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2022. 9. 29. 미친년의 제주 여행

아~ 네모네! 2022. 10. 16. 22:37

미친년의 제주 여행

 

이현숙

 

기간 : 2022929~ 104

장소 : 제주도, 우도

 

  4번 동생 부부가 한 달간 제주살이를 떠났다. 3, 5번 동생과 함께 며칠간 여기 합류하기로 했다. 3번 동생이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남편이 간 지 두 달도 안 되고 딸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정신인 엄마라면 당연히 못 간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미친 년이다.

 

929일 출발

  5번 동생이 항공권을 예매했다.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갔다. 7호선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는데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내려가는 걸 탔다. 도무지 어리버리 정신이 없다.

  4번 동생이 카톡방에 자기네 집에는 먹을 게 없으니 저녁을 먹고 오라고 한다. 3번이 황태해장국을 사줘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비행기에 올랐다.

  출발 전날 미리 모바일 탑승권을 발급받았다. 공항에서 짐 부칠 일도 없고 체크인할 필요도 없이 핸드폰만 들고 탑승하니 넘 편하다. 똘똘이 동생을 두니 참 좋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4번 동생이 자기네 차 번호를 알려주며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밖으로 나가니 자동차들이 홍수가 난 것처럼 밀려다닌다. 서울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차가 많다.

  동생네가 묵고 있는 집에 도착하니 아담한 단독 주택에 텃밭도 있고 방도 세 개나 있다. 대사님네가 한 방, 4번 동생네가 한 방 차지하고 우리 세 자매가 가장 넓은 방을 차지했다. 남편이 간 후 처음으로 집을 떠났다. 잠자기 전에 굳나잇 이모티콘을 보낼 곳이 없이 그냥 자려니 어쩐지 허전하다.

 

930일 우도, 백약이오름

우도

  오늘은 제주 올레길 1-1인 우도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성산항에 차를 두고 배에 올랐다. 배에서는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화도 갈매기들만 새우깡 먹는 줄 알았더니 우도 갈매기도 새우깡 좋아하나 보다.

  우도는 물 위에 소가 앉아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우도란다. 하우목동항에 내리니 올레길 스탬프 찍는 곳이 있고 그 옆에 소의 조형물이 있다. 성산항에서 만난 최승관 씨 부부는 차를 가지고 오느라고 우리 배에 오르지 못했다. 다음 배를 탔더니 천진항으로 갔다고 한다.

  하우목동항을 출발하여 해안가를 따라가니 여러 가지 조형물이 보인다. 액자 모양의 장식에 오늘 우도 오길 잘했다.’라는 글이 보인다. 참 좋은 아이디어다. 여기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계속 전진하니 천진리에 있는 우도항이다. 천진리는 하늘 , 나루 이니 하늘 나루터란 뜻이다. 예전에 남편과 함께 왔을 때 여기서 우도봉에 올랐던 기억이 떠올라 가슴에 싸~한 바람이 분다.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계속 걷다가 아이스크림 집에 들어갔다.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이 유명한지 택시 지붕 위에도 아이스크림 모양의 뿔을 달고 다니는 게 특이하다. 유명세에 걸맞게 고소하니 맛있다.

  우도봉을 향해가다가 3번 동생이 시멘트 길에서 전봇대 줄에 걸려 넘어졌다. 턱을 부딪쳐 턱에 멍이 들었다. 그야말로 턱탱이 밤탱이가 됐다.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우도봉으로 오르는 길에 화엄경 촬영 기념비가 있다. 예전에도 여기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우도항으로 들어온 최승관 씨를 만났다.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행렬이 천국으로 오르는 사람들 같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등대로 향했다.

  정상석은 없고 작은 삼각점만 보인다. 이 삼각점에 발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등대로 가는 길에 설문대 할망 조각상이 있다. 설문대 할망은 제주를 만든 창조의 여신이다. 그녀는 500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이것이 한라산에 있는 오백나한이다. 설문대 할망은 왼손에 한라산을 들고 서 있는데 이곳 백록담에 소망을 빌며 동전을 던져보라고 쓰여있다. 이 동전은 이웃돕기에 쓰인다고 한다. 참 좋은 아이디어인 듯하다.

  등대를 지나 동안경굴에 이르니 바닷가에 커다란 절벽이 있고 해식동굴이 보인다. 이 절경을 보러온 모터보트가 한 바퀴 돌고 나간다.

  이곳에 있는 전복 김밥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이 푸짐하고 맛있다.

  맛난 김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발길을 재촉한다. 뙤약볕에 포장도로를 걸으려니 그대로 바비큐가 될 지경이다. 한참을 걸어가니 비양도가 나타난다. 비양도는 우도에 부속된 섬인데 다리로 연결되어 차도 들어갈 수 있다. 이 섬에서 해 뜨는 것을 보면 수평선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해서 飛揚島란 이름이 붙여졌다. 비양도를 알리는 탑에는 소라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이채롭다.

  다리를 건너니 푸른 초원에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안으로 더 들어가니 텐트가 여기저기 쳐져 있다. 야영하기 좋은 곳인가보다.

 

  야영장을 지나니 봉수대가 나타난다. 봉화봉 , 부싯돌 수 로 조선 시대 급한 소식을 전하던 군사 통신시설이다. 봉수대에 올라서니 사방팔방 탁 트인 것이 불과 연기로 소식을 전하기 딱 좋게 생겼다.

  봉수대에서 내려와 다시 다리를 건너 우도로 돌아왔다. 길가에는 땅콩을 말리는 아낙네가 보인다. 우도 땅콩은 유난히 크기가 작다.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작은 땅콩이 더 고소하다.

  한 카페에 들러 차를 마셨다. 최승관 씨 부인이 한턱냈다. 카페 앞에는 멋진 액자 모형이 있는데 여기 앉아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었다.

  카페 사장님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여 단체 사진도 찍었다.

  하우목동항으로 돌아와 배에 오르니 오늘 하루가 열흘은 되는 듯하다. 가는 배에서도 갈매기는 날고 어린 소녀가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느라 열심이다. 성공할 때마다 배에 있는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해준다.

백약이오름

  배를 타기 전에 최승관 씨 부부와 헤어진 후 4번 동생과 5번 동생은 버스를 타고 오기로 하고 나머지 다섯 명은 우리 차에 올랐다.

  집으로 향하다가 버스보다 우리가 너무 빠를 것 같다고 백약이오름에 올랐다. 백약이오름은 백 가지 약초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 있는 약초를 캐다가 병원에 있는 딸에게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치가 좋으니 웨딩 촬영하는 신랑 신부들이 보인다. 정상부에는 널찍한 공터가 있고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하다.

  제주시로 돌아와 횟집에 들러 푸짐한 만찬을 즐겼다.

 

101일 올레길 10코스

  올레길 10코스는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에서 시작한다. 아무리 봐도 금모래가 아니다. 색이 너무 칙칙하다. 5번 동생 왈 똥모래란다. 정말 똥색에 더 가깝다. 산방산을 바라보며 해안가를 따라가니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광활한 모래사장이 보인다. 황우치 해변이다. 6.25 전쟁 때 모슬포에 있는 제1 훈련소로 군수물자를 나르던 수송선이 정박하던 곳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계속 전진하니 웬 돛단배가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하멜의 스페르베르호다. 하멜이 타고 혼 상선이 제주도에 표류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아마 이곳에 도착했나 보다. 이곳은 유원지가 되어 식당도 많고 사람도 많아 완전 시장바닥같이 됐다.

  바다를 끼고 형제해안로를 걷는다. 여기서 형제섬이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나 보다.

  이곳에서 보면 두 형제 바위와 가운데 작은 돌이 보인다. 마치 어린아이 같다. 형제라기보다는 아이를 가운데 둔 부부같이 보인다.

  송악산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 하니 식당마다 단체 관광객이 예약되어 자리가 없다. 오던 길을 한참 되돌아 와 작은 식당에서 겨우 끼니를 때웠다.

  점심 식사 후 대사님 부부와 4번 동생 부부는 총알처럼 사라진다. 이 사람들은 10코스 끝까지 완주하기로 하고 우리 세 자매는 송악산까지만 하기로 했다. 두 부부는 보면 볼수록 천생연분이다. 네 명이 다 잘 걷고 성격도 기막히게 잘 맞는 것 같다. 집도 가까워서 넷이 단짝이 되어 수시로 산에 다닌다.

  3번 동생이 자기는 조금 가다가 카페에서 쉬겠다고 둘이서만 한 바퀴 돌고 오란다. 돌하르방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랑해요모양을 한 돌하르방은 처음 본다.

  5번 동생과 송악산 둘레길로 들어선다. 송악산은 일제강점기 때 만든 20여 개의 진지동굴이 있다. 제주 도민의 힘들었던 상황이 짐작된다. 둘레길에서 송악산 분화구로 오르는 길이 있다. 우리는 1코스로 올라가 분화구를 조금 돈 다음 2코스로 내려왔다. 3코스는 휴식년제라 출입 금지다.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는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낸다.

  멀리 산방산이 그림처럼 떠 있다. 산방산은 산속에 방처럼 굴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송악산 분화구에서 내려와 둘레길을 계속 걷는다. 햇살이 좋으니 바다색도 짙푸른 비취색이고 해안절벽도 기막히다.

  너른 풀밭에는 말 한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푸른 초원을 맘껏 달려야 할 말이 사람들에게 붙잡혀 돈벌이시켜주느라 고생한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나 소를 볼 때마다 사람보다 힘이 센 동물이 왜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당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확 받아버리고 도망가면 될 텐데 말이다.

  송악산 둘레길을 걷다 보니 해안가 절벽에 동굴들이 보인다. 저걸 파느라고 무수한 양민이 혹사를 당했을 것이다.

  다시 송악산 입구로 돌아와 3번과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하모체육공원 가는 버스가 통 오지를 않는다. 마침 택시가 오길래 잡아타고 홍마트 앞에서 내렸다. 커다란 마트 앞 버스정류장 이름이 하모체육공원이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제주로 돌아왔다. 온종일 뙤약볕 아래서 걸었더니 버스를 타자마자 기절 수준으로 녹아떨어졌다.

 

102일 사려니숲길

  오늘 부부팀은 올레길 11코스를 완주하기로 하고 우리 세 자매는 사려니숲길을 걷기로 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내렸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려니숲길 안내소가 나타난다. 직원에게 어떻게 가면 좋으냐고 물으니 여기서 출발하여 붉은오름 쪽으로 나가면 된단다. 평탄한 숲길로 들어서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듯하다.

  새왓내숲길 순환로로 들어서니 원시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람도 없으니 완전 세 자매의 독무대다. 순환로에서 나와 원래 길로 돌아와 조금 가니 천미천이 나타난다. 천미천은 한라산에서 발원하여 표선까지 가는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이다. 연중 거의 물이 없는 건천이다. 물이 없으니 시멘트 길을 걸어 천미천을 건넜다.

  편안한 길을 계속 따라가니 물찻오름 갈림길이 나온다. 물찻오름은 분화구에 물이 차 있다고 하는데 1231일까지 출입 통제라서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다. 물찻오름이란 이름은 물을 담고 있는 성이란 뜻이다. ‘은 제주도 방언으로 성 을 의미하는 이 변형된 것이라 한다.

  한라산 둘레길 6구간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붉은오름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삼나무 숲이 우거져 신비감을 더해준다.

  풍광이 좋으니 곳곳에 웨딩 촬영하는 예비부부들이 보인다.

  붉은오름 사려니숲길 입구로 오니 사람들과 차량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곳곳에 후드 트럭이 보인다. 핫도그와 소떡소떡으로 허기를 달랬다. 소떡소떡이 뭔가 했더니 소시지와 떡볶이를 섞어 끼워서 만든 것이다.

  붉은오름이라도 올라가 보려고 안내센터에 물어보니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쪽에서 올라가야 한단다. 3번은 여기서 쉬고 있겠다고 하여 휴양림을 찾아가니 붉은오름까지 왕복하려면 두 시간은 걸리게 생겼다.

  3번이 너무 기다릴 것 같아 포기하고 다시 사려니숲길 입구로 왔다. 셋이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부부팀은 11번 올레길을 완주했는데 버스가 너무 느려 늦게 도착할 것 같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집 앞 텃밭에서 부추를 잘라 부추전을 만들었다. 제주 막걸리를 곁들이니 천하에 부러운 놈 하나 없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핸드폰을 열어보니 입원 중인 딸이 가족 카톡방에 이모티콘을 올렸다. 나도 모르게 할렐루야 소리가 나온다. 뇌출혈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이모티콘을 올린 것이다. 카톡방에서 박수갈채가 터지고 ~이라고 격려의 글이 올라온다. 우리가 늘 하는 일상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실감한다. 일상이 기적이다.

 

103일 절물휴양림

  오늘도 부부팀은 올레길로 가고 세 자매는 절물휴양림으로 갔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절물휴양림 앞에서 내렸다. 절물의 유래는 옛날 절 옆에 물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여기는 올봄에도 왔었지만 입구 쪽 일부 구간만 걸어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10km가 넘는 장생의 숲길을 완주하기로 했다. 장생의 숲길을 걸으면 장수하려나?

  입구에는 사람이 많더니 장생의 숲길로 들어서니 한적하다. 산림욕을 하며 삼나무 숲길을 걷다 보니 연리목인 사랑 나무가 나타난다. 두 나무가 맞닿아 한 나무가 되는 것을 연리라고 하는데 줄기가 연결되었으면 연리목, 가지가 연결되면 연리지라고 한다. 이 사랑 나무는 산벚나무와 고로쇠나무가 연결된 연리목이다.

  사랑 나무를 지나 조금 가니 절물오름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절물오름을 향해 올라갔다. 오름 전망대에 오르니 한라산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절물오름을 돌아 내려오니 이끼에 뒤덮인 작은 돌담이 보인다. 이것은 목장 경계용으로 쌓은 담인데 잣담 또는 잣성이라고 부른다.

  계속 걸어오니 장생의 숲길 출구가 보인다.

  출구를 나오니 절물 약수암이 보이고 그 앞에는 넓은 연못이 있다. 연못에는 왜가리가 한가로이 쉬고 있다.

  조금 더 내려오니 풀밭에 십이지신상이 있다. 나는 소띠라서 소 앞에서 사진을 찍고 3번 동생은 용띠라고 용 앞에서 찍었다.

  휴양림 입구 카페에서 아이스크림과 오메기떡, 한과를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43-2번 버스를 타고 제주로 돌아왔다.

  오늘은 오징어 데침과 와인을 먹으며 마지막 밤을 즐겼다. 이날도 똘똘이 5번 동생이 모바일 탑승권을 받아 카톡으로 보내준다.

 

104일 올레길 18코스

  연일 모기와의 전쟁이다. 제주도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아직도 모기가 많다. 손바닥으로 때려잡고 모기 채를 휘두른다.

  오늘은 1시 반 비행기를 타야 하니 오전만 간단히 걷기로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제부가 차를 몰고 18코스에 있는 닭모루로 갔다. 이곳은 닭이 양쪽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고 전망대가 있는 부분은 닭의 머리와 같아서 닭모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닭모루 왼쪽에 있는 바위는 버섯같이 생겨서 버섯바위라고 한다.

  여기서 해안 길을 따라 사라봉까지 갔다. 사라봉으로 가는 길은 산허리를 끼고 아름답게 이어진다.

  동네에서 가까운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길을 따라 계속 가니 사라봉공원이 나타난다. 여러 가지 운동시설도 있다.

  사라봉 정상에 있는 정자로 올라서니 비바람이 몰아친다. 그동안 연일 날씨가 좋았는데 제주의 바람이 어떤 것인지 맛을 보여주는 듯하다. 여기서 간단히 간식을 챙겨 먹고 일회용 비옷으로 대충 무장을 한 후 간 길로 되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한 후 짐을 꾸려 제주공항으로 갔다. 제부가 공항까지 태워다주니 편하기는 하다. 공항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아 바글바글하다. 공항을 하나 더 지어야 할 것 같다. 모바일 탑승권을 보여주고 비행기에 오르니 그동안의 피로가 몰려온다.

 

  이번 여행은 한 마디로 미친년의 제주 여행이다. 정신이 똑바로 박힌 년이라면 병원에 입원한 딸을 두고 이렇게 돌아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좋았는데 한 가지 옥에 티라면 3번 동생이 넘어져 턱에 시커먼 멍이 들었다는 것이다. 옥에 티가 아니고 턱에 멍이다. 요것만 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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