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0. 10. 12. 덜먹시대

아~ 네모네! 2020. 10. 23. 15:13

덜먹시대

 

이현숙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식당에 들어갔다. 앞에 앉은 젊은 사람이 반찬을 일일이 덜어 자기 접시에 담는다. 그냥 집어먹으려 했던 나도 움찔하여 하나씩 덜어 내 접시에 담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서로 손도 안 잡고 같은 그릇에 수저도 넣지 않으려는 사태가 발생했다. 어찌 보면 좋은 습관인 듯도 하다.

  귀여운 레고 인형을 등장시켜 건강한 식문화를 위해 반찬도 찌개도 덜어먹자고 제안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덜먹캠페인도 있다.

  이런 식문화가 국민 건강 증진에 좋기는 하겠지만 어쩐지 우리 고유문화에는 좀 어색한 점이 있다. 우리는 커다란 양푼에 열무김치 넣고 썩 썩 비벼서 둥그렇게 둘러앉아 마구 퍼 먹어야 정도 들고 좋은데 그걸 못하니 못내 아쉽다.

  우리 정서에는 덜먹보다는 함께 먹는 함먹이 어울리는데 말이다. 코로나의 위력은 도대체 어디까지 미치게 될까? 온 인류의 입을 틀어막다 못해 밥도 맘대로 못 먹게 하니 참 생각할수록 기가 막힐 일이다. 어서 빨리 백신과 치료약이 나와 이 코로나를 물리치고 맘 편이 먹고 마시고 떠들어댔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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