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7. 3. 5. 순례자 로뎅 (독후감)

아~ 네모네! 2017. 3. 6. 14:35

순례자 로뎅

아 네모네 이현숙

 

 


  로뎅의 생각이란 책을 읽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라는 부제가 붙은 대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로뎅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로뎅은 1840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17세 때부터 국립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시험을 치렀지만 세 번이나 낙방했다. 그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갖가지 부업에 종사하면서 저녁에는 조각에 몰두하였다. 1878년 파리 살롱전에 청동시대라는 작품을 출품했지만 살아있는 모델에게 직접 석고를 부어 형을 뜬 것이 아니냐는 혹평을 받았다. 1880년 이 작품을 새롭게 평가 받으면서 국가에서 매입했다. 그 후 정부로부터 장식미술관의 현관 장식품 창작을 의뢰받아 지옥의 문이란 작품을 만들게 된다.

   이 작품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우리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생각하는 사람은 여기에 장식된 작품이다.


   어린 시절의 로뎅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점이 전혀 없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어머니가 자주 들르는 야채 가게 주인이 화보나 판화집에서 뜯어낸 종이로 야채를 싸주면 그것을 베끼며 놀았다.

   수녀가 된 누이 마리아가 자살한 후 슬픔에 빠져있던 로뎅은 수사가 되려했다. 그러나 수도원의 한 신부가 로뎅의 천부적인 재질을 알아보고 그에게 그림공부를 계속할 것을 권했고 그는 수도원을 떠났다.

   24살이 된 로뎅은 바리 밑에서 공부를 하면서 고블렝 극장의 장식 일을 했는데 이때 평생의 반려자인 로즈 뵈레를 만난다. 그녀는 교양이나 지적 능력에서 로뎅에 미치지 못하여 로뎅에게 존중 받지 못했고 오랫동안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부부로 살았다. 로뎅의 유별난 여성 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53년 동안 헌신적으로 로뎅에게 봉사하며 모델이 되어주기도 했다.

   로뎅은 40세가 되어서야 조각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그 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작품 제작에 몰두하게 된다. 그 후 국가로부터 지옥의 문 제작을 의뢰 받았고 그는 평생 이 문의 주제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옥의 문은 높이 6.5m 공간에 186개의 인체로 구성되었는데 그의 습작이 다 만들어진 것은 그가 죽기 직전이었고, 그가 죽은 후에야 주조가 완성되었다. 결국 로뎅은 지옥의 문을 위해 생애 30년을 바쳤지만 완성된 문을 보지 못했다.

   로뎅에게는 일생동안 조수나 숭배자로서 그를 따르던 여인들이 있었다. 그 중 로뎅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은 까미유 클로델이다. 그녀는 조각가 지망생으로 19세 때 43세의 로뎅을 만났다. 그녀는 독창적인 재능과 강한 의지가 있어 로뎅의 조수로 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동거 했지만 결국은 헤어지게 된다. 까미유는 로뎅과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로뎅은 첫 부인을 버릴 수 없었다. 까미유는 심한 강박 관념으로 정신 착란 증세를 일으켰고 결국 30년 동안 정신 병원에 수용되었다가 거기서 생을 마감하고 만다.

   로뎅은 작업을 하면서도 틈틈이 조각과 예술 일반에 관한 이론을 모아 프랑스 대성당이란 책을 냈는데 이것은 로뎅이 직접 저술한 유일한 책이다.

   로뎅의 생각이란 이 책은 프랑스 대성당에 있는 내용과 폴 구젤, 주디트 클라델 등이 로뎅의 예술관을 정리해 발표한 저서에서 주제별로 발췌하여 편집한 것이다.

   로뎅이 추구했던 것은 진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실이었다. 영원한 진실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실이며 이것이야말로 천재를 이루는 두 가지 요소라고 하였다. 경건한 믿음으로 자연을 연구하게 되면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고 또한 반드시 진실과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예술은 내부에 진실을 갖추고 나서야 비로소 출발하는 것이다. 섣부른 예술가는 항상 남의 안경을 쓰고 사물을 본다.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감동, 사랑, 그리고 생활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이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어야 한다. 예술가에게 있어 가장 고마운 보수는 작품을 잘 만들었을 때 누리는 기쁨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일에서 기쁨을 얻을 때 비로소 행복하다.

   로뎅은 평생 아름다움을 추구한 사람이다.

나는 신비한 세계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그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 세계는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신비로운데 작별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하며 되뇌인다.

   로뎅은 평생 동안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의 혼을 작품에 불어 넣었다. 그는 조각가라고 하기보다는 진리를 찾아 평생을 걸어온 순례자인 듯하다.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혼이 들어있어 그 작품을 대하는 사람은 그 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직접 마주하지 못하는 오래 전 사람의 혼이 내 안에 들어와 같은 감흥을 느끼게 해준다.

   로뎅의 치열한 탐구와 피나는 노력을 보며 대충 대충 설렁설렁 살아온 내 모습이 부끄럽다. 글쓰기도 내 안에 진실이 있을 때 그것이 밖으로 나오기 마련인데 속이 텅 비었으니 공허한 말만 내 뱉게 된다. 혼이 없는 조각품은 조작품이고 혼이 없는 글은 글자에 불과하다. 나도 작가이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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