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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100일간의 세계 일주 15

by 아~ 네모네! 2025. 1. 22.

1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오늘 드뎌 9일만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했다. 도착은  잘 했는데 뭔 일인지 내보내질 않는다. 8시에 입항 했는데 11시 반이나 되어 배에서 나갔다. 나가보니 크루즈선이 다섯 척이나 들어와 있다. 떼로 몰려들어오니 입국 수속에 시간이 많이 걸렸나보다.
  셔틀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하니 상점들이 있다. 여기서 나가니 바로 시내다. 커다란 벽화가 보이고 전철도 다닌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대충 아무 쪽이나 걸어 가보니 무슨 유적지 같은 곳이 나온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가 보다. 여기 무슨 조형물이 있어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국 사람 네 명이 온다.

  이 사람들을 따라가기로 했다. 대충 길을 따라가다가 한 가게에서 두 남자는 캔맥주를 먹고 우린 배에서 가져온 빵과 과일을 먹었다.
  여기서 택시를 타고 커다란 쇼핑몰로 갔다. 6명이 한 대를 꾸겨 타고 갔는데 여기는 정원을 초과해도 되나 보다.

   쇼핑몰에서 나와 코타카바나 해변으로 갔다. 해변에 가니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여 산채로 바베큐가 될 지경이다.

  네 명은 바닷물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데 나는 햇빛 알러지가 무서워 양말도 벗지 않았다.

바다에서 나와 해변에 있는 힐튼 호텔에 들어가 화장실도 가고 로비에 마련된 시원한 물도 마셨다. 호텔에서 나와 두 대의 택시를 타고 재래시장에 갔다.

   브라질넛 가게 아줌마가 맛배기로 하나 주기에 먹어 보니 엄청 고소하다. 3달러 주고 세 봉지 샀다.

   구글 맵을 켜보니 시장에서 항구까지 3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온다. 골목을 지나 걸어오려니 노숙자도 많고 건달처럼 보이는 애들도 많아서 살짝 겁이 난다. 조금 더 걸어오니  아침에 왔던 유적지가 나온다, 아는 곳에 오니 마음이 턱 놓인다.

   앞서 가는 부부의 손 잡은 모습이 아름답다.

    조금 더 가니 야외 촬영 나온 신부도 보인다. 신부는 항상 아름답다. 행복한 마음이라서 그런 걸까?

   여기서 터미널로 와 셔틀버스를 타고 우리 배 앞에서 내렸다. 나갔다가 들어오면 집에 온 듯 편안하다.

  1월 22일  항해 1 (브라질에서 아르헨티나로)

   어제는 외줄타기로 좋은 사람들 만나서 시내 구경 잘 했는데 다음 기항지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어떻게 할지 벌써부터 고민된다. 어디다 대고 꼬리를 쳐야 하나? 흰구름에게 우리 중 가장 영계니까 적당한 대상을 골라 꼬리좀 쳐보라고 했다.
  오늘도 갑판을 걷는다. 바다에 안개가 자욱하다. 베일을 쓴 여인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 바다의 얼굴도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처음으로 어선도 보인다. 출항준비가 늦어져 어제 밤 8시에 출항하려던 것을 오늘 새벽 5시에 떠났다고 하더니 아직 리우 근해에 있나보다.
   우체국에서 메시지가 왔다. 택배 물건을 문앞에 배달했다는 것이다. 아들에게 카톡으로 가보라고 했더니 대전 조카며느리가 보낸 김과 예원학교 국어 선생님이 보낸 한라봉이 왔다고 한다. 이 선생님은 남편이 죽은 후에도 명절이면 꼬박꼬박 선물을 보낸다. 아무 것도 해주지 못 하는 나는 그저 미안할 뿐이다. 교장 선생님 생각은 잊어버리고 그만 보내라고 해도 자기가 교장 선생님에게 받은 것이 더 많다고 하며 계속 보낸다. 남편이 죽어서도 남편 노릇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오전에는 아무 스케줄이 없으니 빨래나 하고 널널하게 보냈다. 온 방이 빨래로 도배를 한 듯하다.
  7층 극장에서 기항지 설명회가 있어 부지런히 갔더니 먼저 타임 영화가 아직 안 끝났다. 기항지 설명회는 항상 사람이 많아서 미리 가지 않으면 앉을 수가 없다. 오늘은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몬테비데오편이다. 사누이 요스케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감기 조심하라며 자기는 몇 년 전부터 꿀을 먹는데 감기 안 걸린다는 말로 시작했다. 티셔츠 하나를 들고 나오더니 브라질 축구 유니폼인 줄 알고 샀는데 와  보니 남아공 유니폼이었단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다음으로 남미에서 큰 나라인데  세계 7위다. 스페인어를 쓰고 카톨릭을 많이 믿는다. 페소와 달러 사용이 되고 카드 사용도 가능하다. 인구보다 소가 많고 소고기와 와인이 유명하다.
  항구에서 역까지 가는 곳은 슬럼가로 위험하다. 택시로 이동해야한다.
  테아트로 콜론은 세계 3대 콘서트홀이다. 20년  동안 공사후 1908년에 개장했다. 바를로 궁전은 높이 100미터다.
  엘 아테네오 서점은 세계 두 번째로 아름다운 서점이다. 팔레르모 공원도 아름답다.

  1895년 개관한 국립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이 있고 산테르모는 가장 오래된 거리다. 보카지역은 아르헨티나 최초의 항구 도시다. 탱고의 발상지인데.기녕품 가게도 많다.
  좋은 기념품은 알파카 열쇠고리다. 치미추라는 고기 소스도 좋고 와인도 유명하다. 킬메스 맥주가 유명한데 독일 이민자들이 만든 맥주다. 아사도는 약한불로 오래 구워서 맛있다. 수루비는 생선 튀김이다. 엠파나다라는 튀김만두도 맛있다.
  라플라타강 건너편에는 우루과이 땅 몬테비데오가 있다. 우루과이에서는 미국 달러도 쓴다. 국토의 90%가 목장이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관광지가 있다. 몬테비데오 항에는 터미널이 없다. 독립광장 1.5km 거리인데 시장과 구시가지, 상점이 있다. 독립광장에는  호세 아르티가스 동상이 있고 무덤도 있다. 살보궁전도 있는데 내부도 유료로 볼 수 있다. 마트리스 교회는 최초의 성당이다.
  타란코 궁전은 타란코 형제의 저택이다. 몬테비데오 시장에는 후드 코트가 있다.
  기념품은 마테차가 유명하고 가죽제품도 많다. 월드컵에서 첫 번째 우승국이 우루과이다.
  피르센맥주가 좋고 패트리시아 맥주도 좋다. 치비토는 샌드위치고 추페 데 파스카도는 생선 스프다. 파스타 플로라는 맛있는 후식이다.
  7층에서 설명회를 마치고 부리나케 14층으로 올라가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다시 7층으로 내려가 해적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강연이 이미 시작되어 자리가 없다. 이토 치히로라는 사람의 강연이다. 귀퉁이 맨땅에 앉아 끝까지 들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대항해 시대의 마젤란은 포르투갈 사람이지만 스페인왕을 찾아가 후원해달라고 했다. 스페인 함대 265명이 출발했지만 18명만 살아 왔다. 마젤란은 필리핀 원주민에게 살해 당했다. 처음으로 세계 일주한 사람은 말레이지아 사람인데 마젤란과 함께 여행한 사람이다. 필리핀 원주민과 말이 통해서 자신이 일주에 성공했음을 알았다. 태평양에서 발견한 섬에 성인의 이름을 따서 괌이라 하였다. 나중에 미국 영토가 되었다. 마젤란이 필리핀 섬을 발견하고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의 이름을 따서 필리핀이라고 했다.
  마젤란보다 앞서서 1405년 중국 명나라 환관 정화라는 사람이 2만 7천명의 대 함대를 이끌고 남해 원정에 나섰다. 이 때는 중국이 나침반을 만들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로 항해했다. 그 는 아메리카를 발견했다. 그 때 카리브해 섬에 상륙했음을 알려주는 문서도 있다.
  스페인 사람은 멕시코 아즈텍 제국에서 은을, 페루 잉카제국에서 금을 약탈한 후 쿠바에 모아 유럽으로 가져갔다. 스페인이 중미를 장악하자 영국과 프랑스, 네델란드가 작은 섬들을 차지했다. 토르투가섬에는 영국 사람이, 아바나에는 프랑스와 네델란드 사람이 피신했다. 여기 정착한 사람들이 스페인 배를 공격했다.
  해적이 산적보다 좋은 이미자를 깆게 된 이유는 영화 때문이다. 영화에서 해적이 좋은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해적은 적은 인원으로 큰 배를 공격해서 더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 산적은 많은 수가 소수를 숨었다가 공격한다.
  카리브해에는 해적 공화국이 생겼다. 우두머리를 뽑을 때 가문이 좋은 사람보다 리더십이 좋은 사람을 뽑았다. 잘못하면 끌어 내렸다. 임금은 두목은 두배, 조타수는 1.5배를 주기로 했다. 다친 사람을 보살피기 위해 오른 팔을 잃으면 은 600개에 종도 붙여주었다. 즉 사회보장제도가  이때부터 생겼다. 계약할때는 오른손을 들고 선서한 후 서명도 했다. 왕정시대지만 자기 의지로 계약하는 획기적 사회였다. 바로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여,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하여'  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해적이란 말의 어원은 '해보자!(파이럿)이다. 해골 깃발을 사용한 것은 항복하지 않으면 이렇게 될 것이라는 위협이었다. 해적은 무기도 대여했다. 처음에는 프랑스 해적이 깃발을 만들었다. 에드워드 티치라는 해적은 검은 수염을 세 갈래로 땋은 후 빨간 리본을 달았다. 모자 속에 화약을 넣고 다녔다. 그는 영국 함선과 교전하다가 25개 상처와 5개의 총상을 입고 전사했다.

    헨리 모건은 수도사와 수녀를 방패로 삼아 전투에 응했다. 스페인 사람들이 주저할 때 공격했다. 결국은 영국의 귀족이 되었다. 그 후 해적을 단속하는 역활을 했다.
  롤로네는 포로가 자백하지 않으면 심장을 꺼내 먹었다. 선원들에게 배에 구멍을 내어 공격하라고 했으며 영국 군에 잡혀 처형당했다.

   메어리 리드와 앤 보니라는 여자 해적도 있었다. 메어리 리드는 13살 때 군대에 가서 해적이 됐다. 두 여자는 결국 잡혀서 영국으로 갔지만 둘 다 임신  중이라 사면됐다.
  바르톨로뮤 로버츠는 400척의 배를 나포했다. 로버츠 해적 법전도 만들었다. 모든 선원은 한 표의 투표권을 갖는다. 도둑질하면 무인도에 버린다. 원한이 생기면 평화가 깨지므로 노름을 금한다. 오후 8시에 소등한다. 내일 스페인 배를 발견할 수 있으니 일찍 자라고 했다. 배에 여자를 승선시키면 사형이다. 여자가 타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전투 중 도망 가면 사형이다.
배 위에서 싸움은 금지한다.
부상자에게는 보상을 해준다.
이익은  평등하게 나눈다.
악단은 일요일에 쉰다.
해적도 놀고 싶을 때가 있다. 바람이 없을 때는 못 움직이니 음악을 들었다. 이들은 공격할 때 북도 첬다. 이런 규칙에 동의해야 승선할 수 있다.
  프란시스 드레이크 해적은 영국 번영의 기초를 다진 여왕 폐하의 해적이다. 그는 태평양으로 올라깄다. 대서양으로 가면 스페인 배에게 잡힐 것이라 하며 필리핀으로 가서 향신로 등을 사서 무역을 했다. 드레이크 해적이 영국 국가 예산의 3년 치 물건을 가져가 여왕에게 바쳤다. 여왕은 그것을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 그는 결국 엘리자베스 1세에게 귀족 작위를 받았다.
  마다가스카르에 자유의 나라를  만든 해적도 있었다. 그곳은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았다.
  북유럽의 바이킹 배는 깊이기 얕다. 바이킹들은 북극해에도 가고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에도 갔다. 그린란드가 얼음이 많아 아이슬란드라고 해야 했지만 사람들이 안 올 것 같아 그린란드라고 했다. 아이슬란드는 푸른 초지가 많아 그린랜드였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올까봐 아이스랜드라고 했다.
아이슬란드의 알팅크는 세계  최초 의회기관이다. 알팅크는 전체 회의라는 뜻이다. 나도 아이슬랜드에 갔을 때 여기 갔었는데 황량한 벌판에 있었다. 그 때는 이 의회가 바이킹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몰랐었다.
  왜적은 중국과 한반도를 공격했는데 여성도 있었다. 현대의 해적으로는 히틀러에 저항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에델바이스 해적, 소말리아 해적 등이 있다. 그 외에 스웨덴, 독일, 아이슬란드, 체코에 해적당도 있다. 피스보트도 소말리아 해적에게 공격 당한 적이 있다. 해적당은 일본에도 있다. 이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정당이다.
  강연을 들으려면 화면 보면서 사진 찍으랴 핸드폰 보면서 메모하랴 그야말로 눈깔 빠질 지경이다. 놀다가 과로사하게 생겼다.
  다음에는 '브라질 음악과 춤' 공연을 보려고 30분 전에 극장으로 갔는데 입구에 줄이 길게 서 있다. 이런 건 처음이다. 내 생전에 공연 보러 가서 줄 서 보기는 처음이다.
  어제 브라질 뮤지션 네 명이 승선했는데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간다. 두 명은 일본계 브라질 사람이다.
  두 여자는 맨발로 신나게 흔들어 대며 무대를 압도한다. 살 떨리게 흔드는데 고압 전류에 감전된 사람 같다. 삼바춤 추는 사람들의 등에 단 깃털은 무슨 새 털인지 궁금하다. 공작새 털도 있는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새의 털을 모아서 만든 것 같다. 삼바 축제 하려면 수백만 마리 새를 잡아서 털을 뽑아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멋진 공연을 보니 좋기는 좋다.

    저녁을 먹고 갑판에 나오니 해가 꼴깍 꼴깍 바다로 빠져들어 간다. 세월이 저렇게 빨리 흐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월 23일  항해 2 (브라질에서 아르헨티나로)

  오늘부터 모든 프로그램이 정상 운영이다. 오버랜드 투어를 나간 사람들이 많아서 식당도 요가 교실도 널널하다.
  요기를 마치고 7층 갑판을 돈다. 곳곳의 의자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대부분이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핸드폰 없을 때는 뭐하고 살았나 모르겠다. 모든 인류가 핸드폰 중독에 걸린 것 같다.
  11시부터 춘절에 대한 강의가 있어서 20분 전에 갔더니 먼저 타임 일본어 강의가  안 끝났다. 너무 서둘렀나 보다.
  시작 전에 마스크 필요한 사람 손 들라고 하더니 마스크를 공짜로 준다. 나도 받으려다가 허접해 보여서 내가 가져간 걸로 썼다. ㅋ ㅋ
강사는 도도라는 일본인이다.

    1912년부터 그레고리력인 양력을 이용하지만 중화권에서는 음력 1월 1일을 춘절이라고 부른다.12개국에서 휴일로 즐긴다.
  올해는 1월 29일이 춘절이다. 춘절에는 온 가족이 모여 즐긴다. 그래서 귀향객이 많다. 춘절 15일 전에서 15일 후까지 30일을 쉰다. 2023년에는 3억 4천만명이 귀향했다. 전날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한다.
  춘절 음식에는 여터가지가 있는뎌 새우는 활력의 상징으로 본다.

    북부에서는 만두를 만들어서 먹는다. 재물이 많아지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생선은 통째로 놓는다. 수확이 풍성하기를 비는 의미가 있다.
  호궈는 전골 형태로 만들어 다 같이 먹는다. 빨갛기 때문에  가족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국수는 장수를 기원한다. 그 외에 찹쌀떡을 얇게 썰어 볶아 먹는다.
  식후에는 시장에서 사온 것으로 문 옆을 장식한다. 축원이 담긴 종이도 붙인다.
  춘절 아침에는 새해 인사를 하고 이웃과 덕담을 나눈다. 빨간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준다.
1일에는 탕휘안이란 음식을 먹고 폭죽도 터트린다. 신을 맞이하기 위함이다. 머리를 자르는 일은 금한다,
2일은 처가를 방문한다.
3일은 외출금지다.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4일은 신이 내려 오는 날이다. 통닭 준비한다
5일은 재물의 신이 오는 날이다. 창문과 문을 열어둔다. 폭죽도 터트린다.
6일 상점이 개시되는 날이다. 가게에 빨간 장식을 한다. 회사에서 세배돈도 준다.
  그 후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한국과 베트남도 구정을 지낸다. 한국에서는 설날이라고  하는데
설날 음식을 먹고 전통 놀이를 한다. 차례를 지낸  후 세배하고 세뱃돈도 준다.
  연날리기나 팽이치기를 한다.
한국 연은  사각형이 많다. 연에는 소원을 적는다. 팽이 치기는 채찍으로 돌린다. 윷놀이, 널 뛰기도 한다. 널 뛰기는 여자들이 하는데 곡식 자루 위에 긴 나무판을 놓고 뛴다. 널을 뛰면 1년 내내 발에 가시가 찔리지 않는다고 한다. 딱지치기는 상대방의 딱지를 쳐서 뒤집는다.
  한국 떡국은 멥쌀로 만든다. 비스듬하고 얇게 썰어 만든다. 지금은 소고기를 넣는데 옛날에는 꿩고기를 넣었다.
  구정행사에 많이 참석해달라. 오늘부터 빨간 장식을 할 것이다 라는 말로 강연을 끝냈다.
  점심 후 일본어교실에 갔다. 미즈안은 물길 안내하는 작은 배를 말한다.
익 까이, 1층.  (이찌 까이가 아님
용 까이, 4층 (시 까이가 아님)
록 까이, 6층 (로쿠 까이가 아님)
죽 까이, 10층 (쥬 까이가 아님)
아나까와? 당신은?
단스와 시마스, 댄스를 합니다.
그냥도 못 외우는데 변형까지 외우려니 머리에서 쥐가 난다.
  살사도 버버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살사가 끝나자마자 극장으로 갔다. 장 옌 얼후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다. 뒤에 서서 보는데  중간쯤에서 누가 나온다. 잽싸게 들어가서 앉았다. 산북 민요를 연주.한다.
  니혼이라 악기는 두 개의 현을 가지고 있다. 예전엔 현이 실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금속으로만든다. 그 소리가 애원하는 듯도 하고 애절한 흐느낌 같기도 하다.  호선무는 실크로드를 소재로 한 춤곡이다. 앵콜곡으로 '미래를 펴고'를 연주했다.

    극장에서 나와 방으로 가는데 붉은 종이에 춘절을 기리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잔뜩 붙어 있다. 아까까지도 없었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며 510호에 가니 여기도 붙어있다. 남의 집 문에 누가 이걸  붙였나 하며 ID카드를 대니 빨간 불이 들어온다. 아뿔싸 C510호다. 에고~

   디음은 민우씨가 하는 남극 사진 설명회를 보러 갔다. 날씨 때문에 장보고 과학기지에 상륙하지 못했다. 아라온호는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갔다. 우리나라 장보고 기지 옆에 이탈리아 기지가 있다. 여기는 해가 내려오다가 다시 올라간다. 해가 지평선 아래로 가지 않는 백야다.

    바닷물의 수온을 재기 위해 던진 기구를 1년 후에 올리기도 한다. 연구할 때는 시간에 관계 없이 작업한다. 그 지점에 왔을 때 무조건 해야 한다. 크릴새우도 잡았다.

   이름 모를 생물도 채집했다.

    로이스 아이스쉘프가 900키로 이어진다. 얼음이 떨어져 나올 때 해일이 생기기 때문에 가까이 못 간다. 큰 아이스 쉘프가  두 군데 있다.

    바닷물을 채집하는 채수통은 특정 깊이에 가면 저절로 열린다. 그래서 그 깊이의 바닷물을 채집한다. 흙을 채집하는 통도 물 밑 땅에 내려 박는다.
  아르고가 물 속에서 수온을 재다가 물에 떠오르면 전송한다. 한국도 50여개의 아르고를  투척했다. 작년에 던진 아르고를 찾아 건져내야한다. 그냥 두면 쓰레기가 된다. 남극순환류를 지날 땐 밖에 나가지  못한다. 고래만에도 갔다.  남십자성도 보았는데 백야 때문에 보기 힘들다.
  저녁식사 후 갑판을 도는데 오늘도 해가 해수면 아래로 순식간에 가라 앉는다. 일몰을 볼 때마다 생을  다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1월 24일  항해 3 (브라질에서 아르헨티나로)

    오늘도 요가를 하러 갔다. 여기 저기 춘절 장식이 걸려있다. 복을 비는 등도 걸려있고 용도 걸려있다. 위에서 내려오는 복을 받으려고 福 자는 거꾸로 붙여 놓았다.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복을 기원한다. 무슨 복을 받고 싶은 걸까?

    요가를 마치고 갑판으로 나갔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바다 냄새가 훅 끼친다. 매일 매일 약간씩 다른 냄새다. 물 색깔도 다르고 하늘 색깔도 다르다. 순간 순간 변하는 모습을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불 구경, 물 구경, 쌈 구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마 쉴 새 없이 변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하늘이나 바다나 그 색이 그 색이다. 눈에 뵈는 게 없다. 눈에 보이는 게 없으면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된다. 한 쪽 감각이 닫히면 다른 쪽 감각이 더 크게 열리나 보다. 죽어서 모든 감각이 닫히면 어떤 감각이 열릴까?

    '여행으로 역사 공부를!'이란 강의를 들으러 비스타 라운지로 갔다. 가는 길에 보니 크루즈 직원들이 구명 조끼를 입고 갑판에서 훈련 중이다. 뭔가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

    강의는 요시무라 기란이란 사람이 남미대륙의 역사에 대해 얘기한다. 살사할 때 통역하는 사람인데 서양 사람처럼 생겨서 일본사람인지 몰랐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강의 전에 감기가 유행하니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한다. 없는 사람은 마스크도 나눠준다. 기침 하는 사람들이 많다.

    브라질의 빵 데 아스테르산은 이 지역이 건조 지역이었음을 알려준다. 콜럼버스 전에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카에 갔다는 기록이 있다. 명나라의 정화나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갔다. 하지만 선주민이 먼저 동물을 쫓아왔다. 큰 빙하기에  베링해협을 건너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수렵을 했지만 그 후 농사를 지었다.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것은 감자, 알파카, 칠면조, 옥수수, 토마토 등이다.


   아메리카의 역사는 기원 전 천년부터 시작된다. 나스카 문명 등이 있었다. 잉카제국은 쿠스코가 수도인데 마추픽추 등 고도의 석조 기술이 있었다. 잉카제국은 유럽인들에게 멸망했다. 역사는 승자가 쓰기 때문에 패자의 역사는 알 수 없다. 스페인의 피사로에 의해 멸망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동서로 나누어 지배했다. 포르투갈이 연두색인 브라질을  차지했다.

   마푸체족은 우수아이아에 살며 저항했다. 유럽인들이 노동력을 착취했다. 잉카제국에서 금, 은을 착취했다. 주로 농사와 광산에서 일을 시켰다. 천연두 같은 전염병도 유행했다. 85%가 사망했다. 그들은 유라시아의 질병에 취약했다.
  스페인 식민지인 필리핀에서 아메리카까지 항로가 생겼다. 처음에는 선주민과 유럽인 밖에 없었지만 혼혈이 많이 생겼다. 아프리카 노예와 선주민이 가장 하위 계급이었다.
  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에  패하면서 재정이 약해졌다. 네델란드가 뉴기니아, 케이프타운, 브라질 일부를 지배핬다. 포르투갈은 영국과 사이가 좋았다. 포르투갈 왕이 브라질로 도망 와서 여기에 살려고 유럽식 도시를 만들고 리우 데 자네이루라고 했다. '리우 데 자네이루'는 1월의 강이란 뜻이다. 그 왕의 아들인 돈 헤르도 1세가 브라질의 왕이 됐다. 시몬 볼리바르는 호세 덴 마르틴과 협력했다. 두 사람이 많은 곳에 독립을 이루었다.
  시몬 볼리바르는 남미에 큰 제국을 만들려고 했지만 병사했다. 지역적, 문화적 특성이 다양해서 큰 제국을 만들기는 힘들었다. 그 후 많은 혼란이 있었다. 선주 민족들은 학교에 가지 못 했다.
  1800년~1900년대에 유럽인구가 많이 늘었고 남미가 주요 식량 공급지가 되었다.
  아타카마 사막에 많은 질산염이 발견되면서 이 지역을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했다.  2차 대전이 있은 후 현대로 이어졌다.
  영어교실은 완전 도때기 시장이다. 사교댄스에서는 음악 소리와 통역하는 소리가 시끄럽고 탁구 대회는 응원 소리로 떠들썩하다. 흰구름은 춤 추러 가고 금형씨는 내일 오버랜드 투어가는 짐 싸느라고 결석이다. 금형씨는 다리미질까지 해서 각지게 잘도 싼다. 내 생전엔 이렇게 싸 본 적이 없다. 아니 우리 집에는 아예 다리미도 없다. 금형씨는 여기서도 다림질해서 입는다.

   영어 교실에 혼자 가서 앉아 있었더니 강사가 와서 말을 건다. 자기는 영국 켐브리지에서 왔단다. 대충 쏼라 쏼라 하다가 그 자리에서 이어지는 일본어 교실에 참가하려고 했는데 다들 탁구 응원하러 간다. 같이 가보니 영희씨가 결승전에 올라서 경기를 하고 있다. 복식으로 치는데 일본 남자와 함께 쳐서 우승했다.

   영희씨는 얼굴도 예쁜데 탁구도 잘 친다. 하나님도 너무 하시지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나같은 인간은 생기기도 못 생겼는데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다. 탁구가 끝나고 일본어 교실을 했다. 대충 앵무새처럼 입만 놀리다가 방으로 왔다.
  다음은 살사교실이다. 요가처럼 혼자 하는 거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비벼 보겠는데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해야 하니 보통  지장을 부리는 게 아니다. 아무래도 조만간 하산해야 할 것 같다.
  저녁을 먹고 갑판을 걷는다. 오늘은 15척이 넘는 큰 배가 보인다. 이렇게 많은 배가 보이기는 처음이다. 그런데 웬 작은 배가 다가와 우리 배의 옆구리에 바짝 붙는다. 아르헨티나 국기를 달았다. 한 사람을 우리 배에 태운 후 돌아간다. 아무래도 도선사를 내려주고 가나 보다. 부에노스아이레스항에 가려면 수로를 따라 올라간다더니 뱃길을 인도해 주는 도선사가 필요한가 보다. 작은 배가 가는 곳을 보니 멀리 육지가 보인다. 아르헨티나 영해에 들어왔나 보다. 오늘 참 별 걸 다 보았다. 이래서 오래 살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