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2022. 5. 15. 짝퉁 산티아고 2

아~ 네모네! 2022. 5. 22. 23:34

517일 퍼플교, 김환기 고택

퍼플교

  퍼플교에 들어갈 때 보라색 옷이나 악세사리를 하면 할인해 준다는 말이 있어 보라색 점퍼를 입고 집을 나섰다. 두리마을 선착장에서 반월 선착장까지 새 다리가 놓였다. 이름하여 문브릿지(moon bridge). 두리마을 매표소로 갔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매표소에 사람이 없다. 할인이 아니라 완전 공짜로 입장했다. 5명 중 4명이 경로라서 어차피 공짜인데 5번 동생 한 명이라도 입장료를 내려고 했지만 그마저 사양하니 어쩔 수 없다.

퍼플섬은 유엔 세계 관광기구 최우수 관광마을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퍼플교는 몇 년 전에도 와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나 있으니 어쩐지 썰렁한 느낌이 든다.

  안좌도에 있는 섬과 섬을 연결하는 목교를 퍼플교라 한다. 걸어서 육지를 건너고 싶은 할머니의 소망을 담아 두리~박지도~반월도를 잇는 1,462m의 목교를 만들었다. 다리 아래에는 감태파래도 보이고 갯벌에서 서식하는 많은 게 종류와 짱뚱어도 볼 수 있다. 다리 중간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팔각정과 밤이 되면 더욱 빛이 나는 소망의 다리가 있다.

  박지도에는 돌담길과 박지당, 우실샘, 혹이 붙은 예덕나무가 있고 섬 모양이 바가지 형태라서 바기섬, 배기섬이라 불리다가 박지섬이라 불리게 되었다.

  반월도는 섬 형상이 반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반드리라고도 불린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의하면 1450년 말 40여 필과 관리하기 위한 사람들을 입도 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안좌도 두리마을과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는 공사 중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반월도로 이어진 문브릿지를 건너 반월도로 들어갔다. 반월도에는 달 위에 앉은 어린 왕자 조형물이 있다.

  문브릿지에서 왼쪽으로 걷다 보니 I PUPLE YOU라는 글씨 조형물이 있고 그 옆에 퍼플의 뜻이 설명되어있다. 퍼플은 방탄소년단의 뷔가 만들어낸 것인데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 중 마지막 색깔로 끝까지 함께 사랑하자라는 뜻을 의미한다.

  여기서 조금 더 가니 어깨산 입구가 나타난다. 여기도 여우를 타고 있는 어린 왕자 조형물이 있다.

  산길로 올라가다 보니 딸당이란 팻말이 있다. 동백나무 아래 반월도 할아버지의 딸인 딸 신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계속 올라가니 돌탑공원이 나타난다. 이 돌탑들은 반월도 출신 장상순님이 2015년 봄부터 틈틈이 쌓아 올린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어깨산 정상이다. 여기에도 작은 돌을 쌓아놓았다. 사람들은 왜 돌을 보면 쌓고 싶어 할까? 뭔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일까?

  정상에서 내려와 만호바위와 절골재를 지나 안마을로 내려왔다. 큰길에서 좌회전하여 포장길을 따라 걷다 보니 당숲이 나타난다.

  반월도 당숲은 생명의 숲 산림청 유한킴벌리가 선정하는 "1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받았다. 사람과 숲이 공존하며 이 아름다운 숲을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자는 취지를 담았다. 둥그렇게 돌담을 쌓고 그 안에 1982123일에 신안군 보호수로 지정된 300여 년 된 팽나무 3그루가 있다.

  뙤약볕을 받으며 계속 걸어가니 바다에 둥그런 울타리로 둘러싸인 구조물이 보인다. 울타리에는 낙지 목장이라고 쓰여있다. 길가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낙지 산란장이라고 한다.

  산행 출발점으로 돌아와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소망의 다리 퍼플교를 건넌다. 이제 바다에 물이 제법 많이 들어와 처음보다 훨씬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박지도에 들어서자 바가지 모양의 조형물이 우릴 반긴다. 단체로 왔을 때는 사람이 많아서 개인 사진을 찍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없어 마음껏 찍었다.

  사진을 찍고 정자에서 간식을 먹었다. 정자에는 여러 개의 배낭이 있었는데 아마 일하는 분들이 여기에 배낭을 두고 간 모양이다. 간식을 먹은 후 등산로 입구로 가려는데 중노두길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노두길이란 섬과 섬 사이, 또는 섬과 육지 사이에 디딤돌을 놓아 만든 다리다. 당연히 썰물 때는 길이 드러나지만, 밀물 때는 물에 잠기게 된다.

  반월도와 박지도에는 중노두길로 두 섬을 연결하는 길이 있었다. 이 길에는 이런 설화가 남아있다. 반월도에 사는 비구 스님과 박지도에 사는 비구니스님이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썰물 때면 돌무더기를 쌓아 징검다리를 만들었다. 몇십 년의 노력으로 두 사람은 중년이 되어 바다 한가운데서 만날 수 있었지만 그만 밀물이 밀려와 두 사람을 삼켜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중이 만든 노두길이라 중노두길이라고 했나보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900년 우물, 등산로 입구라고 쓰여있다.

  사스레피나무 숲길을 따라 매트가 깔려있는 길을 계속 오르니 당산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에는 기바위가 있다. 여기서 매년 정월 대보름날 송아지 각을 떠서 당제를 지낸다고 한다. 기바위에서 기를 받으려고 두 팔을 번쩍 들고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박지리 쪽으로 내려오면 바람의 언덕이 나타난다. 프렌치라벤더가 가득 피어있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라벤더 정원이 나타나고 생태둠벙(뚝 방죽)과 돌빼기(돌탑)을 지나면 혹이 붙은 예덕나무가 보인다.

  퍼플 숲길을 지나 출발점으로 돌아와 다시 소망의 다리 퍼플교를 건넌다. 박지도에서 두리 주차장으로 가는 퍼플교는 공사 중이라 멀리 돌아가야 한다. 박지도에서 다시 반월도를 지나 두리선착장 주차장에 오니 점심시간이 늦어져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김환기 고택을 향해 가다가 대구 볼테기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김환기 고택

  김환기 고택에 도착하니 고택보다는 예쁜 정원이 먼저 눈에 띈다. 고택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꽃 앞에서 쁘잉 쁘잉 흉내 내며 사진부터 찍었다.

  김환기는 1913년 이곳 안좌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한국의 산천과 하늘, 달과 구름, 백자와 전통무늬 등 매우 한국적인 소재를 가지고 점점 추상화시켜 점, , 면으로 이를 나타내는 전면점화를 그렸다.

  193119세의 나이로 일본 도쿄로 밀항하여 긴조 중학교에 입학했으며 1년 만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듬해 4월에 다시 도쿄의 니혼대학 예술과 미술부에 입학하였고, 전위를 표방하는 미술 단체 '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에 들어간다.

  1946~1949년 사이에 서울대학 미술대 교수를 역임하고 52년에는 홍익대 미술대 교수가 되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5~44살 동안 5번의 전시회를 하다가, 195644세의 나이에 파리에서 예술을 하기로 결심한다. 프랑스 파리와 니스 그리고 벨기에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했다. 이후 3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1959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 다시 홍익대학교 교수가 되었으며, 초대 예술원 회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 대표로 참가하여 명예상을 수상했다. 비엔날레 참석을 계기로 뉴욕으로 건너가 11년간 록펠러 3세가 설립한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재정적 후원을 받으며 뉴욕에 정착한다. 여기서 김환기의 대표작인 전면점화가 탄생하였다. 그러던 중 1970년 한국일보사 주최 1회 한국미술대상전에 그 유명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작품을 출품하고 대상을 받기도 했다.

  197477일에 뇌출혈로 갑작스레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여 725일 뉴욕주 포트체스터(port chester)에 있는 유나이티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61세다.

  그는 185cm로 장신이었는데 큰 키와 가만히 앉아 작업하는 화가의 특성상 목 디스크를 가져 평생 고생했다고 한다. 현재 거래된 한국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거래가를 기록한 그림 10개 중 9개가 김환기 화가의 작품이다. 그러나 정작 김환기는 해외에서 생활하던 시절 생활고에 시달렸다. 고택으로 들어가니 미술 전시회를 했는지 많은 그림이 전시되어있다.

  김환기 고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여행은 날씨도 좋고, 볼거리도 많고, 음식도 좋고, 동행인도 좋은 만점짜리 여행이었다. 앞으로도 우리 자매들의 여행은 하늘나라 갈 때까지 쭈욱 이어졌으면 좋겠다.

'기행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9. 29. 미친년의 제주 여행  (0) 2022.10.16
2022. 5. 26. 리더스에세이 심포지엄  (0) 2022.05.28
2022. 5. 15. 짝퉁 산티아고 1  (0) 2022.05.22
2022. 4. 25. 추모의 제주여행  (0) 2022.05.02
2022. 3. 13. 통영 여행  (0) 2022.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