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3. 7. 15. 알 수 없는 생일

아~ 네모네! 2013. 8. 3. 17:09

알 수 없는 생일

 

아 네모네 이현숙

 

  내 생일은 음력으로 194944일이고 양력으로는 430일이다. 나는 일곱 살 때 큰집에 가서 1년 정도 살았다. 그 때 할머니가 내 생일을 해주려고 그랬는지 생일이 언제냐고 물었다. 44일이라고 하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43일인데한다. 엄마가 나를 낳을 때 할머니가 산후조리를 하셨다고 한다. 나는 할머니가 정신이 없어서 착각했나보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매년 음력 44일이면 미역국을 끓여주었다. 나도 당연히 엄마가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핸드폰 날짜 검색에서 1949430일을 쳐보니 음력 43일이라고 나온다.

  여기서부터 나도 헛갈리기 시작했다. 몇 달 전 친정에 갔을 때 아버지에게 내 생일이 양력 430일이 맞느냐고 하니 맞는다고 한다. 아버지가 동회에 가서 출생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가 틀린 것일까? 애를 낳은 사람이 제일 정확하게 알고 있겠지 싶다가도 밤에 낳았다고 했으니까 간발의 차이로 날짜를 착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려면 어떠랴?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살았으면 됐지. 한 마디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다.

  우리 아이들은 양력으로 생일을 해준다. 하지만 나나 남편은 음력으로 한다. 부모님이 결혼할 때까지 그렇게 해 주었으니 굳이 옮기고 싶지도 않다. 사주팔자는 음력으로 한다는데 43일과 44일은 어떻게 다를까?

  엄마가 점쟁이에게 가서 물어보면 내 사주팔자는 평생 엉덩이 땅에 붙일 겨를 없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구의중학교 근무하던 선생님들 모임에서 한 사람이 손가락을 짚으며 팔자를 봐주겠다고 하여 43일이라고 해봤다. 그랬더니 남편이 바람피울 팔자란다.

  이 말을 듣고 보니 43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났다. 그래서 엄마가 해준 대로 계속 쭈~44일로 지켜오고 있다. 그러면서 혹시 엄마가 이런 걸 알고 일부러 44일로 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튼 더 좋아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더 나빠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지금 이대로가 좋으니 죽을 때까지 44일을 고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