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모

2023. 9. 15. 유형종의 <라 바야데르>

아~ 네모네! 2023. 9. 15. 22:46

클래시모 2023915

1. 진행자 : 유형종 대표

 

2. 감상곡 : 발레 <라 바야데르>

줄거리

  <라 바야데르>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맹세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에 대한 이야기다. 니키아를 사랑하는 제사장 브라만은 니키아와 솔로르의 관계를 눈치챈다. 게다가 더그만타 국왕은 솔로르를 감자티와 결혼시킬 것을 결심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니키아는 솔로르와 감자티의 약혼식에서 춤을 출 것을 승낙한다.

  솔로르를 죽이고 니키아를 차지하고자 브라만은 국왕에게 솔로르가 성스러운 불에 니키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고 한다. 브라만의 계획은 국왕이 정작 죽어야 할 사람은 니키아라고 정하자 뒤틀리고 만다. 국왕과 브라만의 대화를 엿들은 감자티는 니키아에게 돈을 주고 솔로르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니키아를 궁으로 부른다. 둘의 경쟁심이 극에 달했을 때 니키아는 단검을 들어 감자티를 죽이려고 하고 감자티의 시녀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저지된다. 니키아는 자신이 한 일에 겁을 먹고 도망치고 감자티는 아버지가 그랬듯이 니카아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라 바야데르>의 가장 유명한 부분은 3막에 나오는 망령의 왕국이다. 솔로르와 감자티의 약혼식에서 니키아는 침통하게 춤을 춘다. 니키아는 꽃바구니를 받는데, 솔로르가 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쁨의 춤을 춘다. 그 바구니는 감자티가 니키아를 죽이기 위해 독사를 숨긴 것이었고, 니키아가 바구니를 꽉 쥐자 뱀이 나와 니키아의 목을 문다. 브라만은 니키아에게 해독제를 주지만 니키아는 솔로르가 없는 삶 대신 죽음을 택한다.

  솔로르는 우울한 상태에서 아편을 흡입하고, 황홀함 속에서 망령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히말라야산맥의 꼭대기에서 니키아의 영혼을 본다. 두 사람은 다른 무희들의 영혼 사이에서 화해한다. 니키아와 솔로르의 영혼은 죽음과 영원한 사랑 속에서 다시 하나가 된다.

 

  《라 바야데르(La Bayadère)는 루드비히 밍쿠스의 음악에 맞춰 프랑스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에 의해 본래 47장으로 공연된 발레 작품이다. 바야데르는 사원의 무희를 말한다. 이 작품은 특히 프리마 발레리나인 예카테리나 바젬(Yekaterina Vazem)의 자선 공연을 위하여 상연되었다. 러시아 황실 발레단(현 마린스키 발레단)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볼쇼이 극장에서 187724일에 초연하였다. 망령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이 작품의 한 장면은 모든 고전 발레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 <라 바야데르>1980년 이전엔 서구에서 전막 공연된 적이 없는 생소한 발레였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인기 있는 발레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은 루돌프 누레예프 프로덕션으로 감상했다.

  1877년 러시아 황실극장에서 초연된 <라 바야데르>는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발레다. 사원의 무희 니키야, 그녀와 비밀의 사랑을 나누는 젊은 장군 솔로르, 영주의 딸이며 솔로르와 결혼할 감자티 공주, 니키야를 연모하는 제사장 브라만, 이 사각 관계가 얽혀 비극적 감동으로 치닫는다. 특히 슬픔에 잠긴 솔로르가 죽은 니키야의 영혼을 찾아가는 3막의 '망령의 왕국'<백조의 호수> 2, <지젤> 2막과 더불어 발레 블랑의 극치요, '발레 중의 발레'라 할 최고의 명장면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는 1983년부터 파리 오페라 발레의 예술감독을 맡아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을 데려오는 등의 문제로 프랑스 문화의 자존심을 내세운 이사회와 자주 충돌했다. 결국 6년 만에 물러나는데 그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발레단의 퇴보가 뚜렷해지자 파리 오페라발레는 결국 에이즈로 죽음을 목전에 둔 누레예프에게 마지막 대작을 부탁한다. 휠체어를 타고서야 거동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지만 누레예프는 프티파의 오리지널 안무에 자신만의 섬세하고 고난도의 스타일을 입히고, 이탈리아의 무대, 의상, 조명디자이너들을 다시 불러 예산 제한이 없는 프로덕션을 완성해 1992년 가을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3개월만인 19931월에 타계했다.

  이 영상은 누레예프 1주기를 맞은 19941월에 누레예프가 직접 선정했던 초연 주역들이 그대로 출연한 실황이다. 벌써 30년 전 영상이지만 화질이 대단히 우수하고, 무용수들은 누레예프에 대한 존경을 담아 감동적인 공연을 펼쳤다. 당시 무대디자인을 맡았던 에치오 프리제리오는 파리에 있는 누레예프의 무덤도 디자인했는데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3. 감상문

  하나님이 만든 창조물 중 최고의 작품은 인간이 아닐까? 인체를 보고 있노라면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신 후 심히 기뻐하신 이유를 알 것 같다. 백합보다 순결하고 장미꽃보다 아름답다. 완벽하다.

  감독 루돌프 누레예프(Рудо́льф Хаме́тович Нуре́ев, 1938317~ 199316)는 소련 태생의 발레 무용가이자 안무가이다. 하지만 그는 타르타르계 사람이다. 무대 장치도 중앙아시아의 모스크를 닮았다. 이 발레를 보노라면 인도의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된다. 수년 전 인도에 갔을 때 뭔가 신비로움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3막에서 망령의 세계로 들어간 솔로르처럼 나도 3시간 동안 망령의 세계에 들어간 듯하다.

  니키아를 사랑해 해독제를 준비한 제사장과 망령의 왕국으로 사라지는 솔로르를 바라보는 감자티의 마음은 어땠을까? 삼각관계보다 더 복잡한 사각 관계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착잡하다. 왜 그년이 그년이고 그놈이 그놈인데 마음의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 것일까?

나에게 이 발레는 <라 바야데르>가 아니고 '나 봐야되르'. 정말 꼭 봐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