심하면 이것도 힘들고 앞이면 요동도 심할 것 같아 그냥 여기서 지내기로 했다. 궁여지책으로 금형씨가 커텐을 만들었다. 천장에 고리를 붙이고 여기에 치마로 두르던 천을 묶어 가리개를  만들었다. 훌륭한 가림막이 되었다. 금형씨는 이가이버다.

1월 16일  항해 4 (나미비아에서 브라질로)

  오늘 신문에는 특이한 안내가 있다. 조타실, 엔진 제어실, 식재료 보관실, 메인 주방, 사관 식당을 보여주는 투어인데 1인당 15000엔, 우리 돈 14만원에 신청자를 모집한다는 것이다. 6일간 하루 15명씩 보여주는데 신청자가 많으면 추첨하겠다는 것이다. 내참 이런 걸로 돈 내라는 건 처음 본다. 공짜라면 모를까 돈 내고는 못 보겠다. 내가 너무 공짜를 좋아하는 걸까?  이러다가 머리가 몽땅 빠져서 대머리 될지도 모르겠다.
  요가 교실에서 오늘은 종아리 근육 단련 운동을 했다. 종아리 근육은 무릎 안쪽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연결된다. 요가 선생님 노리코는 스타킹에다 붉은 색으로 근육을 그려서 신고 설명해준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갑판을 돌고 7층 시어터로 가서 '항로와 항해 잡학 -대서양/남미편-'을 들으러 갔다. 이 배의 사무국장 하사마 슈운이치가 하는 강연이다.

본인은 이번이 남극 가는 게  두 번째다. 드래그 해협을 건널 때 많이 흔들린다. 1월 14일에서 15일 사이에 자오선을 지나 서경 3도 정도에 왔다. 남반구 허리케인은 남쪽으로 진행한다. 그래서 허리케인을 만나지는 않을 것이다. 벵겔라 한류가 남극에서 올라온다. 브라질 해류는 난류다. 라플라타강을 따라 올라가면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있다. 수심이 낮아 수로를 타고 들어갔다가 나와서 몬테비데오로 간다. 물은 강물이라 갈색빛이다. 남쪽으로 내려가 우수아이아로 간다. 드래그 해협을 지나 남극으로 향한다. 여기는 바람이 강하다. 스노우 아일랜드, 디셉션 아일랜드를 지난다. 피요르도 지난다. 펭귄과 물개, 고래도 있다. 파라다이스베이까지 갔다가 올라온다. 다시 드래그해협을 지나  마젤란 해협으로 들어간다. 푼타아레나스를 지나 플로르도 곶으로 간다. 여기가 남미 최남단이다. 일루미네이션 십자가가 있다.
  마젤란 해협을 지나가기는 힘들다. 남들에게 자랑할만 하다. 해협의 출구를 나와 칠레를 타고 올라가 발파라이소로 간다. 훔볼트 한류가 흐른다. 이곳에 아타카마 사막이 있다. 여기서 이스터섬으로 간다. 이스터섬은 삼각형이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는 안데스 산맥을 경계로 구분된다. 서쪽에서 편서풍이 불어와 서쪽이 습하고 동쪽이  건조하다. 건조한 곳에 팜파스가 생긴다.
  바다의 표층수는 연안으로 밀려난다. 이 물에는영양분이 풍부하여 탁하게 보인다. 작은 생물이 들어오므로 갈매기가  많다.
훔볼트 해류도 한류라서 양분이
풍부하다. 삼투압 시스템으로 바닷물을 단물로 만드는데 수온이 15도 이상에서만 가능하다. 여기는  5도밖에 안되서 힘들다. 그러므로 절수해야 한다. 남극 근처에서는 쓰레기를 버릴 수 없고 고동도 울리면 안 된다.
  캘리포니아도 한류가 흘러 건조하다. 갈라파고스 제도도 시원하다.
  드레이크 해협은 편서풍이 강하다 남극대륙 근처에는 섬이 없어서 바람이 강하다. 북극은 대륙이 아니라 바다다. 주위에 대륙들이 많아 바람이 별로 불지 않는다.

남극대륙에는 화산이 많아 칼데라 지형도 많다. 피오르도 많다. 피요르는 빙하가 흐르며 U자 계곡이 생기고 여기 바닷물이 들어와서 생긴다.
  통신은 모르스부호가 아니고 말로 한다. 그래서 실패가 없다.
위급상황에서 위성을 이용해 전세계에 알린다. 그러면 근처의 배가 지원해 준다. 이 장치가 고장나면 출항하지 못 한다. 검사관이 들어와 검사한다. 2일이상 버틸 배터리도 있어야 한다. 자동 발신 장치도 있어야한다. 이것이 바닷물에 닿으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린다. 구명정에도 레이다 송신 기구가 있다.
  GPS는 인공위성에서 선박의 위치와 속도를 측정한다. 해수와 배도 움직이므로 이 장치가 꼭 필요하다.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강의를 들으니 참 좋다.


점심을 먹고 수영장으로 가니 초록팀 연습 중이다. 뙤약볕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90세 할머니도 보행기를 끌고 나왔다. 대단하시다.

  일본어 교실은 오늘도 운동회에 대한 얘기다. 아무리 들어도 들을 때 뿐이다.
  살사교실에서는 매번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지는 사람을 뒤에 달고 스텝을 밟으며 걸어간다. 매번 남의 어깨에 손을 얹고 따라갔는데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내가 최후 승자가 되었다. 확실히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살사가 끝나자 마자  '실크로드 대국 우즈베키스탄' 깅의를 들으러 갔다. 이미 강의가 시작되어 빈 자리가 없다. 맨땅에 철퍼덕 앉아서 강의를 들었다. 2년간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한 일본 여자 '나가요 가야가' 씨가 하는 강연이다. 말이 어찌나 빠른지 한국어 통역도 듣기 힘들다. 입에 모터를 달았나 보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소련은 17만 5천명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이주시켰다. 그래서 여기에 조선족이 많다. 실크로드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중동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이슬람교를 믿게 됐다.
  징기스칸은 몽고족이었지만 병사들은 튀르기에 사람들이었다. 아무르 티무르가 사마르칸트에 수도를 정하고 국가를 세웠다. 19세기에 소련이 지배하면서 우즈베키스탄도 소련 위성국이 되었다. 1991년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했다. 독립광장에 스탈린 동상 대신 칼 마르크 동상이 세워졌다.
  우즈베기스탄은 주로 튀르크어를 썼다. 아랍어도 썼으나 러시아어도 쓴다. 문자는 키릴 문자를 쓴다.
  1940년에 소련에게 지배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늦게 속국이 됐다. 우즈베키스탄은 친 러시아다. 90%가 이슬람 교도다. 라마단 기간에 낮 동안 먹고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민해진다. 임산부나 환자만 먹는다.
  나브르즈 축제는 춘분에 행해지는 축제다. 스마락을 만들어 먹는다. 냄비가 타지 않도록 냄비에 돌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크프카리 경기는 말을 타고 두 팀이 양 시체를 상대편 골에 넣는 경기다. 여기서 우승하면 냉장고나 낙타 열 마리를 받는다.   이긴 팀은 이 양을 먹는데 던지고 받고 하여 부드럽다. 바자르는 시장이지만 교류하는 곳이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세계 네 째로 큰 호수 아랄해가 지금은 10분의 1로 줄었다.무이나크는 배의 무덤이 되었다. 모래 안에 염분이 있다. 이것은 지구의 경고다.
  미국 남북전쟁시 남부에서 면화를 재배했다. 남부가 패전하면서 면화 생산이 줄어 들었다. 소련은 1920년부터 우즈베키스탄을 면화 생산국으로 만들었다. 면화 사업을 위하 아랄해로 들어가는 아모다르강의 물줄기를 돌렸다. 그러자 아랄해가 줄어들며 황폐해졌다. 기온이 상승하고 모래가 날렸다. 아랄해의 소멸은 지구 최대의 재앙이다.
  다음은 핵문제다. 카자흐스탄에서도 핵실험이 있었다. 러시아가 456회 카자흐스탄에서 핵 실험을 했다. 그 구덩이에 물이 고여 원자 호수가 생겼다.

기형아가 많이 생겼다. 팔이 없는 피폭자도 있다. 이 사람은 "나는 팔이 없지만 살았다. 많은 아기들은 태어나자 마자 죽었다."고 말했다.

타쉬켄트, 부하라, 사마르칸트 등 대표 관광지도 있다. 실크로드의 중요 도시다. 키바는 중동 분위기다. 여름에는 50도까지 올라간다.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해 보라는 말로 강연을 끝냈다.
   저녁을 먹고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보러갔다. 해리슨 포드의 연기가 둗보인다.

  1월 17일  항해 5 (나미비아에서 브라질로)

  오늘은 파도가 거의 없다. 기름 위를 미끄러지듯 항해한다. 지금까지 중 가장 잔잔한 날이다. 날씨도 화창해서 운동회하기 딱 좋다.
  운동회에는 출석 점수가 있다. 9시 20분에 수영장 문을 닫고 체크한다. 90세 할머니까지 보행기를 밀고 나오셨다. 성의가 대단하다.
이번 운동회 제목은 HALOFES119다.
Halo는 후광, 영광.
Fes는 페스티발의 약자
119는 우리 크루즈의 항차 번호를 뜻하는 것 같다.

  세네갈 친구 '라티르 시'도 초록팀이다. 티셔츠에 싸인을 해주기에 우리도 등짝을 내밀고 싸인을 받았다.

우선 개회식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보물 찾기를 했는데 영 못 찾겠다. ○×게임도 했는데 틀린 사람은 퇴장하는 경기다. 요건 빨간팀이 이겼다.
  가위 바위 보 게임은 직원 한 명과 전체 사람들이 하는데 직원을 이긴 사람만 남아 팀별로 남은 사람 수를 센다. 이건 초록팀이  2위다.

댄싱 공 넣기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공을 넣어야한다. 많이 넣은 팀이 이긴다. 요것도 초록팀이 이겼다.

  다음은 팀장전이다. 팀장 네 명이 숟가락으로 공을 담아 바구니에 넣는 게임이다. 초록팀장이 2위다.

우리는 미도리(초록)를 외치며 응원했다. 오전 게임 종합 우승도 우리 초록팀이다.
  오후에 나가니 90세 할머니도 일찌감치 나오셨다.

초록팀 부단장이 옷을 바닥에 펴놓고 싸인을 받기에 우리도 했다. 이런 일을 통해서도 서로의 마음을 모을 수 있다. 한 서양 여자는 초록색 물감을 가지고 나와 사람들 얼굴에 발라준다. 이것도 마음을 하나 되게 만든다.

   모든 생물은 매사에 이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일까? 자신의 DNA를 지상에 남기려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모든 인간은 엄마의 자궁 속에 들어가기 위해 질에서 부터 경쟁을 시작한다. 2억 마리가 넘는 정자가 난자를 향해 돌진한다고 하지 않던가.
  오후에는 각 팀별로 응원 대결을 한 후 큐브 전달하기를 했다. 한 줄로서서 커다란 큐브를 전달하는 것이다. 큐브에 적힌 숫자를 합해 그게 많은 팀이 이긴다.

  다음은 줄다리기다.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고 운동회의 꽃은 뭐니워니 해도 줄다리기다. 어마무시마게 굵고 긴 줄을 놓고 두 팀끼리 당긴다. 이것도 초록팀이 우승했다. 아싸!

다음으로 피스보트 직원들 줄다리기가 있었다. 우리끼리만 하지 않고 직원들도 동참하게 한 것은 참 좋은 생각이다. 맨날 청소하고 수리하고 페인트 칠하느라고 고생하는데 말이다.
  모든 것을 마치고 폐회식을 했다. 오후에 한 응원 대결도 1등이다. 결국 종합 우승도 초록팀이 했다. 춤을 추며 완전 축제 분위기다. 우승 트로피를 타러 올라간 팀장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서 말을 잇지 못한다. 그동안 신경 많이 썼나 보다. 이렇게 열정을 쏟는 모습이 아름답다.

미키가 초록팀은 한국 사람들 때문에 이긴 것 같다고 한다. 하긴 모든 사람이 나와서 난리 버거지를 쳤으니 이기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이 하도 많아 성찬이는 강아지처럼 묶어가지고 다닌다.

6시 반에 수영장에 모여 뒷풀이를 했다. 먼저 각 팀장들이 올라와 인사를 한다.
  빨간팀 단장은 너무 너무 분하다고 한다. 하긴 3점 차로 2등 했으니 분하긴 분할꺼다. 초록팀장은 이번에도 트로피를 들고 올라가서 소감 발표를 한다. 무지 좋은가 보다. 미키 말로는 이 단장은 이 배에서 부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배가 행운의 여신인가 보다.
  60년 만에 운동회를 하니 엄청 잼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