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모

2024. 7. 19. 이단비의 발레 변천사

아~ 네모네! 2024. 7. 20. 18:08

클래시모 2024년 7월 19일
 
1. 진행자 : 이단비 작가
 
2. 감상곡 : 발레의 변천사
  이단비 작가는 중1 때 발레 전공 선생님을 만나 그 매력에 빠져 연습실 청소 자원해서 했다. 무용 전공은 안 했지만, 발레를 좋아해서 많이 하게 됐고 안무도 했다. ‘몸으로 그리는 시가 발레다.’라는 표제가 인상적이다.
‘아름다움에 대해 질문을 던진 발레’라는 제목도 멋지다.
 
(1) 몸
  발등을 동그랗게 만드는 것을 ‘고’라고 하는데 일본어에서는 아시나 고라고 한다. 아치, 푸엥트(포인트)라고도 하는데 발등을 펴야 다리가 길어 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 토슈즈(포인트슈즈)는 발등과 발가락 힘으로 선다. 중간에 고무밴드를 끼워 슈즈가 돌아가지 않도록 한다. 설 때는 허공에 뜬 느낌으로 선다. 토슈즈보다는 포인트슈즈가 맞다. 토는 발가락이라 안 맞는 말이다.
  신이 몸의 어디를 고치고 싶은가? 라고 했을 때 발레리나들은 발등이라고 한다. 발등이 그만큼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아치가 풀린다. 발등을 밀어 발등을 둥글게 만든다.
  공연할 때는 바닥도 중요한데 나무 바닥은 미끄럽다. PVC 바닥이 좋은데 탄성도 있어야 한다. 포인트슈즈 끝에는 고무를 붙인다. 풀을 먹인 거라 자꾸 쓰면 물러진다. 신이 돌아가지 않게 고무밴드도 감는다.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은 슈즈를 하루에 1개씩 쓴다. 자기 발에 맞게 바느질도 해야 한다. 발레리나는 엄지와 검지 길이가 같은 게 좋다. 발톱이 빠지는 경우도 많다. 고슬랭이 최초로 푸엥트를 썼고 이탈리아에서 처음 포인트슈즈를 만들었다.
 
(2) 턴 아웃의 가치
  턴 아웃은 발을 양옆으로 180° 돌리는 것인데 발목만 돌리는 게 아니라 고관절이 돌아가야 한다. 턴 아웃을 하면 다리가 높이 올라간다. 하지만 완벽한 몸은 없다. 각자의 몸에 맞는 춤을 추면 된다. 자기는 잘 추어도 가르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는 음악을 직접 연주하면서 춤을 추었다. 보여준 영상에서 기타리스트가 윗몸을 홀라당 벗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3) 고전발레 읽기
  카테리나 왕비가 메디치 가문에 시집오면서 프랑스 춤을 가져왔다. 루이 14세가 현재와 같은 발레를 만들었다. 루이 14세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자신이 태양처럼 큰 존재라는 것을 춤으로 나타냈다. 춤은 말없이 많은 말을 한다.
  17세기 바로크 댄스에는 그림 밑에 무고가 나온다. 무고는 춤추는 방법을 쓴 글이다. 고전발레의 특징은 군무다. 고전발레의 대표작은 백조의 호수와 지젤인데 지젤은 처녀 귀신이다. 환상이 살아있는 춤이고 치마가 길다. 이때는 조명으로 가스등을 썼기 때문에 옷에 방화 처리를 해야 했다. 고전발레는 음악에 이미 스토리가 있다.
  고전발레의 특징 중 또 한 가지는 캐릭터 댄스다. 캐릭터 댄스는 신나는 춤이다. 민속적 춤이라 문화가 들어있으며 그 민족의 혼이 들어있다. 캐릭터 댄스에서는 발을 꺾는 게 특이하다.
  고전발레의 세 번째 특징은 마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마임은 수어(手語)로 말을 하는데 나라마다 몸 표현이 다르다.
  고전발레의 네 번째 특징은 ‘그랑 파 드 되’라도 하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다. 앙트레는 시작 춤이고 아다지오는 느린 춤이다. 솔로는 혼자 추는 춤이다.
  고전발레의 다섯 번째 특징은 ‘디베르티스망’이라는데 이것도 첨 들어보는 소리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신고전주의(네오클래식)로 발전했고, 그 후 드라마 발레(드람 발레)로 발전했다. 디아길레프는 처음으로 개인 발레단을 만들었는데 피카소와 함께 무대도 만들었다. 발레 음악이 아닌 순수음악도 사용했는데 동성애자라서 주연 남자 무용수를 많이 썼다. 예를 들면 장미의 정령에서 정령으로 나온 사람도 남자다. 장미의 정령 포스터는 장 콕토가 그렸다.
  페트루슈카부터 표정이 다양해졌는데 니진스키의 삶이 묻어 있다. 니진스키는 양성애자였다. ‘봄의 제전’ 이후 망하게 되었고 피나 바우슈의 봄의 제전이 많이 공연된다. 여기서 여자가 전라로 춤을 추는데 몸이 찢겨져 죽음을 표현한다. 니진스키는 춤은 잘 추지만 경영은 못 했고 그래서 망하게 되었다.
 
3. 감상문
  듣도 보도 못한 말이 하도 많아서 머리에서 쥐가 날 지경이다. 작가 자신이 신던 포인트 슈즈까지 가져와서 보여주며 온몸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감동이다. 토슈즈라는 말은 들었어도 포인트 슈즈라는 말은 첨 들어본다. 강의를 들으며 작품 감상을 하니 발을 어떻게 쓰는지, 손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좀 더 세밀히 관찰하게 된다. 이번 강의는 발레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감명 깊은 강의였다. 한마디로 마른 땅에 단비처럼 흡족한 강의였다.