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5. 9. 13. 나 돌아가리라

아~ 네모네! 2015. 11. 20. 16:07

나 돌아가리라

아 네모네 이현숙

 

  한 밤중에 이불 속에 누워 빗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도대체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면 또 외할머니 뱃속으로 들어갈 것이고 계속 뒤로 돌아간다면 어디까지 돌아갈까?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천지를 만드신 후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결국은 흙으로 돌아가려나? 흙은 또 무엇으로 돌아갈까? 사람이 죽어서 흙이 되는 것은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교에서는 윤회설을 믿는다. 한 번 태어난 생명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다음 생에 다른 모습으로 또 태어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춘천 소양호 옆에 있는 청평사에 들렀다. 인터넷에서 회전문이라는 보물이 있다는 것을 본 기억이 나서 회전문을 찾아보았다. 절 마당 위 계단으로 올라가니 회전문이라고 쓰여 있기는 한데 아무리 봐도 회전하는 문이 없다. 그냥 평범한 대문이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내려오니 안내문이 눈에 띈다.

  청평사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당나라 때 당태종의 딸 평양공주를 사랑한 청년이 있었다. 태종은 이 청년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여 죽여 버렸. 그 후 이 청년은 뱀으로 환생하여 공주 몸에 붙어살았다. 사람들은 이 뱀을 상사뱀이라 불렀다. 태종은 이 뱀을 떼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썼지만 효험이 없었다. 공주는 결국 궁궐에서 나와 여기저기 방랑하다가 청평사에 이르렀다. 공주굴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공주탕에서 목욕재계하고 스님의 옷인 가사를 만들어 올렸다. 그 공덕으로 상사뱀은 공주 몸에서 떨어져 해탈하게 되었는데 그 뱀이 윤회에서 벗어난 자리가 바로 이 회전문이 있는 자리라고 한다.

  돌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거꾸로 돌아가는 방법과 앞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시간을 거슬러 돌아갈 수는 없으니 앞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윤회설에 의하면 돌고 돌아 원점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죽음의 문턱을 넘어보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죽음의 문을 통과하면 원래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길이 보일 지도 모른다. 그 길을 따라가면 내가 떠나온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나 돌아가리라 내가 온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