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모 2024년 5월 3일 올해 기념할 만한 음악가
1. 진행자 : 김주영 교수
2. 감상곡
(1) 포레 (서거 100년)의 레퀴엠
(2) 스메타나 (탄생 200년)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3) 푸치니 (서거 100년)의 나비부인
3. 감상문
(1)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가브리엘 포레는 프랑스 작곡가다. 레퀴엠은 우리 말로 진혼곡이다. 죽은 영혼을 진정시키는 곡이다. 나의 반이 죽어서 그런지 절절하게 다가온다. 나도 반쪽은 죽었으니 진혼곡은 어쩌면 나를 위한 곡이다. 7개의 레퀴엠 중 4개를 들었는데 그중 피에 예수라고 해서 나는 피(血 혈)를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Pie Jesu’다. 경건한 예수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무식이 통통 튄다.
첼로로 엘레지를 연주하는 사람이 눈을 감고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는 눈 뜨고도 못 하는데 말이다. 청각을 크게 하려고 시각을 막는 것일까? 우리의 감각은 한 쪽을 막을 때 다른 쪽이 더 넓게 열리는 듯하다.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것도 어쩌면 촉감을 크게 하려는 무의식적인 행동인지도 모른다.
(2)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베드르지흐 스메타나는 체코의 국민악파 음악가다. ‘나의 조국’ 중 2번 몰다우를 들었다. 독일어로 몰다우는 체코어로는 블타바라고 하는데 거친 강이란 뜻이다. 체코의 프라하를 관통하고 있다.
3명의 지휘로 3번 들었다. 첫 번째는 1968년 체코필 연주다. 연주 상황을 보며 공간이동과 시간 이동이란 생각이 든다. 난 연식이 오랜 이 공연이 좋다. 나 자신도 연식이 오래돼서 그런가 보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하늘나라로 갔을 텐데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와 있는 건 아닐까?
두 번째는 캐나다 사람의 지휘로 들었다. 이 지휘자는 게이라는데 아주 자연스럽게 지휘한다. 연주하는 사람도 관객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내 생각이 고루하고 경직된 것일까? 나는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는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도 SNS에 자주 올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결혼생활에서 이 사람은 여자 역할을 하나 보다. 1968년 실황 연주에는 여자가 안 보이더니 여기는 여자 연주자도 많이 보인다.
세 번째는 2011년 프라하의 봄 실황인데 학생들의 연주다. 뽀송뽀송한 얼굴이 싱그럽다. 신록을 보는 듯하다. 확실히 젊음이 좋기는 좋다.
(3) 푸치니의 나비부인
자코모 푸치니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이다. 그의 작품 나비부인에는 동양에 대한 과도한 신비감이 보인다. 하지만 도전의 의미도 있는 듯하다. 허밍 코러스를 들었는데 2막의 마지막 곡이다. 이상한 모자를 쓰고 너울을 뒤집어쓴 모습이 귀신 같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나비부인은 15살에 미군을 만나 아들을 낳았다. 남자는 미국으로 떠났고 아들을 낳아 기르며 3년을 기다렸다. 미국에서 결혼한 여자와 일본으로 온 남편은 아기를 데려가려 한다. 결국 나비부인은 할복자살하고 아들을 보낸다.
사랑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할까? 사랑을 찾아 울고 웃고 죽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암수한몸이었으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동물이 할복자살하는 걸 본다면 뭐라고 할까? '너네 뭐 하냐?'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감상회에는 낚시 의자까지 등장했다. 모든 좌석이 꽉 차서 나중에 온 사람은 자신이 가져온 낚시 의자를 펴고 입구 옆 통로에 앉아서 감상했다. 클래시모가 뭐 이 정도다. 김 교수님이 강의할 때마다 만원이다. 인기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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