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3. 6. 15. 누가 싹을 잘랐을까?

아~ 네모네! 2013. 8. 3. 16:56

누가 싹을 잘랐을까?

 

아 네모네 이현숙

 

  “엄마, 별은 왜 안 떨어져요? 본드로 붙였어요?”

우리 딸이 어렸을 때 하늘의 별을 보고 한 말이다. 순간 과학 선생이던 나도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해졌다. 정말 별은 왜 안 떨어질까? 우주 팽창설이니 빅뱅이니 중력이니 원심력이니 무슨 학설을 갖다 댄 들 이 현상이 설명 되겠느냐 말이다.

  중력은 왜 생겼고 왜 원운동을 하며 누가 이 원운동을 시작하게 했는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고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신기하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는 하루 종일 질문이 그치지 않는다. 그 많던 질문이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왜 만사에 흥미를 잃고 시들해졌을까?

  어린 아이들의 이 예리한 촉수를 다 망가뜨리고 뽑아버린 건 누구인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 우리 어른들의 짓이 아닐까? 공부해라, 학원가라, 피아노 쳐라, 수영 배워라, 미술 배워라, 컴퓨터 배워라, 끝없이 요구하는 우리들의 욕심에 아이들은 지쳤는지도 모른다. 요구하는 것을 하기도 힘든데 더 이상 무슨 생각을 할 것이며 더 이상 무엇을 하고 싶겠느냐 말인가?

  더 이상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더 이상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끝없이 솟아오르던 상상의 날개를 뽑고 나날이 자라던 싹을 짓밟아 버린 것이 우리가 아닐까?

  좀 더 쉬고 좀 더 놀고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면 끝없는 호기심과 창의력과 상상력이 나래를 펼 수 있었을 텐데. 이 신비롭고 신기한 세상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할 텐데. 이 세상에 자신을 나오게 해 준 부모님께 감사할 텐데.

  남을 괴롭히는 아이들도, 왕따를 당하며 괴로워하는 아이들도,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 자살하는 아이들도 존재하지 않을 텐데.

  끝없는 우주 공간을 바라보며 무한한 상상을 할 텐데.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보며 우주 비행을 꿈 꿀 텐데. 이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상에 사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