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사랑
아 네모네 이현숙
동생들과 한강진역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빠리’를 보러갔다. 동생이 많으니까 참 좋다. 나는 이런 공연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동생 미경이가 알아서 예매까지 해주니 나는 생각지도 못하고 횡재한 기분이다.
노트르담의 뜻은 our lady 즉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공식 명칭은 ‘카떼드랄 노트르담 드 파리’라고 한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우연히 노트르담 성당에 들렀다가 성당 벽 한구석에 새겨진 ‘아낭케’라는 단어를 보고 영감을 얻어 쓰게 된 것이다. 아낭케는 그리스어로 숙명이란 뜻이다. 위고는 숙명이란 단어 하나로 어떤 한 여인의 피치 못할 운명을 생각하게 되었다.
에스메랄다라는 집시 여인은 세 남자의 사랑을 받게 된다. 신부 프롤로는 그녀가 거리에서 춤추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는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에스메랄다를 마녀로 몰아 교수형에 처한다.
페뷔스는 근위대장으로 에스메랄다를 사랑하지만 그저 그런 사랑이다. 한 마디로 바람이다. 약혼녀가 있는 그는 일시적 기분으로 에스메랄다를 사랑하지만 약혼녀에게는 잠시 눈이 멀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여 여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다. 그는 에스메랄다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에스메랄다의 시신을 붙잡고 절규하는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듯하다. 말 그대로 지고지순의 사랑이다. 시신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기 것이 된 에스메랄다를 영원히 소유하려한다.
세상에 이런 사랑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앞의 두 종류 사랑은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본다. 하지만 콰지모도 같은 사랑은 본 적이 없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랑이라 빅토르 위고는 소설 속에서 이런 사랑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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